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분기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대비 11% 축소되었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고물가의 지속이 신차 구매 수요를 위축시켰다. 전기차 또한 이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조사 결과 2024년 1분기 자동차 판매량은 (승용·상용차 합산) 40만 1322대였다. 전년 동기(45만 2539대)에 비해 11.3% 줄어든 수치다.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감소세였다.
2024년 1분기 자동차 판매량에서 국산차 내수 실적은 34만 5378대로 전년 대비 11.1%, 수입차는 5만 5944대로 12.5% 판매 실적이 줄어들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와 기아조차의 내수 실적은 각각 16만 277대, 13만 7863대로 전년 대비 각각 16.1%, 2.9%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KG모빌리티는 전년 대비 46.5% 감소한 1만 2212대, 르노코리아는 21.2% 감소한 5491대를 기록했다. 한국GM만 6919대를 팔아 전년 대비 80.3%나 늘었지만 지난해 내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수입차도 상황이 비슷하다. 독일 완성차 3사인 BMW,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의 판매도 일제히 감소했다. BMW는 올해도 국내 수입차 시장 1위지만 올해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6.4% 줄어든 1만 6968대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1만 720대를 팔아 지난해 대비 28.3%나 감소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홍해 등의 물류 리크스로 인해 차량 수급에 차질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아우디는 국내에서 1100대를 팔아 전년 대비 84.1% 줄었다.
전기차도 판매 위축의 상황을 피해 가지 못했다. 그동안 전기차는 많은 관심과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해 1분기 판매량은 2만 5550대에 그쳐 지난해 대비 25.3% 줄었다. 다만 테슬라는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으로 국내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2024년 1분기 자동차 판매량에서 그나마 내수 시장에서 인기를 누리는 차량은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1분기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대수는 작년 대비 46.3% 늘어난 9만 9832대로 집계됐다. 액화석유가스(LPG) 차량도 1t 트럭의 호조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129.3% 증가한 3만 8230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특정 브랜드의 부진이 아니라 자동차 업계 전반이 위축됐다”면서 “고금리·고물가 등이 장기화되면서 가처분 소득이 줄었고,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의 금리가 높은 수준이 유지되면서 내수 시장에 악영향을 준 것 같다”라고 했다. 아울러 지난해 6월을 끝으로 개별소비세 감면 조치가 종료되면서 세금 부담이 늘었고,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자 자동차 업체들이 차량 가격을 전반적으로 올린 것도 판매 부진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8000만 원 이상의 고가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장착하도록 의무화한 영향도 있다는 반응이다. 자동차 업계는 할인 프로모션과 저금리 할부금융 상품 출시, 오프라인 전시장 확대 등 내수 판매 확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글 / 고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