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산차 판매량, 주목할만한 6가지 포인트

국산차 제조사들의 10월 판매실적이 공개됐다. 지난 달에는 현대자동차의 중점 차종 판매량이 반등했고, 쉐보레와 르노삼성자동차가 활짝 웃었다. 주목할만한 10월 국산차 판매량 6가지 판매실적 포인트를 정리해봤다.

#1] 센슈어스 효과? 쏘나타의 깜짝 반등

하락세를 보이던 쏘나타의 판매량이 5개월 만에 반등했다. 5 1 1,224, 6 7,887, 8 5,546, 9 4,045대까지 감소했던 것 대비, 10월에는 현대자동차 발표 기준 1 688대나 판매된 것이다.

다만 여기에는 약간의 꼼수가 있다. 현대자동차의 발표에는 택시 버전인 LF 쏘나타(뉴라이즈)와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판매량까지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제외한 순수 쏘나타 DN8 내연기관(스마트스트림 G2.0, 센슈어스)의 판매량은 6,531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행인 점은 이를 감안해도 지난 달 대비 2,486대나 증가했다는 것, 6,531대 자체도 충분히 높다는 것이다.


10월 국산차 판매량, 주목할만한 6가지 포인트
LF 쏘나타 택시의 그릴이 뉴라이즈 터보의 것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판매량 상승의 영향은 현대자동차의 공격적인 10월 마케팅과 센슈어스 출고와 맞물린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지난 10월 약 4,500대의 쏘나타에 3~7%라는 할인율과 2.5%라는 저금리를 특별조건으로 내세웠다. 신차임을 감안하면 제법 높은 할인율이었다. 여기에 스마트스트림 G2.0대비 높은 출력과 토크, 향상된 연비, 8단 자동변속기 등을 갖춘 쏘나타 센슈어스의 판매가 힘을 보탰다.

아직 속단하기에 이르지만 11월에도 쏘나타의 판매량은 제법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는 11월에도 최대 7% 할인과 2.5%라는 저금리 혜택을 이어가고 있으며,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면 현재 2,592만원인 쏘나타의 가격은 2,640만원으로 48만원이나 증가하게 된다.

#2] K7 좋은 시절 다 갔네! 다시 찾아온 그랜저의 시대

K7은 카리스마 넘치는 젊은 디자인과 그랜저 대비 소폭 긴 전장, 휠베이스를 무기로 스테디셀러 자리를 이어왔다. 개중에는 수개월간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1위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K7 1위 기록을 살펴보면 K7이 출시된 직후이거나, 그랜저 풀체인지의 등장 이전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K7이 현대자동차에게 가장 서자다운 취급을 받는 차량이기 때문이다. 매번 현대기아자동차의 신기술을 먼저 이식받는 듯 보이나 유저들은 베타테스트라는 시선으로 보고, 네임밸류 측면에서도 그랜저에 다소 뒤처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K7의 신차 효과가 끝날즈음 현대자동차는 그랜저를 투입해왔고, 기세는 다시 그랜저로 기우는 수순이었다.

2019 6월 출시된 K7 프리미어가 가깝고 좋은 예다. K7 프리미어는 4,995㎜에 달하는 전장과 한층 진보한 ‘Z’ 디자인,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12.3인치 디스플레이 등 우수한 상품성을 갖췄다. 덕분에 출시 직후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그랜저를 2,000~3,000대 차이로 크게 압도했다.

그러나 K7 프리미어의 좋은 시절도 다 간 듯하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10월 그랜저를 최대 10%까지 할인해주고, 1.25%라는 저금리까지 내세움으로써 판매량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그랜저의 10월 판매량은 6,827대로, 9 3,174대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물론 K7의 판매량도 5,820대로 결코 적지 않지만, 파격적인 할인을 넘어서지 못했다.

더군다나 현대자동차는 11월에도 10%할인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기아자동차는 신차인 까닭에 K7의 파격적인 할인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11월 초 그랜저 IG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이 출시되면, 그랜저 IG의 재고와 IG 페이스리프트 버전의 판매량이 더해져 K7 프리미어의 기세는 한풀 더 꺾일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점은 K7 프리미어의 경쟁력이 아예 없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랜저 IG 페이스리프트는 실내외 디자인과 각종 기능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가격 상승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 공개된 사전 가격표에 따르면 K7 프리미어와의 가격차가 약 100~150만원에 달하는 만큼, K7 프리미어가 의외의 가성비 준대형 세단으로 떠오를지도 모른다.

