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면허를 탈출한 여성운전자를 위한 조언

면허를 땄다. 면허 취득 후 오랫동안 운전 할 일이 없었다. 여행을 떠나기 위해 운전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면허증을 꺼내고 다시 운전대를 잡아야 할 때다. 하지만 장롱 면허였던 탓에 막상 운전대를 잡으니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코 앞으로 다가 온 여행일정. 어떤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

여성은 통상적으로 남성에 비해 자동차 정보에 관심이 적은 편이다. 오래 전부터 운전이 당연시되어오던 남성은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물론 시대가 바뀌면서 운전 능력에 있어서 성별을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게 되었다. 하지만 장롱 면허로 한 동안 지낸 경우에는 자동차를 비롯한 도로의 모든 환경이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미리 알고 조심하면 어떤 상황에도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한 여성운전자들이 차근차근 되짚어야 할 운전상식을 소개한다.


주행 전에 미리 준비합시다

주행을 시작 하기 전, 준비단계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오랜만에 운전대를 잡은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익숙해져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 나의 상태와 자동차의 상태 모두 살펴야 한다. 고속도로는 장거리, 장시간 운전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장시간 운전에도 문제없는 상태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운전자세부터 룸미러, 사이드미러 조절까지. 탈 없는 운전을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운전자세는 일반적으로 의자에 앉는 자세와는 다르다. 엉덩이를 시트 깊숙이 밀고 허리를 등받이에 붙인다. 100~110도 정도로 등받이의 각도를 맞추면 좋다. 운전대를 양손으로 잡을 때는 기본적으로 9 15, 1010분 방향으로 잡는다. 페달은 발바닥 전체를 얹어 최대한으로 밟았을 때 오른쪽 무릎이 구부러지는 각도가 130도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후방을 살필 수 있는 사이드미러 시야에 맞게 올바르게 조절해야 한다. 지평선 부분을 사이드미러 중간에 오도록 상하를 조절한 뒤, 좌우 각도를 조절하기 위해 임의로 세로줄을 만들고 1/4 정도에 내 차량이 보이도록 조절하면 된다. (숙련자의 경우, 1/5정도로 조절) 룸미러는 운전석에서 봤을 때 뒷유리 전체가 보이도록 한다. 뒷자리에 있는 목 받침 끝이 살짝 보일 정도로 상하각도를 잡아주면 된다. 너무 아래에 위치하게 되면 뒤따라오는 차의 헤드라이트가 반사되어 눈부심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고속도로의 많은 차선, 어디로 달려야 하나요?

고속도로는 여러 개의 차선으로 나누어져 있다. 하지만 모든 차량들이 차선 구분 없이 달리는 게 아니다. 차선에도 규칙이 있다. 1차로는 추월차로로 추월 시에 달리는 차선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1차로가 버스 전용 차선일 수도 있으며, 이 경우에는 2차로가 추월 차선이 된다. 1차로의 경우는 원칙적으로 추월 할 때만 이용해야 하며, 지속적인 주행은 금지되어 있다.
 
편도 2차로의 경우, 1차로는 추월 차로, 2차로는 모든 자동차의 주행 차로가 된다. 편도 3차로의 경우, 1차로는 2차로가 주행 차로인 자동차의 추월 차로, 2차로는 승용차와 승합차의 주행 차로, 3차로는 화물차, 특수자동차 및 건설기계의 주행 차로다. 편도 4차로의 경우, 1차로는 2차로가 주행 차로인 자동차의 추월 차로, 2차로는 승용차, 중소형 승합차의 주행 차로, 3차로는 대형승합차, 적재중량이 1.5t 초과인 화물차, 특수자동차 및 건설기계의 주행 차로가 된다. 고속도로 지정 차로 위반 시, 승합차, 4톤 초과 화물차, 특수자동차 및 건설기계는 5만원, 승용차 및 4톤 이하 화물차는 4만원의 범칙금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고속도로에서는 규정 속도 준수

고속 주행을 두려워하는 여성 운전자들이 있다. 빨리 달리면 사고가 날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속도로에서는 규정 속도로 달리지 않으면 오히려 위험하다. 최고속도만 제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최저속도도 있다. 고속도로에서 최저속도를 지정하는 이유는 일반도로와 달리 규정 속도로 주행하는 차량들에게 방해가 되고 이로 인해 사고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에서는 규정 속도 내에서 교통의 흐름에 따라 주행해야 한다. 고속도로 최고제한속도는 도로마다 다르지만 최저제한속도는 모든 고속도로에 통상적으로 50km/h로 제한되어 있다. 정속주행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고속도로에서는 정속주행보다는 흐름에 맞는 주행이 필요하다.


