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동차를 선택할 때는 여러 가지를 고려한다. 브랜드, 차의 크기, 디자인 등등 다양한 요소가 있고, 그중에서 다양한 옵션이 가장 중요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같은 커넥티비티는 꼭 있어야 한다’는 분들도 있고,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옵션인 통풍시트도 빠질 수 없다. 그 외에도 서라운드 뷰 모니터, 자동 주차 기능 등 정말 다양한 자동차 옵션이 있다. 오늘은 그중에서 ‘이런 게 있었나?’ 할 정도로 특이한 기능 4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1. 라디오 녹음
첫 번째는 KG모빌리티(쌍용)의 라디오 녹음 기능이다. 애플 카플레이와 같은 카 커넥티비티나 블루투스를 통해 음악을 즐겨 듣는 분들은 ‘아직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이 있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많다. 특히나 운수업 종사자에게 라디오는 교통정보도 알려주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주며 음악도 들려주는 친구와도 같은 존재다.
대부분의 KG모빌리티의 차량에는 듣고 있는 라디오를 실시간 녹음해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공테이프에 녹음을 했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기능이다.
KG모빌리티(쌍용)의 특이한 기능이 하나 더 있는데, ‘땡큐 라이트’라고 부르는 기능이다. 방향지시등 작동 레버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비상등을 3회만 점멸해 주는 기능이다. 뒤차에게 양보를 받았거나 미안하다는 의미로 비상등을 짧게 켜는 것이 운전 매너로 통용되는 우리나라에서 아주 유용한 기능이다.
시크릿 큐브
두 번째는 GM의 시크릿 큐브다. 쉐보레에서는 시크릿 큐브, 캐딜락에서는 시크릿 박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기능은 센터페시아 안쪽에 숨겨진 공간을 통해 귀중품을 보관할 수 있다. 2011년 3월 출시된 쉐보레 올란도에 처음 적용되었고, 이후 말리부, 임팔라, 트래버스 등 다양한 쉐보레 차량에 적용되었다.
캐딜락 또한 ATS, CTS, 에스컬레이드 등에 이 기능을 적용했다. 시크릿 큐브 기능은 한국에서 탄생한 기술이다. 당시 한국 GM 총괄 김태완 부사장이 운전석에서 손이 닿는 곳에 비밀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냈고, 2011년 올란도 출시 당시 깜짝 이벤트로 처음 공개되었다. 이 기술의 특허 또한 한국GM이 가지고 있다.
진공청소기
가전제품인 진공청소기와 자동차는 별로 연관성이 없을 것 같지만, 혼다 오딧세이에 세계 최초로 빌트인 청소기가 탑재되었다. 토요타 시에나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혼다 오딧세이는 일본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특히 북미 지역에서 패밀리카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패밀리카 용도로 차를 운용하다 보면 신발에 묻은 모래부터 아이가 먹다 흘린 과자 부스러기나 음식물, 유모차를 실을 때 떨어지는 모래 등 생각보다 다양한 이유로 실내가 오염된다. 가족들의 건강을 생각하면 청결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매번 청소를 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서 혼다는 2014년 오딧세이 투어링 엘리트 트림에 세계 최초로 진공청소기를 기본으로 적용했다. 혼다 VAC로 불리는 진공청소기는 시동이 걸렸을 때는 별도의 충전이 필요 없고,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도 최대 8분을 사용할 수 있다. 차량의 목적성에 딱 맞는 기발하고 유용한 기능이다.
Merry Model X-mas
마지막은 테슬라 모델 X의 메리 모델 X-마스(원래 X-MAS는 크리스마스로 읽는 것이 맞지만, 이 경우는 그 의미를 살려 X-마스로 표기했다)다. 모델 X에만 포함된 이 기능은 일종의 이스터에그다. 인포테인먼트 상단의 테슬라 로고를 3초 이상 길게 누르면 코드를 입력하는 창이 나오는데, 여기에 modelxmas를 입력하고 확인을 누른 뒤 차에서 내려 잠금 버튼을 누르면 ‘트렌스 시베리안 오케스트라’의 ‘Wizards in Winter’가 흘러나온다.
그리고 그 음악에 맞춰 마치 춤을 추듯 라이트를 깜빡이며 모델 X를 상징하는 팔콘 윙 도어를 열고 닫는 크리스마스 쇼를 보여준다. 테슬라의 이런 특이한 기능은 또 있다.
내비게이션이 실제 화성의 위성지도로 바뀌어 화성을 탐사하는 화성 탐사 모드, 오토 스티어 상태에서 오토파일럿 레버를 네 번 당기면 도로가 무지개로 바뀌며 음악이 흘러나오는 레인보우 모드 등 딱히 쓸모는 없지만 특이하고 재밌는 기능들이 많다.
테슬라의 메리 모델 X 마스처럼 재미를 위한 기능도 있지만, 시크릿 큐브나 진공청소기처럼 정말 쓸모 있고 유용한 기능들도 있다. 다른 제조사들도 이런 다양한 시도를 꾸준히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게 브랜딩이고 마케팅이니까.
글 / 유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