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모터스포츠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달리기 위해 서킷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매우 늘어나고 있다. 그러면서 서킷에 입문할 자동차를 알아보는 사람도 생기고 있다. 그래서 이번 콘텐츠에서는 서킷 입문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대의 서킷 입문용으로 추천할 만한 자동차를 살펴보았다.
변화의 시작, 아반떼 AD 스포츠
아반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인 자동차였다. 그리고 지난 2015년 선보인 아반떼 AD부터는 동력 성능과 스포티한 조향 성능을 더한 아반떼 스포츠를 출시했다. 아반떼 스포츠는 지금까지 지루한 준중형 세단이었던 아반떼의 이미지를 180도 변화 시켰다. 물론 외관도 보다 스포티함을 살려 일반 아반떼와 차별화를 두었으며 퍼포먼스도 1.6 터보차저 엔진을 탑재해 204ps의 최고출력을 자랑했다.
여기에 아반떼 스포츠는 토션빔을 사용하는 일반 아반떼와 달리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해 주행성능이 대폭 향상했다. 또한 7단 건식 DCT 및 수동 변속기 옵션을 두어 보다 본격적인 스포츠 세단으로의 행보를 보여주었다. 아반떼 스포츠는 토요타 86처럼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퍼포먼스로 대중들에게 ‘조선 86’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아반떼 스포츠는 상태에 따라 최소 800만원에서 최대 1,900만원까지 다양하다. 또한 자동차의 특성상 약간의 튜닝은 필수여서 순정 상태의 매물이 적다. 가장 적절한 가격대는 1,200만원 정도다. 참고로 7세대 아반떼가 되면서 아반떼 스포츠라는 이름 대신 아반떼 N라인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아직 중고 매물도 적고 가격도 2,300만원대로 비싸다.
서킷에선 아직 현역! 후륜 구동 쿠페, 제네시스 쿠페
제네시스 쿠페는 현대자동차 최초의 후륜 구동 스포츠 쿠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자동차 제조사에서 스포츠카라고 부를 자동차들은 티뷰론, 터뷸런스, 투스카니 등 전륜 구동 기반 차종뿐이었다. 그러던 중 현대자동차에서 1세대 제네시스를 개발하면서 자사의 기술력과 이미지 향상을 위해 제네시스 쿠페를 제작했다.
재미있는 후륜구동 쿠페를 선택하려면 수입차 밖에 선택지가 없었다. 그러나 수입차는 자동차의 가격도 비쌌으며 수리 및 유지 비용 또한 높아 서킷 주행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웠다. 이는 비교적 수입차가 대중화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 상황에서 고출력에 후륜 구동을 갖추고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된 제네시스 쿠페는 출시 당시 스포츠 주행에 목마르던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을 수 밖에 없었다. 제네시스 쿠페는 2.0리터 엔진과 3.8리터 엔진 두가지 사양이 있었으며 각각 275ps, 350ps라는 준수한 성능을 자랑했다. 또한 튜닝 포텐셜도 뛰어나 현재까지도 국내 모터스포츠에서 활약하고 있다.
현재 제네시스 쿠페의 시세를 살펴보면 전기형의 경우 최소 300만원에서 1,300만원까지 다양하며 후기형은 이보다 높은 600~1,800만원 사이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후륜 구동 스포츠카라는 장르적 특성과 오랜 연식 때문에 순정 사양과 무사고 매물은 거의 없다. 하지만 후륜 구동으로 서킷을 입문하고 싶다면 제네시스 쿠페 만큼 적당한 자동차는 찾기 힘들다.
서민들을 위한 슈퍼카, 벨로스터 N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브렌드 N의 두 번째 자동차인 벨로스터 N은 2018년에 출시해 3년차에 접어든 지금도 가성비 최강이라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서킷 문화는 벨로스터 N 출시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봐도 될 정도로 모터스포츠 발전에 한 획을 그었다. 벨로스터 N의 성능은 2.0리터 터보차저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이 250ps이지만 퍼포먼스 패키지를 적용하면 275ps까지 발휘한다.
여기에 6단 수동변속기와 e-LSD 그리고 피렐리 타이어가 기본 사양으로 장착되어 있다. 그리고 2020년에는 현대자동차 최초로 8단 습식 DCT를 적용해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 시간이 5.6초로 전륜 구동 자동차 중에서는 가장 빠르다. 그러나 벨로스터 N은 전륜 구동임에도 마치 후륜구동 같은 오버스티어 성향을 가지고 있어 만만하게 보고 운전하다 큰 사고를 일으키는 운전자들이 많다.
그럼에도 저렴한 가격과 유지비용 때문에 서킷 입문용 자동차로 가장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재 벨로스터 N의 신차 가격은 3,019만원부터 시작하며 퍼포먼스 패키지를 적용하면 3,215만원이다. 그리고 8단 DCT 옵션을 추가하면 3,460만원으로 매우 합리적인 가격이다. 현재 중고 시세는 수동변속기가 1,900만원대부터 시작하고 DCT 매물은 3,000만원부터 시작한다. 거칠게 주행하는 차종이어서 사고차는 많으나 기본 퍼포먼스가 뛰어나 순정 매물이 제법 많은 편이다.
평범한 운전자에서 레이서로, 토요타 86
시게노 슈이치의 만화 <이니셜 D>은 주인공이 오래된 토요타 AE86을 타고 고갯길에서 쟁쟁한 스포츠카들 예컨대 RX-7, 스카이라인, 수프라 등을 이기는 내용이다. 이 만화가 크게 성공하면서 주인공 자동차인 AE86에 대한 인기가 폭발했고 ‘드리프트=AE86’이라는 인식이 당시 젊은 층의 머리속에 있었다. 그러던 중 2012년 AE86 정신적 계승 모델인 86이 출시됐다.
토요타 86은 앞 엔진, 후륜구동 쿠페의 정석이다. 무게 분배도 53:47로 안정적이다. 스바루와 협업을 통해 개발한 2.0리터 수평 대향 엔진을 탑재해 무게중심까지 낮다. 자연흡기 엔진이어서 최고출력은 203ps로 그리 높지는 않으나 대신 어떠한 전자 안전 장비가 없기 때문에 오직 운전자의 실력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이다.
우리나라는 2012년 정식 출시 했지만 당시 엔화 환율 등의 이유로 매우 비싼 가격으로 판매해 혹평에 시달렸다. 2021년 지금도 4,352만원에 판매하고 있어 판매량이 매우 저조하다. 하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는 없어서 못 사는 자동차다. 86의 중고 시세는 상태와 변속기에 따라 1,400만원에서 2,80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참고로 스포츠 주행 목적 차량이다 보니 수동변속기가 더 비싸다.
내연기관 최고의 펀드라이빙 자동차, BMW M2
서킷 입문하려는 사람들 중 가난한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재력을 갖춘 사람들도 취미 활동으로 서킷 입문을 많이 한다. 그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자동차가 바로 BMW M2다. BMW M2는 M디비전 중 엔트리급이지만 휠베이스가 짧아 상위급인 M4보다 견딜 수 있는 횡가속도가 더 높고 코너가 많은 서킷일 경우 랩타임도 조금 더 빠르다.
이러한 이유로 M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오리지널 M이라며 극찬을 듣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BMW의 고성능 라인업에 두루 사용되는 3.0리터 직렬 6기통 싱글 터보차저를 적용해 최고출력이 370ps에 달한다. M2 컴페티션과 CS는 개선형 엔진에 트윈터보를 장착해 최고출력이 411ps, 450ps로 대폭 향상됐다. 이 밖에도 수동변속기와 7단 DCT 옵션이 있어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