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3 에어크로스 VS 셀토스 VS 베뉴, 당신의 선택은?

B 세그먼트 혹은 서브 콤팩트 SUV 2010년대 SUV 열풍의 시작이자, 10년의 후반기를 달구고 있는 부문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최근 하루 차이로 해당 세그먼트의 SUV가 출시 혹은 사전 계약을 시작했다. 2019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였던 시트로엥의 C3 에어크로스는지난 6월 25일에 공식 출시됐고, 현대자동차 베뉴는 하루 앞선 6월 24일에, 기아자동차 셀토스는 6월 26일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해당 차종의 성과 및 전망과, 국내 시장에서의 가능성 그리고 각 차종의 국내 시장 어필 포인트를 살펴본다.

주 타깃 다른 경쟁 세그먼트,
한국에서 모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트로엥의 C3 에어크로스와 기아차 셀토스, 현대자동차 베뉴는 주 시장으로 하는 지역이 조금씩 다르다. 엄연히 C3 에어크로스는 프랑스, 영국,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전역이다. 이번에 발표한 셀토스와 베뉴는 영국과 인도가 주된 시장이다. 겹치는 시장이라면 차후 중국 일부 지역이 될 수 있지만 그 외에는 거의 한국이 유일하다.

아직 시작 단계지만 인지도 조건 면에서, 각 제조사는 홈그라운드와 어웨이의 환경이 극명하게 갈린다. 시트로엥의 C3 에어크로스는 2017 10월 출시된 이후 한 달 만에 11만 대를 기록했으며, 현재까지는 누적 60만 대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시트로엥이라는 브랜드 자체는 국내에서 아직 도전자 입장이다.

한 지붕 아래의 자동차인 현대차 베뉴와 기아차 셀토스는 인도 시장과 한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 현대차 베뉴의 경우는 2019 뉴욕오토쇼에서 공개했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차량이지만, 신성장 시장인 인도에 무게가 있다. 물론 기아차의 셀토스와 현대의 베뉴 모두 유럽에서 인기 있는 세그먼트인 만큼 유럽 출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그렇게 되면 C3 에어크로스와는 필연적으로 경쟁구도를 이루게 된다.

사실 한국에서 수입차와 국산차가 판매량을 두고 정면 대결을 벌이기는 어렵다.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거나 압도적인 동력 성능을 자랑하는 유형의 자동차가 아니라면 국내 시장에서는 소기의 판매량 목표만을 달성해도 큰 성공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판매량을 통한 국산차와 우열을 가릴 필요는 없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다양성을 열어준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작은 육체파들,
3차 3색 매력 대결

세 자동차는 모두 근육질의 외관을 강조한다. 감각적인 볼륨감 처리는 최근 SUV 디자인의 트렌드다. 크기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지만, 각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체 각 부의 입체감 표현을 통해 체급보다 커 보이는 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통통하지만 알맞은 근육,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C3 에어크로스의 전장은 4,160, 휠베이스는 2,605㎜이다. C4 칵투스보다 전장은 10㎜ 짧은 4,160, 휠베이스는 10㎜ 긴 2,605㎜다. 전폭은 35㎜ 넓은 1,765㎜이며 전고는 120㎜ 높은 1,650㎜이다. 측면에서 보면, 전면 비율을 결정하는 대시보드에서 바퀴 중심선까지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고 전고가 높아 전체적으로 통통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보닛 후드 좌우의 볼륨감과 대담한 헤드램프 디자인 및 범퍼, 심플한 캐릭터 라인과 펜더가 보여주는 볼륨감이 당차다. 여기에 헤드램프 주위의 컬러 트림과 루프랙 그리고 C 필러 창 스트라이프 패턴 컬러, 휠 캡 트림의 컬러를 통일한 것도 눈에 띈다. 지상고가 높아, C4 칵투스보다는 오히려 오프로더로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

