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종목 혹은 아이돌 그룹이 한국 시장에서 가장 확실하게 인정받기 위한 전제가 하나 있다. 바로 해외에서의 성공적인 활약이다. 컬링이 그랬고 방탄소년단도 마찬가지다. 사대주의적이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한국이라는 시장의 냉정한 현실이다. 모터스포츠 역시 해외에서의 성과를 중요한 기폭제로 삼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난 2018년 블랑팡 GT 월드 챌린지 아시아 등을 통해 세계 무대에 본격적으로 선보인 인디고 레이싱은 그야말로 밖으로 나가서 더 잘 나간 사례다. 현대성우그룹의 모터스포츠팀인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은 최근 성공적이었던 2019년을 결산 소식을 알렸다.
최명길 드라이버 ,
블랑팡 GT 월드 챌린지 아시아 드라이버 챔피언
블랑팡 GT 월드 챌린지 아시아 시리즈는 SRO(Stepahane Ratel Organization)에서 주관하는 GT 스프린트 레이스 대회다. 60분간 두 명의 드라이버가 한 대를 번갈아 운전하며, 매 라운드 주어진 시간 내 가장 많은 랩을 주행한 드라이버 및 팀에게 포인트가 순차적으로 부여된다는 점에서 내구 레이스의 성격도 있다. 종합 우승자는 매 라운드의 합산된 점수로 가린다.
대회는 말레이시아 세팡, 태국 부리람, 일본 스즈카∙후지, 한국 영암 및 중국 상해 6개 지역에서 각 2개 레이스, 총 12번의 경기가 펼쳐졌다.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은 최명길(Roelof Bruins) 및 마누엘 메츠거(Manuel Metzger) 듀오를 앞세워 메르세데스-AMG GT3 차량으로 출전했다. 참고로 드라이버 등급은 실력에 따라 플래티넘, 골드, 실버, 브론즈(아마추어)로 나뉘는데,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은 실버 등급 드라이버 2인 체제로 팀을 구성했다. 이러한 운영의 묘를 통해, 드라이버 종합 1위, 드라이버 실버 등급 1위, 팀 종합 2위의 기록을 세웠다. 참고로 마누엘 메츠거는 다리 부상으로 4개 라운드에서 가브리엘 피에나(Gabriel Piana) 및 패트릭 니더하우서(Patric Niederhauser) 드라이버로 대체된 바 있다.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은 개막전인 1 라운드부터 2위로 출발해, 3, 7, 9 라운드에서 연이어 1위를 차지했다. 결국 팀 부문 종합 2위(163점), 드라이버 부문 최명길 선수가 종합 1위(159점), 마누엘 메츠거 선수가 종합 5위(123점)를 달성했다.
페페 오리올라 포디움 7회,
TCR 아시아 시리즈 팀 종합 2위
2018년, 국가별 시리즈인 TCR 코리아를 제패한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은 올해 대륙별 시리즈인 TCR 아시아에 출사표를 던졌다. TCR은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해치백 i30N 기반의 i30N TCR로 국내에도 비교적 잘 알려진 대회다.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도 다양한 국제대회 경험을 갖고 있는 페페 오리올라(Pepe Oriola)와 카트부터 시작한 국내 모터스포츠 엘리트 김진수 선수는 각각 현대 i30 N TCR 차량 2대로 나서 팀 종합 2위라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페페 오리올라는 총 10번의 경기에서 7번 포디움에 올라 156점으로 드라이버 종합 3위를 차지했다. TCR 아시아 시리즈에서 유일한 한국 드라이버였던 김진수 선수는 종합 6위 아시안 드라이버 부문에서 시즌 종합 3위를 달성해 한국 모터스포츠의 세계적 가능성을 증명했다.
2019 TCR 아시아 시리즈는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말레이시아 세팡, 중국 주하이∙상하이∙저장성, 태국 방센 총 3개국 5개 지역에서 개최됐다. 블랑팡 GT와 마찬가지로 매 지역에서 2개 라운드가 진행되며, 매 라운드에서 얻은 경기 포인트로 팀 및 드라이버 종합 순위를 가린다.
참고로 2019 TCR의 우승팀은 리퀴몰리 팀 엥슬러, 우승 드라이버는 해당 팀의 루카스 엥슬러다. 이 팀 역시 i30N TCR로 출전해 디펜딩 챔피언의 자리를 지켰다.
FIA GT 월드컵 실버 등급 1위!
2019년 화려한 피날레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은 지난 11월, 홍콩 마카오 기아(Guia) 서킷에서 진행된 2019년 마카오 그랑프리에서 GT레이스 최고 권위 중 하나인 FIA GT 월드컵에 출전했다. 한국팀 최초로 출전권을 획득한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은 결승전에서 실버 등급 부문 1위, 종합 11위를 달성했다.
97번 메르세데스-AMG 차량으로 출전한 최명길 드라이버가 혹독한 조건의 도심 서킷으로 알려진 기아 서킷에서 사고 없이 완주하며, 첫 출전에도 11위을 차지한 것은 대단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올해 FIA GT 월드컵에는 역대 우승자들이 모두 출전했으며, 결승에선 총 4대가 사고로 18랩을 완주하지 못했다.
FIA GT 월드컵은 국제자동차연맹 FIA(Federation Internationale de l’Automobile)의 공인 대회 중 하나로, 아시아 최대 모터스포츠 축제인 마카오 그랑프리에서 일년에 딱 한 번 열리는 GT레이스이다. 우승자들은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만큼, 모든 드라이버 및 모터스포츠 팀들에게 선망의 레이스인 이 경기는 참가 자격이 굉장히 까다롭다. 본래 플래티넘 및 골드 등급 드라이버에게만 출전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력이 우수한 일부 실버 등급 드라이버에게 출전을 허용하고 있으며,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은 2019년의 우수한 레이싱 성과를 기반으로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리고 대회에 출전한 5개 실버 등급 팀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현대성우그룹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팀 측은 아시아 별로 거듭난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이 2020년에는 어떤 도전과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로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도록 기대와 응원을 당부했다.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틈은 1997년 창단한 이래, 22년간 운영해온 한국 최고(最古)의 모터스포츠 팀이며 걸출한 스타급 플레이어들을 뱨출했다. 본격적인 국제 대회에서의 활약을 통해 국내 모터스포츠 인기를 구현할 수 있을지 기대해볼 만하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