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중고차는 시간이 흐를수록 가격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별한 히스토리를 갖고 있거나 소장가치가 있는 차량들은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그 가치가 감가액을 역전해 가격이 반등하기도 한다. 누군가 에게는 재테크 수단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 에게는 가장 사랑스러운 ‘애마’가 될 수도 있는 특별한 차량들은 무엇이 있을까?
BMW E36, 500~700만 원대
BMW 3의 코드네임 E36은 최근 빈티지 BMW로 부각되고 있는 차량이다. 현재 E36 3시리즈의 중고가는 약 500~700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다음 세대 모델인 E46의 중고차 가격이 300~500만 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E36의 가격이 바닥을 찍고 반등했음을 알 수 있다.
BMW E36은 1990년 8월부터 생산됐으며 3시리즈 최초로 DOHC 6기통 엔진을 채택했다. 현재 생산되는 3시리즈(G20)보다 출력은 한참 낮은 수준이지만 배기음과 감성만큼은 더 좋다는 BMW 마니아들의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지금, BMW 마니아들이 다시 E36에 주목하는 이유는 아직 반등의 폭이 크지 않아 저렴한 차량가액과 부품을 구하기 쉬워 복원이 용이하다는 점 때문이다. 또한 실내 내장재 수축이나 전동시트 기어 파손 등 연식에 따른 고질병을 제외하면 엔진, 트랜스미션 계통의 내구성 또한 비교적 좋은 편이다. 1990년대 감성과 함께 저렴한 올드카 유지비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차량이라고 할 수 있겠다.
메르세데스 벤츠 190E, 2,000만 원대
메르세데스 벤츠는 E클래스, C클래스 등의 ‘클래스’라는 이름을 적용하기 전에 차량 각각에 이름을 만들기도 했다. 1983년부터 1993년까지생산된 190E는, 현행 C클래스의 조상으로 불리는 차량으로 190이 차량이름이며, 전자식 연료분사를 의미하는 E를 차명 뒤에 붙인 것이다. 현재 해당 차량의 중고 가액은 2,000만 원대로 연식에 이해 상당히 비싼 가격을 보여주고 있다.
190E가 소장가치가 있는 이유는 다양한 레이스 대회에서 보여준 성적 덕분이기도 하다. 190E 2.3-16V의 경우, 1984년, 뉘르부르크링에서 원메이크 레이스인 ‘메르세데스 살룬 카 레이스’가 개최되기도 했으며 당시 아일톤 세나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물론, 190E는 복원 및 유지, 관리도 쉬운 올드카에 속한다. 전기형의 경우 친환경 엔진 배선의 부식 문제가 있으며 97년식 이후부터는 이 부분도 개선되었다. 그밖에 특별한 고질병은 없으며 쌍용자동차의 체어맨과 많은 부품이 공유되기 때문에 부품을 저렴하게 구하기도 쉬운 편이다.
폭스바겐 골프 3세대, 400만 원대
폭스바겐 골프는 1974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된 이래 누적 판매량이 3,500만 대가 넘는 월드 베스트셀러 차종이기 때문에 올드카를 구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적어도 한국 내에서는 폭스바겐코리아를 통해 정식 수입되지 않던 1~3세대 골프는 중고 매물이 그리 많지 않다. 참고로 3세대와 4세대 골프는 효성그룹이 직수입을 통해 국내에 판매했다.
1991년부터 1997년까지 생산된 3세대 골프는 조수석 에어백, 전 차종 ABS 기본 장착 등 시대를 앞선 안전성능을 보여줬으며, 1993년 모델부터는 폭스바겐 최초의 직분사 디젤 엔진인 TDI를 탑재하기도 했다. 뛰어난 상품성으로 3세대 골프의 글로벌 판매량은 496만대에 달하며, 그만큼 부품 수급도 쉬운 편이라 올드카 입문용으로 적절하다.
현재 골프 3세대의 중고가격은 400만 원대를 형성 중인데, 이는 200만 원대의 4세대 모델보다 비싼 가격이며, 400~600만 원대의 5세대 모델과 비슷하다. 또한 3세대 골프는 오래된 차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장재 들뜸현상 외에는 특별한 고질병도 없어 복원이 용이한 차량이기도 하다.
이번에 소개한 차량들의 또 하나의 공통점이라면 모두 1990년대에 생산된 차종들이라는 점이다. 당시 차종들은 지금 차와 비교했을 때 운전이 크게 불편하지는 않으면서, 전자장비 적용 부분이 적어, 잔고장도 많지 않았다. 만약 올드카 라이프를 처음 시작하고자 한다면, 입문용으로 위 차량들을 선택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
양완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