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레이서들은 300km/h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머신을 타고 달린다. 또한 수 십 억 원대의 슈퍼카를 보유한 이들도 많다. 하지만 이런 그들도 첫차로 운전을 배우던 시절이 있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현재 F1 레이서로 활동 하고 있는 이들의 첫 차를 알아본다.
레드불 레이싱 막스 페르스타펜,
르노 클리오 RS
막스 페르스타펜은 현재 레드불 레이싱에서 활약하는 선수로 최연소 F1 그랑프리 우승 이력을 가지고 있다. 막스 페르스타펜은 1997년생이며, F1에는 2015년에 데뷔했다. 즉, 17살 때 F1에 출전했고 이 후 일반 운전면허를 취득한 케이스다. 막스 때문에 F1 라이선스 규정에 연령 하한선을 두게 됐다. 그런 막스가 처음으로 구입한 차는 바로 르노 클리오 RS다.
막스의 클리오 RS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생산 및 판매된 4세대 클리오를 기반으로 제작된 고성능 버전이다. 4세대 클리오의 경우 우리나라에도 정식 수입됐지만 국내에는 기본형 1.5리터 디젤만 판매했다. 르노 클리오 RS는 기본적인 외관은 일반형과 동일하나 1.6리터 터보차저 엔진과 6단 DCT가 탑재되어 최고출력이 200ps에 달하는 핫해치다.
애스턴마틴 카그너전트 제바스티안 페텔,
BMW X3
이번 2021시즌부터 BWT 레이싱 포인트가 애스턴 마틴으로 변경되면서 머신도 애스턴마틴 AMR21로 변경됐다. 그러나 드라이버는 여전히 제바스티안 페텔이 맡고 있다. 제바스티안 페텔은 앞서 언급한 막스 페르스타펜 이전까지 최연소 그랑프리 우승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던 천재 드라이버다. 현재 총 4번의 월드 챔피언을 차지 했으며 미하엘 슈마허의 멘티이자 루이스 해밀턴의 라이벌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런 그의 첫 차는 2003년 출시된 1세대 BMW X3(E83)다. 1세대 X3는 E46 3시리즈의 플랫폼으로 개발되어 BMW에서는 SAV(Sports Activity Vehicle)로 소개됐다. 매우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호불호가 갈렸으나, 당시 BMW에서 주력으로 어필하던 X드라이브 4륜 시스템, i드라이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첨단 사양들 탑재했다. 파워트레인은 2.0, 2.5, 3.0 가솔린 사양과 2.0, 3.0 디젤 트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변속기는 6단 자동변속기만 적용됐다.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루이스 해밀턴 경,
미니 쿠퍼
루이스 해밀턴은 2020 시즌 월드 챔피언을 7번째로 달성하면서 미하엘 슈마허와 함께 역대 최다 월드 챔피언 타이 기록을 세웠다. 그래서 F1팬들 사이에서는 현역 최고의 F1 드라이버로 손꼽히고 있다. 루이스 해밀턴의 능력을 높이 판단한 영국 왕실도 지난 2020년 루이스 해밀턴에게 기사작위를 수여했다. 그래서 앞으로 그를 부를 때는 루이스 해밀턴 경(sir)이라 불러야 한다.
루이스 해밀턴 경은 파가니, 페라리 등등 고가의 슈퍼카를 소유하고 있지만 그의 첫 차는 소박하게도 미니 쿠퍼다. 그가 탔던 미니는 BMW에 인수된 후 생산한 첫번째 미니인 R50 미니 쿠퍼다. 너무 커진 지금과 달리 미니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사이즈에 1.6리터 엔진이 탑재되어 다소 출력은 낮지만 미니는 고카트 같은 움직임으로 지금도 많은 마니아 층을 가지고 있다. 또한 루이스 해밀턴의 드라이빙 연습에 많이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알핀 F1 페르난도 알론소,
르노 메간
르노 F1팀도 2021시즌부터는 자사의 스포츠 브랜드인 알핀으로 이름을 바꾸고 출전했다. 마찬가지로 드라이버도 기존과 동일하다. 알핀의 드라이버인 페르난도 알론소는 월드 챔피언을 2회 차지했으며, 2005년 슈마허 시대를 끝낸 역사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생각보다 언행이 거칠어서 논란을 자주 일으켰지만 실력이 우수해 팬층이 매우 두텁다.
그의 첫차는 르노 메간으로 차를 구입한 시기는 F3 선수 시절 때다. 물론 르노 F1팀으로 이적한 이후에도 그 차를 계속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바로 두번의 월드 챔피언을 거머쥐었으므로 르노와는 매우 각별하다. 알론소의 메간은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생산된 1세대로 갈색이었다고 전해진다. F1 드라이버의 차답지 않게 매우 평범한 퍼포먼스를 지니고 있다.
맥라렌 다니엘 리카르도,
토요타 하이럭스
맥라렌의 주요 선수인 다니엘 리카르도는 특유의 웃는 얼굴로 스마일맨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서글서글한 성격 때문에 안티팬이 적다. 아직 우승 경험은 없지만 그랑프리 우승은 7회 달성했다. 실력도 있지만 그가 유명한 이유는 바로 GP에서 포디움에 올라서면 신발에 샴페인을 담아 마시는 퍼포먼스 때문이다. 이 행동은 장난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다니엘 리카르도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다니엘 리카르도의 첫 차도 그의 성격만큼 매우 독특하다. 픽업트럭이 인기 있는 호주에서 나고 자라서 그런지 토요타인 하이럭스를 첫차로 타고 다녔다고 한다. 토요타 하이럭스는 1968년부터 생산된 토요타의 오래된 픽업트럭이다. 리카르도는 2004년 출시된 7세대 하이럭스를 탔다. 하이럭스는 BBC 탑기어 방송을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시동이 걸리고 북극에서도 트러블 없이 움직이는 것을 여과 없이 나와 우수한 내구성을 제대로 검증 받은 픽업트럭이다.
알파로메오 레이싱 올렌 키미 라이쾨넨,
라다 리바
3대 ‘플라잉핀’ 키미 라이쾨넨은 41세로 F1현역 드라이버 중에 최고령으로 은퇴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도 데뷔 초창기에는 초신성이라 불리며 미하엘 슈마허를 넘어서는 천재 드라이버로 불렸다. 키미 라이쾨넨의 스타일은 인간의 움직임을 넘어선 빠른 페이스 주행이 특징이다. 특히 2019년에 4분만에 11대를 추월하는 퍼포먼스를 보여 주며 건재함을 과시 했다.
키미의 첫차는 매우 특이하다. 바로 러시아 자동차인 라다 리바다. 라다 리바는 1979년 피아트 124를 러시아 환경에 맞춰 로컬라이징해 출시한 러시아를 대표하는 자동차다. 그의 고향인 핀란드는 러시아와 근접해 있어 러시아 자동차가 많이 판매되는 나라다. 키미가 그 차를 구입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추측된다. 그런데 키미는 예상과 달리 이 라다 리바를 매우 좋아했다고 하며 직접 정비도 하고 도색까지 했다고 한다.
이처럼 초고속 영역에서 기계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F1 드라이버들도 처음에는 매우 평범한 자동차로 시작했다. F1 2021시즌도 어느새 중반을 접어 들고 있다. 4경기 중 루이스 해밀턴 경이 3번의 GP 우승을 차지했으며 막스 페르스타펜이 1번 우승했다. 이번에도 루이스 해밀턴 경이 우승해 미하엘 슈마허의 기록을 넘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F1이 이렇게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데는 드라이버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결코 다가가기 어려운 스포츠가 아니다.
글
정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