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가 차량용 음성 어시스턴트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 특허 획득은 2024년 1월이지만 신청은 무려 2020년 8월에 진행됐다.
이 특허는 머신 러닝을 사용해 독특한 개성을 가진 차량용 음성 어시스턴트에 대한 것이다. 주요 내용은 디지털 어시스턴트가 프롬프트(사용자의 질문이나 요청)에 응답할 때 사용하는 단어나 말투, 음조, 발음이 학습을 통해 꾸준히 진화한다는 것. 또한 이 특허에는 차량용 음성 어시스턴가 모방하려는 성격 특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어투가 포함되어 있다.
내용을 보면 유명인들이 디지털 어시스턴트의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포드는 명확히 그렇다고 이야기한 것은 아니지만(법적인 문제가 있으니), 특정한 성격 유형의 유명인사에 대한 소셜 미디어 게시물이나 음성 및 비디오 인터뷰, 책이나 기사를 이용해 차량용 음성 어시스턴트가 학습을 진행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많은 자동차에 차량용 음성 어시스턴트가 있지만 포드는 이 시스템에 개성을 부여하겠다는 것이 이 특허의 골자다.
이 기능이 적용되면 목적지를 검색할 때 더 생동감 있는 대답을 들을 수 있다. 또한 평소 존경하거나 닮고 싶은 유명인과 비슷한 느낌이라면 운전자는 음성 어시스턴트와 더 자주, 더 오래 대화를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시간이 더 지나면 마치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자비스’처럼 험로에 돌입하면 알아서 차체를 높여 주고 카메라로 진행로를 분석해 어떻게 운전을 할지 알려주는 역할도 하게 되지 않을까?
사실 포드는 이미 비슷한 기능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다. 작년 7월 포드는 호출문구 없이 대화와 실제적인 경험을 제공하면서 모바일 비서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특허를 출원했다. 포드는 ‘항시 청취 및 활성화된 음성 비서 기능 및 차량작동’이라고 설명했는데, 이런 식이다.
운전자가 ‘오늘밤 디트로이트에서 디트로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있어. Ford, 어떻게 생각해? 내 생각에는 기름은 충분한 것 같은데 날씨가 매우 추울 것 같아’라고 말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차량은 실제 연료와 연비를 계산해 연료가 충분한지를 측정해 알려주고, 오케스트라에 대한 역사와 특징을 설명해주며 날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제 여기에 차량용 음성 어시스턴트의 개성을 부여하겠다는 의미다.
자동차 회사들은 이런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CES2024에서 벤츠는 AI 기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공개했으며, 폭스바겐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챗GPT를 통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모든 특허 신청이 그렇지만 내용 그대로 차량에 적용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챗GPT의 부상으로 이런 아이디어가 트렌드에 부합하는 것은 명확하다. 기술 대기업들은 음성을 항상 청취하는 비서 기능을 만들었고 더 실제적인 대화가 가능하게 되었지만 개인정보 관련 문제 해결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이다. 포드 역시 이런 기능들을 양산 모델에 적용한다면 운전자 데이터에 대한 권한 확보와 그에 따라는 개인정보 관련 문제 해결이 중요해진다.
포드는 원래 자율주행과 인공지능에 관심이 꽤 많은 자동차 회사 중 하나다. 몇 년 동안 포드는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아르고 AI에게 꽤 큰 투자를 진행했으며, 폭스바겐도 동참했다. 하지만 아르고 AI는 2020년 10월 돌연 폐업을 선언했다. 막대한 투자금이 들어갔지만 가까운 시일에 수익을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아르고 AI의 일부 직원은 포드가 설립한 자율주행 관련 자회사인 래티튜드 AI로 자리를 옮겼으며, 이곳의 수장 역시 포드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술 담당 전무다. 래티튜드 AI는 작년 3월에 출범해 현재 자율주행과 함께 인공지능 개발과 관련된 사업을 진행중이다. 래티튜드 AI는 이미 8,000km 이상의 자율 주행기록을 가진 블루 크루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글 / 고진우 기자
자료 / 포드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