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접어들면서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이 8월 판매 실적을 공개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일단 감소세다. 표면적으로는 휴가철인 8월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상세하게 살펴보면 특정 차종의 노후화와 해당 차량 다음 세대 출시 이슈 등으로 인해 변동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할만한 6가지 판매 실적 포인트를 정리해봤다.
#1] 프리미엄 소형 전략 통했나? 셀토스 전체 4위
7월 18일에 출시된 셀토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7월에는 비교적 적은 영업일수에도 불구하고 3,335대가 판매된 데 이어, 8월에는 무려 6,109대가 판매되어 국산차 전체 순위 중 4위(LF 쏘나타, 쏘나타 DN8 하이브리드 판매량 제외)를 기록했다. 특히 이는 출시 초기 코나의 최고 성적이었던 5,386대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셀토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프리미엄 소형차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켜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풍부한 편의, 안전 사양을 누리려면 최소 중형 혹은 준대형 이상의 차량을 선택해야만 했다. 물론 이에 따라 차체 크기와 가격도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그러나 셀토스는 준중형 SUV보다는 작으면서도 소형 SUV보다는 몸집이 컸다. 즉 크기가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일상생활에서는 충분히 활용 가능했다. 여기에 편의 및 안전 사양은 중형 SUV를 위협하는 수준이었다. 덕분에 셀토스는 사회초년생부터 세컨카 수요차 등 다양한 이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다만 출시된 지 2개월간의 실적으로 성패 여부를 단언하기에는 이르므로,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2] 셀토스와 QM6 효과? 티볼리, 투싼, 스포티지의 하락
셀토스와 QM6는 국내 SUV 시장에서 독특한 포지션을 갖고 있다. 위에서 설명했듯 셀토스는 준중형보다 안전 및 편의 사양이 뛰어나고, QM6는 중형임에도 준중형과 비슷한 가격대다. 이런 가격 특성은 기존 소형 SUV들과 준중형의 설 자리를 위협한다.
위와 같은 이유에서인지 일부 소형 SUV와 준중형 SUV의 판매량이 크게 하락했다. 먼저 소형 SUV의 강자였던 티볼리는 7월 3,435대에서 8월 2,317대로 떨어졌는데, 무려 32%에 달하는 수치다.
매월 판매량 3,000~4,000여 대를 유지해오던 투싼 역시 8월에는 약 600대 가까이 감소했다. 현대차가 밝힌 투싼의 8월 판매량은 2,583대로 7월 3,183대 대비 18.8% 떨어진 수준이다.
투싼과 판매량이 비슷하던 스포티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스포티지는 6월부터 600~700여 대에 달하는 감소세를 보이다가, 8월에는 판매량 1,485대로 마감했다.
특히 투싼과 스포티지의 경우 오는 2020년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크다.
#3] F/L를 기다리는 사람들? 국산 소형 상용의 하락
포터2의 판매량은 매달 9,000대에서 많게는 1만 대에 이른다. 봉고 역시 꾸준히 5,000~6,000대를 유지하며 국산 소형 상용차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지난 8월 포터2와 봉고3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먼저 포터2는 지난 5월 9,254대, 6월 9,180대, 7월 1만 355대를 달성했던 것에 비해, 8월에는 6,971대에 머물렀다. 무려 32.6%나 감소한 셈이다. 봉고 역시 지난달 6,000대까지 상승했던 판매량이 4,968대로 17.7% 감소했다. 다만 봉고3의 경우 5,000대 초반의 판매량을 심심찮게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타격은 비교적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여기에는 포터2와 봉고3의 변경 소식에 소비자들이 잠시 구매를 미룬 것이 주 요인으로 추측된다. 특히 이번 신차는 단순 연식변경이 아닌 페이스리프트 수준인 데다, 상용차의 특성상 수년 만에 찾아온 변화라는 특징점이 있다.
실제로 포터2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 경고 등의 안전 사양이 추가됐고, 통풍 시트와 크루즈 컨트롤, 8인치 내비게이션, 승용형 연료주입구, 3.5인치 LCD 클러스터 등의 편의 사양도 대거 탑재됐다. 이외에도 요소수 기반의 질소산화물 무해화 장치인 SCR(선택적 환원촉매)시스템, 고용량 배터리 추가 등 많은 부분이 변경되었다. 봉고3 역시 빠른 시일 내에 대대적인 변화를 거칠 예정이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소형 상용차의 판매량은 다시 회복될 것으로 추측된다.
#4] 아직 유효한 K7 프리미어, 2개월째 그랜저 압도
K7 프리미어의 판매량도 주목할만하다. 6월 24일에 출시된 K7 프리미어는 지난 7월 8,173대(하이브리드 포함)를 판매하며 6,135대(하이브리드 포함)였던 그랜저 IG를 크게 앞지른 바 있다.
이와 같은 상승세는 8월에도 지속되었다. 그랜저 IG의 판매량은 5,514대인 데 반해 K7 프리미어는 6,961대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기아차 8월 판매량 1위, 전체 판매량은 3위에 해당한다.
K7 프리미어의 우세는 그랜저 IG의 페이스리프트 일정으로 추측되는 11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K7 프리미어의 무기는 그랜저 IG에 없는 12.3인치 와이드 내비게이션, 빌트인캠, 첨단 ADAS 등이 있다.
#5] 3개월째 하락세인 쏘나타, 터보로 반등을 꿈꾸나
쏘나타는 지난 5월에만 1만 1,224대를 판매하며 명성을 되찾았다. 더욱이 이 기록은 스마트스트림 G2.0 단일 파워트레인이라는 점, LF 쏘나타의 판매량은 제외했다는 점, 택시 버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하지만 워낙 5월 판매량이 높았던 탓일까, 쏘나타의 판매량은 3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지난 6월 7,887대에서 7월에는 6,333대, 8월에는 5,546대까지 감소했다. 물론 이는 LF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수치로, 위 차량들을 모두 포함하면 전월 대비는 소폭 상승하게 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수치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신차효과로 985대가 더해진 것일 뿐, 가솔린 버전의 실질적인 판매량은 감소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이에 현대차는 9월 쏘나타 1.6 터보 기종을 앞세워 판매량 회복을 꾀하고 있다. 출시 시기는 9월 초에 이뤄질 전망이다. 실제로 현대차 홈페이지의 이벤트 항목에는 쏘나타 터보 출시 기념 알림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해당 알림 서비스는 9월 5일까지만 응모를 받고 있다. 즉 빠르면 9월 6일, 늦어도 추석 이전에는 출시된다는 의미다.
쏘나타 터보는 새로운 라디에이터 그릴과 프론트 범퍼, 휠, 블랙 컬러의 사이드 미러로 외관을 치장하고, 신규 파워트레인인 스마트스트림 1.6 터보 엔진을 장착할 예정이다.
#6] 쏘나타에 밀리고 K7에 밀리고,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수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