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차도 ADAS를 장착할 수 있다고?

자동차의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인 ADAS(Advanced Driver Assist System)의 발전은 불과 2~3년 사이에 급격히 이루어졌다. 따라서 같은 차종의 동일한 세대라도 페이스리프트 전과 후를 경계로 적용되는 ADAS 사양이 하늘과 땅 차이다. 이 과정에서 차령이 오래 되지 않았음에도 현행 신차와 비교해 사양 차이가 많아 다소 억울해하는 운전자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없는 것이 없는 나라이고 특히 애프터마켓 제조와 유통 분야에서도 상당한 역량을 자랑한다. ADAS 장치도 당연히 별도로 구매해 장착할 수 있다.

아버님 차에 전방 충돌 경고기능 달아드려야겠어요

원래 ADAS 장치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직접 개발하기도 하지만 별도 외주 기업의 연구와 개발, 생산을 통해 납품하는 방식이 더 많다. 이러한 기업들은 해당 기술력을 이용해 별도의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물론 완성차 제조사와의 계약상 납품되는 것과는 다르지만, 장착하기에 따라 충분히 신차 못지 않은 기능을 발휘한다.

그 중 안전 기능의 대명사인 전방 충돌 경고(FCW, Front Collision Warning, 제조사 따라 명칭 상이)도 애프터마켓 제품을 통해 적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센서와 디스플레이 모듈로 이루어진만큼 비싸지는 않다. 현재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20만 원 내외의 금액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센서는 광학 카메라만 이용하는 경우와 완성차에 납품되는 것처럼 24GHz(기가헤르츠)의 전파를 이용한 레이더까지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애프터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은 광학 카메라를 이용하는 제품 정도지만, 향후 완성차와 같은 수준의 레이더도 애프터마켓에서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형차도 ADAS를 장착할 수 있다고?
애프터마켓 전방충돌 경고 모듈(이미지출처, 에이다스 원)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 완성차 제조사의 전방 충돌 방지 보조(FCA, Forward Collision Avoidance)와 같은 능동적 사고 예방이 가능하도록 AEB를 장착할 수도 있다. 브레이크에도 전자제어식 액추에이터를 적용하고 레이더나 광학카메라 센서의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면 충분히 완성차의 전방 충돌 방지 보조 기능을 구형 차량에서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구형차도 ADAS를 장착할 수 있다고?
애프터마켓 AEB 모듈(이미지출처, 에이다스 원)

이 선 넘지 않을게,
차로이탈 방지 기능

주행 중 피로 누적으로 인해 주의력이 떨어지면 차로에서 의도치 않게 벗어나는 경우가 발생한다. 방향 지시등 없이 차로를 침범하게 되면 뒤따르는 차량에게 큰 위협이 됨은 물론 사고의 위험도 올라간다. 따라서 최근 완성 차 제조사들은 대부분 차로 이탈 경고 및 이탈 방지를 위한 스티어링 휠 자동 조작 기능을 갖추고 있다.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는 기능까지는 아니더라도 차로 이탈 및 침범에 대한 경고 시스템은 현재 애프터마켓에서 충분히 구현 가능하다. 메커니즘은 제조사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카메라를 통한 이미지 캡쳐→반전을 통한 표시차선 추출→차선 표시 사이 거리 계산→관심지역 계산→휠과 차선 사이의 거리 인식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주행 중 차량이 차로를 벗어나는지의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운전자는 차량과 차로의 관계를 차내에 장착되는 디스플레이 모듈을 통해 알 수 있다.

만약 스티어링 시스템의 모듈에 별도의 액추에이터를 적용할 수 있고 해당 시스템과 연동시킬 수 있다면 현재 완성차에 적용되는 차로 유지 보조, 곡선 구간 자동 조향 등도 애프터마켓 제품으로 가능하게 된다. 물론 2010년대 초반에 적용된 차종부터만 해도 다양한 전장 부품이 들어가므로 신호 간의 간섭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만 이는 시간 문제라 할 수 있다.

밤눈이 어둡다고?
세월을 이기는 나이트비전

캐딜락 CT6, DS7 크로스백, 메르세데스 벤츠 S 클래스 등 각 자동차 제조사의 고급 기종에는 최근 야간 시야를 확보해주는 나이트비전이 적용되어 있다. 적외선을 통해 전방 물체를 파악하고 이를 계기반이나 내비게이션 화면에 띄워 주는 기능이다. 특히 이 기능은 시력이 약화된 노령 운전자들에게도 더없이 좋은 기능이다.

최근 애프터마켓에서는 이러한 기능을 일반 차량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나이트비전 제품들이 하나씩 선보이고 있다. 해당 기능이 적용된 차량들이 주로 수입차의 상위 트림에 포진해 있다는 점을 감안, 50~60만 원대의 가격으로 차량에 장착할 수 있도록 해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 특히 완성차에 적용되었던 나이트비전이 더운 여름밤 노면과 사람을 잘 구분해내지 못하는 점, 흑백의 음영으로만 물체를 표시하는 점 등의 약점을 보완해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형차도 ADAS를 장착할 수 있다고?
애프터마켓 나이트비전(이미지제공, 란모도)

반자율주행 기능,
애프터마켓 역량으로 커버한다?

세계적 권위의 가전박람회인 북미 가전제품 박람회(CES)에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과, 완성차 제조사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기업들이 참가한지는 꽤 오래 되었다. 이런 가운데 전장 관련 기업들은 CES를 통해 아예 직접 제작한 차량을 선보이는 등의 시도도 해오고 있다.

또한 세계 최대 규모의 애프터마켓 전시인 미국 SEMA 쇼 역시 각 애프터마켓 제조사들이 생산, 유통하는 부품으로 제작한 특별 차종들이 화제 속에 선보여오고 있다. 해당 차량들은 완성차 제조사들이 시장에서의 보편성을 이유로 포기했던 기능들을 갖춰 자동차 업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구현해오고 있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오는 10, 지난 해까지 별개 전시로 진행되어오던 서울오토살롱과 오토위크가 <2019오토살롱위크>로 통합되어 진행된다. 서울오토살롱은 2018년까지 국내 최대의 튜닝 및 애프터마켓 쇼로 튜닝 및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다양한 제품 정보와 볼거리를 제공했다. 오토위크는 튜닝은 물론 정비 등 실제 현업에 관련되는 산업전시 성격도 가미된 전문 전시였다. 2019년부터는 이 두 가지 전시가 통합되어 진행되며 그 규모도 두 전시를 합친 것 이상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규모가 커진 오토살롱위크에 ADAS 트렌드에 부응하는 참가 기업들이 계속 등장한다면 전시회 참가 업체들의 제품들만으로도 신형 완성차에 가까운 사양의 차량을 만들어 전시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또한 전시에 참가하는 기업들의 컨소시엄을 형성한다면 구형 차량을 갖고 있는 차주들을 위한 ADAS 패키지 등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해당 기능이 미적용된 차주들의 기술 소외를 막는 한편 해당 업계 기업들의 판로를 다변화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일자리 창출이라는 선순환 효과도 일으킬 수 있다.

한국 애프터마켓의 트렌드는 과거 드레스업 중심에서 퍼포먼스 튜닝, 종합 카케어 등으로 변모해왔다. 이러한 흐름도 유지하는 가운데 이제는 첨단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추세다. 과연 2019 오토살롱위크가 첨단 안전 중심으로 변해갈 애프터마켓 트렌드에 있어 어떤 이정표가 될지 주목해볼 만하다.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