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쿠미의 새로운 적수 마쯔다 RX-7 2세대

아키나 산의 왕자 후지와라 타쿠미가 또 다른 적수, 마쯔다 RX-7 2세대(FC)를 만난다. 드라이버는 다카하시 료스케. 타쿠미에게 RX-7 3세대인 FD로 도전했다가 패한 다카하시 케이스케의 형이다. 이는 오는 8 25일 개봉하는 <신 극장판 이니셜 D: 레전드3 몽현>의 메인 플롯이다. 사실 타쿠미의 AE86은 고정되어 있는 주인공이기에, 실질적으로 이 에피소드에서 주목해 할 자동차는 료스케의 자동차다.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며, 로터리 엔진을 얹은 마쯔다의 대표적 명차이기도 한 RX-7을 간략히 살펴보기로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RX-71985년 가을에 선보인 RX-7 2세대인 FC의 포문을 연 기종으로, FC-3S라는 코드명을 갖고 있다. 또한 사바나라는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하다. 1,308cc(654ccX2)의 로터리 방식 가솔린 엔진과 트윈 스크롤 터보 차저, 5단 수동변속기의 파워트레인은, 185hp(6,500rpm)의 최고 출력과 25kg·m(3,500rpm)의 최대 토크를 발휘했다. 구동 방식은 타쿠미의 토요타 AE86과 같은 프론트 엔진, 후륜 구동 방식이다.

1차 세계대전 무렵에 태어난 로터리 엔진은 장단점이 극명히 엇갈리는 엔진으로 알려졌다. 로터가 회전하면서 흡입, 압축, 폭발, 배기의 행정을 모두 진행하는 까닭에, 피스톤의 왕복 운동을 회전 운동으로 바꿔 주는 별도의 장치가 필요없었다. 이로 인해 에너지 손실을 최대한 줄일 수 있으며,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적은 배기량을 통해서도 강한 출력을 구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엔진 블록과 계속 충돌해야 하는 로터 특성상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하지만 마쯔다는 견고한 기초 과학 분야의 연구 능력을 바탕으로 엔진 블록에 카본 소재를 덧대고 강성을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참고로 마쯔다의 이런 노력은 1991, 4로터 방식의 787B 엔진을 얹은 RX-7의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 우승으로 보답받았다. 이는 일본 자동차 최초의 르망 우승이자, 로터리 엔진이 거둔 유일무이한 르망 우승으로 기록되었다.

타쿠미에게 도전장을 던진 타카하시 료스케가 드리프트에는 드리프트로 맞선다며 호언장담한 것은, 엔진뿐만 아니라 FC의 하부 구조와 조향장치에 대한 자신감에 기인한 것이기도 했다. FC는 세미 트레일링 암 방식의 독립식 후륜 서스펜션을 채용함으로써, 한쪽 바퀴의 상하 움직임이 반대편 바퀴에 영향을 주지 않게 됐다. 또한 기존의 웜 기어와 베어링을 이용한 방식에서 탈피한 랙 앤 피니언 방식의 스티어링이 더해졌는데 이는 전륜의 스트럿 방식 서스펜션과 더해지며, 전 세대 기종에 비해 날카로운 조향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이전 세대에는 선택 사양으로 분류되었던 디스크 방식의 브레이크가 기본 사양으로 들어오면서 제동 능력 역시 크게 증가했다.

이 자동차는 미국 시장에서만 약 8 6,000대의 판매를 기록하며 비교적 성공적인 세일즈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당시 미국인들이 선호하던 포르쉐 924를 닮은 디자인의 공이 컸다. 실질적으로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 등 동력 성능은 오히려 924를 능가했다. 이는 RX-7 2세대의 개발 프로젝트 책임자였던 아키오 우치야마의 전략이기도 했다.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둔 차량이지만 2세대 RX-7 1992 3세대인 FD에 자리를 내주고 1992년에 단종되었다. <신극장판 이니셜 D : 레전드 3 몽현>은 일본 자동차에 있어 또 하나의 전설을 다시 만나 볼 기회이기도 하다.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