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를 잡은 슈퍼맨, 아빠 육아 운전 가이드

남자는 일 하고 여자는 살림 한다.’ 는 고정관념은 깨진 지 오래다. 집안일에서 육아까지 부부는 서로의 역할을 분담한다. 하지만 운전을 할 때만큼은 아직까지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랑 받는 아빠와 남편. 두 가지 모두 잡을 수 있는 아빠 육아 운전 가이드. 출발부터 도착까지의 과정을 차례대로 정리해보았다.


실내 청결 및 온도 유지

출발 전, 무엇보다 자동차가 깨끗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는 이물질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이동하면서 외부의 매연 혹은 미세먼지들이 차량 내부로 침입한다. 이런 먼지 및 이물질에는 어른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만큼 아이들에게는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실내 세차를 해야 한다. 제대로 실내 세차를 하지 못할 경우에는 자동차용 소형 청소기나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들은 온도에 민감하다. 때문에 작은 온도 변화만으로도 감기에 걸릴 수 있다. 겨울의 경우 아이와 엄마가 차에 타기 전에 미리 히터를 작동시켜 내부의 온도를 높여 줘야하며, 여름의 경우에는 에어콘의 작동으로 실내 온도를 낮춰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연령에 적합한 카시트 설치

아이에게 맞는 카시트의 설치는 기본이다. 카시트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의 차량이 벨트형인지 ISOFIX(이하 아이소픽스)형인지 파악해야 한다. 벨트형은 말 그대로 차량에 부착된 안전벨트를 이용해 카시트를 고정하는 방식이다. 아이소픽스는 뒷좌석에 카시트를 연결하는 부분을 규격화 한 것으로, 카시트를 차량에 장치된 레치에 끼워 고정하는 방식이다.

1세 미만의 13kg미만의 영아를 위한 영아용(신생아용) 카시트는 바구니 모양의 유선형 시트로 신생아를 눕힌 형태로 태울 수 있다. 영아용 카시트는 각도가 수직에 가깝지 않도록 설치한다. 이는 사고 발생 시 목 꺾임과 장기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아용 카시트의 설치 각도는 45도로 설치 하는 것을 권장한다.

체중 4~18kg 3~6세 유아용 카시트는 등받이가 분리되지 않는 일체형 카시트가 일반적이다. 아이가 스스로 앉을 수 있고 목을 가눌 수 있을 때 사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카시트다. 장착 시 앞 보기와 뒤보기를 원하는 대로 설치할 수 있다. 그러나 볼보는 XC90의 엑셀런스 차일드 시트라는 기능(콘셉트)을 통해 조수석 좌석의 뒷면을 영·유아용 좌석으로 한 장치를 공개한 바 있다. 이 경우 전방 추돌 사고가 나더라도 아이는 시트에 파묻히는 데 그친다는 원리다. 지난 4, 볼보 코리아 주최로 열린 자동차 안전 관련 세미나에서, 볼보 측의 해당 연구원은 뒤보기 방식이 아이의 안전을 위해 더 합리적임을 강조한 바 있다.

체중 36kg 이하의 7~12세 아동을 위해서는 분리형 카시트의 사용을 권한다. 몸을 가눌 수 있고 유아용 시트를 사용하기에는 체격이 크지만, 아직 성인용 차량 안전벨트를 착용하기 어려운 아이들의 앉은키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방석 모양 보다는 등받이까지 함께 있는 제품이 아이에게도 편하고 안전하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일일이 카시트를 바꾸는 것은 번거로울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체중 3.4kg~25kg 미만으로 대략 7세까지의 아이들에게 두루 맞는 올라운드형 카시트가 대안이다. 아이의 성장에 따른 신체 변화에 맞춰 변형이 가능하므로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다.


급출발, 급제동, 급회전의 3급(急)을 피하라

아이를 태우고 운전할 때는 자동차의 급조작을 피해야 한다. 대표적인 급조작은 급출발, 급제동, 급회전으로 이 3가지는 아이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3운전 습관은 무엇보다 사고 위험이 높다. 때문에 전방의 급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여유로운 운전이 필요하다.
 
자동차는 아이들에게 낯선 환경이다. 어른, 특히 운전자는 익숙하게 여길 진동이나 소음에도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불가피하게 고속 주행을 하거나 도로에 요철이 많아 아이가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에는 첼로나 목관처럼 낮은 음색의 악기가 등장하는 음악을 틀어주면 진정 효과가 있다. 요즘은 서너 살만 되어도 스마트 기기를 통해 동영상을 보는 아이들이 많다. 이 경우 뒷좌석에 동승한 보호자가 아이들을 위해 계속 휴대폰을 들고 있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 뒷좌석 헤드레스트 거치대나 각종 지지용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멀미는 성인들도 견디기 어렵다. 가장 확실한 대책은 출발 30분 전 멀미약을 먹거나 부착형 멀미약을 사용하는 것이다. 만약 아이가 이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 껌이나 사탕으로 대체해도 좋다. 단맛은 비장과 위장의 힘을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박하사탕은 위의 정상적인 작용을 돕는다. 또한 사탕을 물고 있으면 귀 안의 압력이 균등해져, 기압차로 인한 귀의 먹먹함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껌도 미각을 자극하면서 다른 곳으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멀미예방에 도움을 준다.

흔들리는 시선은 멀미를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이다. 이 때는 안대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아이가 평소 멀미를 심하게 겪는 편이라면 뒷좌석이 아닌 보조석에 앉히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흔들림이 적고 넓은 시야가 확보되기 때문에 멀미 예방에 효과가 있다. 대신 앞좌석에 앉은 만큼, 안전 벨트의 고정 위치를 조절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마무리까지 완벽한 아빠

목적지에 도착했다면 이제 모든 과정을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다. 주차를 할 때는 주변에 차량이 없는지 살피고 안전한 곳에 주차해야 한다. 유모차나 짐을 내릴 때는 되도록 넓은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면 아이가 내리는 쪽의 공간이라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아이가 유모차를 타야 하는 경우라면 엄마와 아이가 내리기 전, 유모차를 펴 내리는 쪽에서 대기하도록 하자.

아빠라는 이름을 갖게 되면 혼자 드라이빙을 즐길 때보다 신경 쓸 것이 많아진다. 아빠는 상대적으로 엄마보다 강한 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트 탈부착이나 안전 용품의 장착에 있어 유리한 점이 있다. 움직이는 차 안에서 내 아이를 지키는 슈퍼맨이 되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김은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