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로의 탄탄해진 주행 감각, 바뀐 타이어도 한 몫 한다? 콘티넨탈 장착한 시그니처 트림

1월 말 미디어 시승회 이후 각 미디어와 인플루언서들에게 뿌려진 기아 니로 2세대(SG2)는 최상위 트림인 시그니처입니다. 빌트인 캠까지 장착된 최상위 옵션이므로 3,700만 원이 조금 넘는데요. 플랫폼도 바뀌고 파워트레인의 세부 구조 변경(실린더 일체형 배기 매니폴드, 2세대 DCT 적용 등)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습니다. 

각 시승차를 타 본 미디어 관계자들과 인플루언서들의 공통적인 메시지가 있습니다. 바로 주행 감각이 탄탄해졌다는 것인데요. 휘청거림이 많았던 1세대 대비 선회구간에서의 견고함 등은 상당히 발전한 모습이라는 평이 많습니다. 물론 추월 가속 이상의 고속 영역에서 후륜 쪽 마찰력이 부족한 점은 있으나, 이 역시1세대 대비 개선된 수준이라고 합니다. 

니로의 라이드 & 핸들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부분은 아무래도 3세대 플랫폼에 기반한 섀시 세팅일 것입니다. 1세대 니로 하이브리드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벼우면서도 무게 중심은 안정화하고, 유연성과 강성을 적절히 조화시킨 세팅은, 이제 해외에서도 기본 이상은 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시그니처에 적용되는 휠의 직경은 18인치고 단면폭은 225㎜, 편평비 45%입니다. 과거에도 최상위 트림에는 이 사양의 휠과 타이어가 적용됐습니다만 새로운 섀시와의 궁합이 더 우수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출고 사양의 타이어도 바뀌었습니다. 콘티넨탈의 ‘프로콘택트 RX(ProContact RX)’ 사계절 타이어죠. 일반적으로 우수한 연비와 마일리지 지향의 타이어는 구동 저항이 적지만 그만큼 마찰력을 발휘하는 데 약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타이어 제조사들은 하이브리드 컴파운드를 통해 이 두 가지 상반되는 특성을 하나로 녹여내고자 하는데요. 그 성과는 점차 가시화되고 있으며 콘티넨탈의 프로콘택트 시리즈가 대표적이라 평가받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시리즈 뿐만 아니라 콘티넨탈에는 RX, TX라는 기호가 붙어 있는데, RX는 SUV용, TX는 세단용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콘티넨탈은 현대기아차와 좋은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기아만 해도 EV6, 쏘렌토, 스포티지에 출고 타이어를 제공하고 있고 현대차 투싼에도 출고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오랫동안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는 폭스바겐 그룹에는 포르쉐 타이칸의 전용 타이어와 아우디 e-트론의 전용 출고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전기 및 하이브리드 전용 타이어인 콘티 E 콘택트(Conti.eContact)또한 이런 고객사의 면면에서 볼 수 있는 바, 전동화 차종 전용 타이어 개발과 공급에서 콘티넨탈의 성과를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콘티넨탈은 2011년, 또한 이런 고객사의 면면에서 볼 수 있는 바, 전동화 차종 전용 타이어 개발과 공급에서 콘티넨탈의 성과를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콘티넨탈은 2011년, 전기 및 하이브리드 전용 타이어인 콘티 E 콘택트(Conti.eContact)를 공개하며 전동화 시대의 개막에 대비했습니다. 그 결과 글로벌 10 전기차 제조업체  6곳이 표준 장착 공급사로 콘티넨탈 선택했으며2020년 기준 폭스바겐ID.3 를 비롯해 유럽서 출고되는 주요 전기 승용차·밴의 절반이 콘티넨탈 타이어를 채택했습니다.  테슬라 ‘모델3’, ‘모델 S’ 등 미주에서 출고되는 전기 승용차·밴의 50% 이상도 콘티넨탈입니다. 

물론 콘티넨탈이 국내 시판 중인 국산차 출고 타이어로 자리잡은 것은 제품의 우수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죠. 소비자들의 고급 제품 지향이라는 트렌드, 오랫동안 현대기아차와 좋은 파트너였으나 수 년 전부터 급격히 악연이 된 한국타이어와의 결별 등 많은 조건이 있었죠. 이미 1세대 니로의 최상위 트림에도 미쉐린 제품이 들어갔습니다. 브랜드 가치야 미쉐린이 글로벌 1위입니다만, 냉정하게, 콘티넨탈이 제시한 납품 조건이 미쉐린의 조건보다 좋았을 겁니다. 만약 니로에 미쉐린을 장착하고 싶다면 그것도 가능합니다. 추후 기회가 된다면 동일한 제원 수치의 미쉐린 크로스클라이밋 2(더 뉴 니로용)를 장착해보고 비교해보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뭐가 됐든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브랜드의 제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이를 합리적인 가격에 출고 사양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나쁜 일이 아닙니다. 그만큼 차의 거동 특성에 맞춰 개발하기 때문에 애프터마켓의 시제품보다 차와의 궁합도 좋을 수 있죠. 다만 타이어의 브랜드가 차의 모든 거동을 책임져주는 것은 아닙니다. 수명과 거동에 더 영향을 미치는 건 관리니까요.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