오는 19일 개막하는 L.A. 오토쇼에 등장할 5세대 프리우스는 경이로운 존재입니다.
경쟁자였던 혼다의 인사이트, 클래리티 등과 달리, 프리우스는 하이브리드에 얽매이지 않은 차종으로서의 존재감을 확보했음을 증명하는 귀환입니다.
배터리 소재 공급망이 국제정치에 종속된 것이 확인된 지금 오히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생명은 연장될 것이라는 경제적 전망 역시 프리우스를 더 빛나보이게 합니다. 생존을 넘어 전설을 넘보려는 5세대 프리우스를 간략히 살펴봅니다.
두 번째 TNGA 플랫폼 적용
매끈한 차체와 와이드 스탠스
5세대 토요타 프리우스는 TNG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두 번째 세대입니다. 구동 모터를 후륜에 둔 운전 재미 중심의 E-Four 사륜구동 시스템은 전 세대의 페이스리프트(2018) 시기에 도입됐죠. 이번 프리우스에 적용된 TNGA-C는 렉서스의 UX 등 컴팩트 사이즈 크로스오버 차량을 위한 플랫폼입니다. 경량화와 강성 강화를 통해 낮은 무게 중심을 구현해 핸들링의 재미를 지향합니다. 세단이면서도 크로스오버 성향의 차임에도 기존 대비 운전석 위치도 낮아졌습니다. 토요타는 안락감도 함께 구현했다고 하지만 기존 토요타 차량을 알고 있던 이들은 TNGA 플랫폼의 적용 이후 차량이 다소 딱딱해졌다는 의견을 표하기도 하지만, 필요하고 또 긍정적인 변화이기도 합니다.
크기에서는 역시 일본차답게 세그먼트 범위 안에서 약간 확장된 정도입니다. 휠베이스가 50㎜ 길어진 2,750㎜, 전폭이 22㎜ 길어진 1,782㎜ 수준입니다. 전고가 50㎜ 낮아졌습니다. 그러면서 일체형의 전면 등화류와 함께 전체적으로 와이드한 인상과 스탠스를 강조했을 알 수 있습니다. 휠도 사양에 따라 19인치까지 적용 가능합니다.
실내 디자인은 지금까지의 토요타를 생각하면 상당히 깔끔하고 이해하기 수월한 디자인입니다. 12.3인치 오디오 터치스크린에서는 그 고유의 비대칭성을 버리진 못했지만, 아발론이나 캠리처럼 난해한 것은 아닙니다. 스포티한 시트도 매력적입니다.
2.0리터 엔진 더해 최고 출력 26%
복합연비는 최대 24km/L
무엇보다 5세대 프리우스는 그 동력 성능이 크게 향상됐습니다. 뒷좌석 하단에 위치한 리튬 이온 배터리 기반의 구동 모터와 기존 1.8리터 엔진을 대체한 2.0리터 가솔린 엔진을 결합해, 전륜 구동의 경우 194hp(196ps), 4륜 구동의 경우 196hp(198ps)의 최고 출력을 발휘합니다. 4세대 프리우스 대비 최소 26%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0→100km/h 가속 시간은 전륜 7.2초, 4륜 구동 7초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출력은 기존 니켈 메탈 배터리 대비 15%의 출력을 더 발휘합니다.
EPA 기준 복합연비는 최대 57mpg(24km/L) 수준입니다. 전륜 구동 LE 트림 기준이며 4륜 구동의 경우 아직 복합연비가 나오진 않았습니다.
PHEV는 더 큰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기반으로 최고 출력 220hp(223ps)를 발휘하며, 0→100km/h 가속 시간은 6.6초입니다. 전 세대의 PHEV대비 50% 대비 길어진 EV모드 주행 거리를 자랑합니다. PHEV의 공식적인 판매 시작 시기는 2023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토요타는 프리우스의 이러한 퍼포먼스를 ‘목적 기반 퍼포먼스(Purpose Built Performance)’로 정의합니다. 에코, 노멀, 스포츠 세 가지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확연한 특성을 보인다는 의미로, 에코에서는 아무래도 세밀한 가속 페달 반응과 효율 중심의 주행 성능을 강조했습니다. 반면 스포츠 모드에서는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깊이에 따라 스로틀 반응성을 제어해 보다 화끈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재 UX 250h의 주행 감각보다 조금 날카로운 정도가 아닐까 예상해봅니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10종, PHEV 2종, 미라이와 같은 FCEV(수소연료전지) 등을 통해 생산뿐만 아니라 이후의 제품 주기에서도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 상징으로 새로운 프리우스에 ‘비욘드 제로(Beyond Zero)’ 배지가 가장 먼저 적용될 예정입니다.
프리우스의 북미 판매량은 2017년 마지막으로 10만 대를 기록한 이후로 꾸준히 하향세를 기록했습니다. 2021년의 경우 5만 9,000여대로, 전년 대비 1만 대 정도 반등하긴 했지만 하이브리드 라인업에서 경쟁자가 거의 없던 시기만큼의 판매량을 다시 기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럼에도 꾸준히 하이브리드를 원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프리우스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토요타는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글 /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