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늄 1kg이 핵분열로 만드는 에너지는 석유 약 200만 리터가 낼 수 있는 열량과 맞먹는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 친환경차라 불리는 전기차보다도 대기오염 유발 물질 배출량이 적고, 효율이 좋은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왜 도로에 원자력 자동차는 보이지 않는 걸까? 가능성과 위험성이 모두 큰 원자력 자동차, 상용화 될 수 있을까?
포텐셜이 넘쳐 흐른다! 원자력 에너지
원자력이 처음 사용된 것은 많이 알려진 바와 같이 제2차 세계대전 중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폭탄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원자력은 군사적인 목적으로, 핵분열 에너지를 통해 이전까지의 화석연료를 통한 폭발물과는 비교할 수 없는 파괴력을 보여줬다. 때문에 전쟁 이후 전 세계는 핵무기 보유 및 사용에 관한 억제력이 있는 다양한 협약과 조약을 만들어냈다.
이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방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특히 원자력 발전은 화력발전에 비해 극히 적은 연료소모로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으며, 환경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주요한 전력생산 방식이 되었다. 일례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소의 전력 비중은 약 14~15%정도이며, 한국의 경우에는 약 30%가량의 전력이 원자력으로 생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원자력은 자동차와 같이 일상생활의 동력원으로도 유용하지 않을까? 일례로 조선 분야에서 원자력은 이미 원자력 잠수함을 통해 석유 에너지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원자력 잠수함은 짧게는 6년에서 길게는 14년 주기의 핵연료 교체 시기까지 무한정으로 잠항이 가능하다. 해당 기술이 자동차에 적용된다면, 가솔린, 디젤, 심지어 전기차보다도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할 것이다.
원자력 자동차에 대한 연구는 생각보다 이르다
1950년대, 포드를 비롯한 자동차 제조사들은 원자력의 효율성에 주목해 핵추진 콘셉트카를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모두 원자력 기관의 방사선 문제라든지, 사고 발생시의 위험성 등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실제로 주행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60년대 DC 코믹스의 배트맨에서 원자력 배터리로 달리는 배트모빌, 1980년대 영화 ‘백 투더 퓨처’의 드로리안처럼 원자력 자동차에 대한 상상은 지속됐다.
이처럼 상상 속 원자력 자동차의 상용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먼저 원자력을 동력원으로 하기 위해서는 원자로를 실어야 하는데, 원자로의 크기가 매우 크기 때문에 차체크기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일례로 원자력 잠수함 역시 가장 작은 크기가 3,000t급 이상으로 경 잠수함으로도 건조할 수 있는 디젤 엔진 잠수함에 비해 요구되는 함체가 크다.
그밖에 안전상의 문제 역시 필수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먼저 자동차 사고 발생으로 인한 차량 폭발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방사능이 유출될 가능성을 없애야 한다. 또한 폐차 시 차량에 탑재되어 있는 원자로의 처리문제, 소비자 개개인이 원자로를 다룰 때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문제나 범죄나 테러에 악용될 가능성 등 고려해야 할 사안이 많다.
원자력 자동차의 상용화, 가능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은 출력 면에서나 지속력 면에서 자동차에게 매우 매력적인 에너지원이기에 자동차 제조사들의 원자력 기술연구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그 방법 중에는 직접 차량에 원자로를 탑재하는 방법도 있지만 전기차에 핵전지를 탑재해 장기간동안 지속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방법도 있다.
지난 2009년, 캐딜락이 발표한 ‘월드 토륨 연료 콘셉트카’프로젝트에 따르면, 토륨(Th)이라는 원소를 통해 레이저 광선을 생산, 물을 끓여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초소형 원자로가 가능하다고 한다. 참고로 토륨이란 원자번호 90번의 방사성 원소로 자연계에 존재하는 방사성 원소 중 가장 흔하고 크게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월드 토륨 콘셉트카 실험은 완성단계에 이르렀지만 안전상의 문제를 우려, 실제 차량에 탑재해 실험되진 않았다.
캐딜락 토륨 연료 콘셉트카 소개
2016년, 아우디 역시 원자력을 동력원으로 하는 자동차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아우디가 구상하는 원자력 자동차의 이름은 Mesarthim F-Tron으로 최고시속 500km/h 이상의 하이퍼카로 개발될 계획이다. 그밖에 2015년 대구TP 나노융합실용화센터와 한국 원자력연구원 등은 10년 이상 충전 없이 사용 할 수 있는 핵전지를 개발, 상용화를 위한 프로토타입 구현에 성공하기도 했다.
물론 원자력 에너지는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지역이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되는 매우 위험한 동력원이기도 하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이 있듯,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연구 역시, ‘속도’ 보다는 완벽한 ‘안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글
양완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