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각으로 2월 7일, 미국의 시카고에서는 2019 시카고 오토쇼가 개막했다. 전세계적으로 사그라지는 모터쇼에 대한 열기는 이번 시카고 오토쇼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주요 자동차 제조사가 참가해 1901년부터 시작되어 어느덧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시카고 오토쇼를 빛내주었다.
특히 자동차 업계의 트렌드를 전망하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와는 다르게 상업적 성격이 짙은 시카고 오토쇼는 공개와 함께 판매로 이어지는 신차들이 다수 등장한다. 동일 차종의 월드 프리미어는 아닐지라도 미국시장 출시 전제의 양산차로서 처음 모습을 보이는 자리가 시카고 오토쇼이기도 한 것이다. 이러한 자동차 속에서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럭셔리 컴팩트 SUV의 대표주자인 레인지로버 이보크(Range Rover Evoque)이다.
이보크는 지난 2011년, 처음 시장에 등장해 럭셔리 SUV 시장을 이끌고 있는 차종이다. 특히 ‘럭셔리(Luxury)’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뛰어난 완성도의 디자인과 성능 그리고 편의 사양을 갖추며 SUV명가인 랜드로버의 가치를 입증해냈다. 출시된 해부터 7년간 약 80만대에 달하는 판매고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번 시카고 오토쇼에서 공개된 이보크는 풀체인지를 거친 2세대 모델로서 이미 지난 2018년 11월 공개된 바가 있다. 이보크는 첫등장 때부터 디자인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었다. 여기에 2세대 이보크는 선배이자 2018년 올해의 디자인 상을 수상한 레인지로버 벨라(Velar)의 얼굴을 닮은 디자인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한층 슬림해진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에서도 벨라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이보크가 지켜온 쿠페 스타일의 루프와 이번 2세대 이보크에서 두드러지는 프론트 펜더의 라인 그리고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벨트라인 등은 그 동안 컴팩트 SUV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매끄러운 이미지를 완성해 냈다.
실내는 다양한 디지털 혁신을 통한 스마트한 진화를 이루어냈다. 1세대와 같은 4,370㎜의 전장을 유지하며 휠베이스를 21㎜ 확장해 보다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여기에 미니멀리즘을 반영한 심플한 실내와 고급소재를 다수 적용해 럭셔리 한 실내 이미지를 보여준다. 스티어링 휠 뒷편의 12.3인치의 디스플레이 형 계기판이 자리잡았으며 센터페시아에는 트윈 터치 스크린을 위치해 버튼을 최소화했다. 또한 단점으로 지적되던 느린 인터페이스의 반응을 개선을 위해 보다 빠른 동작이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했다. 또한 이번에 탑재된 ‘클리어 사이트 리어 뷰(Clearsight Rear-view Mirror)는 후방 카메라를 통해 관측된 모습을 룸미러에 투영해 보여주는 기술로 이를 통해 사각지역을 파악하는데 보다 용이해졌다.
이보크에 탑재되는 엔진으로는 가솔린 3종과 디젤 3종으로 총 6가지의 엔진 라인업을 갖추었다. 여기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해 효율성을 높였다. 이러한 파워트레인을 통해 구현되는 성능을 뒷받침하는 차체 기술로 프리미엄 트랜스버스 아키텍쳐(Premium Transverse Achitecture)로 명명된 복합 소재 플랫폼이 사용되었다. 기존보다 13% 향상된 차체 강성을 통해 단단한 핸들링과 주행 성능 그리고 안전이 강점이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레인지로버라는 브랜드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보다 젊은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이바지한 차종이다. 이러한 가치는 한국 시장에서도 통했다. 지난 2016년에는 랜드로버 코리아 역사상 최초로 1만대 판매 돌파를 이룩했으며 이 중심에는 이보크가 있었다. 특히 여성 구매 고객이 40%에 육박할 정도로 이보크는 SUV가 남성 위주의 차량이라는 편견을 타파하고 남녀 모두를 아우르는 인기를 구사했다. 이러한 이보크가 2세대로 완전한 변신을 완성하고 국내에 상륙한다면 현재의 SUV 시장은 다시 한번 커다란 변화의 파도를 맞이할 것이다. 곧 국내에 등장할 2세대 이보크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글
김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