선과 비율은 모델감, 기아차 셀토스

셀토스의 전장은 4,375, 휠베이스는 2,630㎜으로 거의 C 세그먼트에 육박한다. 세그먼트의 한계에 아슬아슬하게 근접해 공간성으로 승부하는 현대기아차의 전략이 잘 묻어나 있다. 전폭도 1,800㎜에 달하고 전고는 1,615㎜로 전장 대비 낮은 편이다. 디자인적 완성도는 무척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콘셉트카인 SP 시그니처에서 본 대담한 선과 볼륨감 그리고 비례감이 그대로 살아 있다. 푸조의 3008이나 레인지로버를 닮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좋은 면을 닮았다면 허물이 될 수 없다. 더군다나 LED 등화류에 독특한 볼륨감을 부여한 방식이나 측면 캐릭터 라인의 변화를 통해 독특한 볼륨감과 늘씬함을 동시에 살린 방식이 돋보인다. 이 비율 그대로 제원 수치가 확장되어도 어울릴 것 같은 인상이다.

랠리카의 로망 담았나, 현대차 베뉴

현대차 베뉴의 제원 수치는 독특하다. 전장은 4,038, 휠베이스 2,519㎜로 길이 면에서는 확실히 콤팩트함을 지향한다. 하지만 전폭은 1,770㎜로 셀토스와 30㎜ 좁고 높이가 1,592㎜로 SUV 치고는 다소 낮은 편이다. 확실한 로우 앤 와이드의 가치를 지향한다고 볼 수 있다. 베뉴는 지난 4, 뉴욕오토쇼에서 공개됐을 때 전후면 및 측면에서 보이는 강인한 볼륨감으로 화제를 모았다. 현대차 SUV 라인업의 맏형인 팰리세이드와 비교하면 전장은 1미터 가까이, 전고는 10센티미터 이상 차이를 보이지만 강인한 인상은 닮아 있다.

취향 판독기?
확실한 성향 차 보이는 인테리어 디자인

인테리어 역시 세 차종은 강렬한 개성을 갖고 있다. 그야말로 취향판독기와 같은 사례라 할 수 있다.

2열 창문 열리고 선 이드까지, C3 에어크로스

원래 시트로엥은 MPV(다목적차량)의 명가이고, C3 에어크로스에는 그러한 면모가 잘 구현되어 있다. 여기에 안락감도 더했다. 벤치 타입이지만 앉는 순간 대퇴부가 살짝 녹아드는 듯한 착좌감은 시트로엥의 장점이다. 여기에 2열에는 리클라이닝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 많은 유저들이 궁금해하는 2열 창문은 개방이 가능하다. 여기에 선 쉐이드까지 있다. 트렁크는 기본 410리터이며 2열을 완전히 접으면 1,289리터까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타는 순간 더 큰 차, 셀토스

셀토스의 실내외는 프리미엄을 지향한다. 굳이 따지자면 B 세그먼트에서 C3 에어크로스가 아니라 DS3 크로스백이나 전륜 구동으로 돌아올 BMW 1시리즈, 미니의 컨트리맨 잠재 고객을 노리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10.25인치 내비게이션, 보스(BOSE) 사의 고급 오디오 시스템을 비롯해 한국 유저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편의 기능이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아자동차의 ADAS 패키지인 드라이브 와이즈(차로유지보조, 고속도로주행보조, 후방교차충돌 방지보조 등)이 적용되었다. 다만 작은 차체에 너무 많은 전장 계통을 집약적으로 패키징했는데, 이로 인한 문제의 가능성을 실제 생산 및 검수 단계에서 얼마나 잘 잡아내느냐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혼자를 기르는 공간, 베뉴

베뉴의 광고 캠페인은 현대차에 대한 작은 놀라움을 주었다. 특히 세그먼트로 인한 크기의 한계는 의외로 넓다거나, 동급 최강이라는 식의 수사로 커버해왔는데 베뉴에 와서는 아예 혼족’, 혼라이프라는 키워드를 대담하게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런 방식은, 해당 라이프스타일이 더 잘 어울릴만한 i30나 벨로스터에서도 하지 않았던 스탠스다. 그만큼 베뉴의 타깃 군이 독특한 한편 견고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어차피 지금 이 순간, 이 이상의 크기와 공간은 필요로 하지 않는 비혼 상태, 혹은 1~2인 가구를 현상으로 인정하고 상당수가 젊은 연령대일 해당 인구층을 과감히 공략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베뉴의 성과는 향후 자동차뿐만 아니라 향후 마케팅 분야 전략 수립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