#3] 소형 SUV?
네, 셀토스가 또 1위입니다

그렇다. 셀토스가 또 소형 SUV 1위을 차지했다. 지난 7, 출시와 동시에 2위에 등극한 뒤(이마저도 1등과의 격차가 100대에 불과했다), 86,109, 9 6,109, 10 5,511대로 3달 연속 1위 행진이다. 8월과 9월과 비교해 600대 가량 감소하긴 했으나 2위와의 격차는 여전하다.

그렇다면 2위부터 꼴찌를 살펴보자. 표면적으로는 4,421대가 판매된 코나가 2위이긴 하나, 타 소형 SUV에는 없는 하이브리드, EV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판매량은 2,741대다. 이어 베뉴가 2,645대로 3, 소형 SUV의 강자였던 티볼리는 2,149대로 4위에 그쳤다. 참고로 코나 EV의 판매량은 1,009, 트랙스는 971, 코나 하이브리드는 671, 스토닉은 381대며, QM3는 지난 달 대비 78.9%나 하락한 180대로 언급하기 미안할 정도다.

다만 르노삼성에게도 희망은 있다. 르노삼성은 오는 2020년이 르노삼성 출범 20주년인 기념적인 해이며, 동시에 XM3, QM3 풀체인지, 2세대 캡쳐 등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 대란의 영향? 볼트 EV의 실적 2.5배 상승

2018 1,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 불과 3시간 만에 5,000대 완판을 기록했던 볼트 EV2019년들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20191~9월까지 볼트 EV의 판매량은 2,363대로, 1달 평균 260여대 수준이다. 하지만 이렇던 볼트 EV 10월에는 640대가 판매되며 갑작스런 반등을 보였다.

여기에는 지난 10월 중순 터졌던 볼트 EV 대란의 영향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렌터카 업체인 롯데렌터카가 볼트 EV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은 것으로, 실제 전기차 동호회 카페에 게시된 글에 의하면 보증금 0, 선납금 0, 36개월간 월 납입금 38 8,000원만 지불하면, 만기 시 1,483만원에 인수할 수 있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즉 계약자는 보험료, 세금 등의 부담 없이 약 2,880만원에 볼트 EV를 가질 수 있었다. 만약 일부 보증금과 선수금을 지불하면 실질적인 구매 비용은 2,700만원 수준이었다. 이러한 프로모션 소식은 인터넷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불과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재고 소진으로 마감되었다.

물론 해당 부분이 실제 판매량 상승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내막을 좀 더 자세히 살펴봐야 하나, 장기렌터카는 차량의 실 소유주가 렌터카 업체로 구분되는 만큼 가능성이 없진 않다.

#5] 가성비 갑이라는 QM6, 쏘렌토 꺾고 중형 SUV 2위 등극

QM6의 무기는 단연 비주류 연료를 기반으로 한 가성비에 있다. 실제로 QM6 가솔린은 싼타페와 맞먹는 차체 크기를 갖추고도, 2,445~3,289만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표를 달고 있다. 투싼 1.6T 가솔린 2,255~2,898만원, 싼타페 2.0T 가솔린 2,695~3,659만원의 중간에 위치한다. 준중형 SUV를 고려하던 소비자들이 QM6를 고민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11.6~12.0km/L라는 복합 연비는 투싼 1.6T 가솔린보다도 0.1~0.3km/L 높은 수준이다.

중형 SUV 중 유일한 LPG 엔진을 보유하고 있다는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복합 연비는 8.6~8.9km/L로 다소 낮지만, 저렴한 연료비와 2,376~2,946만원이라는 가격표가 메리트다. 덕분에 QM6는 디젤 엔진 라인업을 1.7 2.0으로 세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디젤 엔진의 판매 비중은 약 7%에 불과하다. 93%의 소비자는 QM6 가솔린 혹은 QM6 LPG를 선택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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