표지판 살피며 안전운전하기

운전을 할 때는 앞만 살피기도 버거울 때가 있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어디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2014년 경찰청 교통사고 통계자료에 따르면 여성운전자의 법규위반별 교통사고 비율은 안전운전불이행(22477), 신호위반(4927), 직진우회전진행방해(1470)로 안전운전불이행으로 인한 교통사고 비율이 가장 높았다. 운전자에게는 안전운전 의무가 있는데 이는 타인을 방해하는 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시해주는 항목이다. 이를 어겨 발생하는 것이 안전운전불이행이다.
 
도로에는 상황을 알려주는 표지판들이 있다. 교통안전표지는 크게 규제표지, 지시표지, 주의표지, 보조표지로 구분한다. 한마디로 잘 살피지 않으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 지 모른다는 것이다. 미리 주의해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 도로에는 운전자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있다. 처음에는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노력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표지판을 잘 보고 안전 운전을 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돌발상황, 침착하게 대처해요

운전을 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마주할 때가 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고가 일어났을 때는 머리가 하얘진다. 이럴 때 일수록 침착함을 유지하자. 
 
접촉사고가 났다면 비상점멸등을 켜고 정차한 뒤 현장 증거부터 확보해야 한다. 파손 부위와 상대의 차량번호를 확인하고 사고현장의 사진을 촬영한 보험회사 콜센터로 전화를 하면 된다. 이 때는 콜센터의 위치 추적을 통해 출동기사가 사고 장소까지 찾아오기 때문에 반드시 본인 직접 전화해야 한다. 또한 사고 시 차에 블랙박스가 없다면 주변에 통행하는 차량들에게 도움을 얻어 사고 당시의 동영상을 확보하도록 하자.
 
갑작스러운 사고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방어 운전이 최선이다. 또한 긴급상황이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머리 속에서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주행 중에도 주변 차량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교통의 흐름을 따르는 방어운전을 한다면 사고의 위험성도 줄게 된다. 


보행자도 살필 줄 아는 운전 습관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도로에는 운전자뿐만 아니라 보행자도 존재한다. 운전을 하다 보면 오히려 차량보다는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보행자들이 더욱 위험할 때가 있다. 분명히 보이지 않았는데 갑자기 나타나는 아이들, 자전거를 타고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 등 주변을 잘 살피지 않으면 사고는 언제,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횡단보도 및 교차로에는 차량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다닌다. 때문에 안전운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초보운전자는 주변 교통 상황이나 시설물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전방만 살피며 운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사고는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른다. 전방만 주시하지 말고 주변도 살피는 주행자세가 필요하다.


주차까지 매너 있게 마무리

주차를 위해 정해진 주차구역이 아닌 곳에 주차를 한다거나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주차를 할 때는 주차경계선을 꼭 지키고 사람들이 원활하게 차 사이를 이동할 수 있도록 사이드미러는 접어두는 것이 좋다. 또한 주차할 공간이 없어 주차라인이 아닌 곳에 주차를 하는 이중주차나 평행주차의 경우, 기어를 중립으로 해놓고 사이드 브레이크는 풀어놓아야 한다. 주차장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곳이다. 자신만 편하기 위해 치우쳐 주차를 하거나 지나치게 바짝 붙어서 주차를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자세다.

누구나 익숙하지 않은 것에는 두려움을 갖는다. 운전에 익숙해지는 시간 동안 법규를 준수하며 올바른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차는 굴러가는 기계이기 전에 사람이 움직이는 기계다. 여러 사람이 다니는 도로 위. 운전자끼리의 이해와 양보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장롱 면허라고 해도 조금만 주의하고 노력하면 베테랑 운전자 못지 않게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다. 도로가 두려웠던 여성들, 이제는 당당하게 도로로 나서자.


김은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