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이든 지표든 경기가 안 좋다. 그래서 국산 및 수입 중고차 모두 작년에 비해 가격이 하락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000만 원대 수입 중고차들도 꽤 많다.
1000만 원대 수입 중고차라면 연식이 좀 있거나 주행거리가 긴 차량도 꽤 있다. 흔히 주행거리가 짧은 차량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연식 대비 주행거리가 길다는 것은 장거리 고속 주행이 많았다는 뜻이다. 자동차는 장거리 고속 주행 보다 막히는 길을 주행하는 경우가 가혹 조건이다. 또한 제때 소모품 교체와 나름의 관리가 되었다면 주행거리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엔카의 가격을 기준으로 명성과 하차감, 재미를 기준으로 천만 원대 중고차를 골라봤다. 조금 뻔할 수도 있는 리스트 일수 있지만 이유가 있다.
명성의 독일차
벤츠 C클래스
1000만 원대 수입 중고차 중에는 최신의 W206 C클래스는 아니지만 W205에 주행거리는 7~8만 km 정도, 2015~2016년형의 C200이라면 천만 원대 중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검색에 공을 좀 들이면 같은 연식에 더 짧은 주행거리의 차량도 쉽게 발견된다. 당연히 W205과 W206 사이에는 꽤 오랜 시간이 흘렀기에 디자인 트렌드의 변경이 느껴지기는 한다.
하지만 신차 가격을 생각해 보면 감가가 꽤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 아울러 2019년식 이상의 C200이나 C200 아방가르드, C200 쿠페 및 카브리올레의 가격은 2~3천만 원 선이다.
BMW 320i
벤츠에서 C클래스라면 BMW는 3시리즈다. 기본 모델인 320i 중 최신의 G20 바디 대신 한 세대 전 F30 바디의 2014년식, 6만 km 정도의 차량이 1천만 원대 초중반이다. 2016년식에 5만 km 미만이라면 1천만 원대 중후반 가격이 된다. 플랫폼 변경과 함께 디자인도 변경되었지만 보는 시선에 따라서는 아주 오래된 느낌은 들지 않는다.
디젤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만큼 320d라면 더 최근 연식에 짧은 주행거리의 차량도 가능하다. 2017년식에 8만 km, 2018년식에 3만 km가 채 되지 않은 매물도 1천만 원대 중후반에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118d는 더 저렴하다.
하차감의 캐딜락
놀랍게도 1000만 원대 수입 중고차 중에는 캐딜락 CTS도 있다. 캐딜락 CTS는 정말 괜찮은 차량이지만 국내에서 인기가 높지는 않다. 그렇기에 BMW와 벤츠처럼 한세대 전 모델이 아니라 3세대 모델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2017년식 10만 km 매물은 1천만 원대 초반이며 잘 찾아보면 2018년식 3만 km 미만의 매물이 1천만 원대 후반이다.
캐딜락 역시 연식에 따라 디자인이 많이 변경되었지만, 존재감 있는 디자인의 차량을 천만 원대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재미의 폭스바겐 골프
만약 재미있는 차량을 찾는다면 폭스바겐의 골프 7세대 GTI다. 현행 골프는 8세대고 출력은 211마력에서 245마력으로, 토크는 35.7kg.m에서 37.8kg.m으로 올라갔다는 것과 6단 DSG가 7단 DSG가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손 아프게 휠을 돌려야 등받이를 조절할 수 있었던 7세대와 달리 8세대는 전동 시트다. 반면 7세대는 저공해차 혜택으로 남산터널 통행료가 무료에 공영주차장 20% 할인(원래 50%에서 법 개정으로 20%로 변경)이라는 메리트가 있다.
폭스바겐 골프 7세대는 판매된 차량 대수가 많은 편이다. 그래서 정식 수리센터 예약이 쉽지 않지만, 폭스바겐 차량을 전문적으로 봐주는 사설 수리센터가 꽤 많은 편이며, 부품 수급도 상대적으로 쉽다.
연식이라면 아우디
구매 후 수리 비용이 부담 때문에 짧은 주행거리와 연식도 오래되지 않은 차량을 찾는다면 아우디가 제격이다. 앞선 두 독일 브랜드에 같은 가격이면 연식과 주행거리는 더 짧다. 2018년식에 4만 km A3은 천만 원대 중반, 2.5만 km 모델은 천만 원대 중후반이다.
소개한 1000만 원대 수입 중고차들을 보고 너무 뻔한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을 것 같다. 뻔한 것을 고른 이유는 누가 타던 차인지, 어떻게 관리되었는지 알 수 없는 것이 중고차며 연식이 너무 오래되면 고장이나 사고가 났을 때 부품 수급이 어려워 고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고차 가격은 단순히 오래됐다고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보통 다들 생각하는 신차 가격과 인기에 더해 유지비와 수리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된다. 만약 차를 잘 모른다면 중고차 안심 구매 동행 서비스도 도움이 된다.
글 / 고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