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명의로 일정 기간 빌려 쓰다 인수까지 가능한 ‘자동차 리스’는 본인이 직접 자동차를 구매하는 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하지만 장점만 보고 성급하게 진행 했다가는 흔히 말하는 ‘카푸어‘가 될 수도 있다. 많이 아는 자가 좋은 차를 얻는 법. 자동차 리스의 진행과정과 유의사항에는 무엇이 있을까?
리스는 일정기간 동안 리스료를 내면서 원하는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는 자동차 금융상품이다. 자동차 회사에 비용을 지불하는 할부와 달리 리스회사에게 차량이용에 따른 ‘이용료’를 지불하거나 명의만 빌려 자동차를 구입할 수도 있다.
LPG 차량 외 전 차종을 이용할 수 있고 렌터카와 달리 일반 번호판을 사용한다. 차량가격, 등록비용, 자동차세, 보험료, 정비비용 등이 이용료에 포함되며 자산, 부채 계산이 불필요하므로 회계처리가 단순하다. 계산서(면세)발급으로 전액비용처리가 되며 중도해지도 가능하다. 초기 부담금에는 선수금과 보증금이 있는데 선수금은 월 리스료를 선납하는 개념이다. 선수금을 많이 내면 이자가 줄어들며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돌려받을 수 없다. 보증금은 리스 회사에 담보로 맡기는 예치금으로 차량가격의 0~50% 정도까지 조정할 수 있으며 계약이 해지되는 시점에 돌려받을 수 있다.
자동차 리스를 하기 위해서는 홈페이지 혹은 전화상담을 통해 원하는 차량의 견적을 받은 후 기본 서류를 통해 차량 대여 가능여부를 확인한다. 이후 해당 회사의 담당자를 통해 구비서류 제출 하고 리스 신청을 완료 한 뒤, 계약서를 작성하고 보증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 과정까지 마치면 차량을 만날 준비가 끝났다. 차량이 출고됨과 동시에 자동차 보험가입과 등록까지 완료하면 차량이 인도되고 약정된 기간 동안 차량을 이용하면 된다. 기간이 종료되면 계약 조건에 따라 재리스, 반납, 인수 중 선택이 가능하다.
자동차 리스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일반 자동차 할부와 비슷한 개념인 ‘금융리스’는 자동차의 명의를 리스회사에 두고 리스 기간 동안 자동차 값을 분할하여 지불하는 방식이다. 차량명의는 리스 이용자로 이전 할 수도 있고 리스회사로 유지할 수도 있다. 계약 종료 시 리스 기간 동안 대부분 잔존가치 약정 없이 취득 가격 전액을 상환하게 되어 초기 리스료 부담이 많으나 계약 기간 만료 후 인수에 대한 부담이 적다. 말 그대로 자동차를 리스 해주는 것이 아닌 ‘금융을 리스한다’고 보면 된다. 할부와 비슷한 개념이기 때문에 비용처리 시 이자 부분만 비용처리가 가능하지만 비싼 차를 구입하더라도 재산으로 잡히지 않는 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소득세 절감 혜택을 원하는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차량명의를 리스사로 등록하는 ‘운용리스’는 소유권과 명의를 모두 리스회사가 갖는다. 차를 빌리는 대가로 보증금을 내는데 추후 100% 돌려 받을 수 있다. 금융리스와 달리 보증금 비율을 선택할 수 있으며 리스 시 1년에 운행할 수 있는 거리를 제한한다. 빌려 타는 것이기 때문에 중도 해약도 가능하지만 해약 수수료가 다소 비싸다. 하지만 들어가는 모든 금액을 비용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세금혜택이 필요한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들에게 선호된다.
차량 가격의 일부를 선수금으로 유예하여 만기에 상환하는 방식의 ‘유예리스’는 금융리스의 파생상품이다. 월 납입금액이 싸기 때문에 월 부담비용은 적지만 계약 만기에 들어가는 목돈이 크다. 주로 할부금이 부담스러운 젊은 층에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확실한 계획을 세워 놓은 상태에서 진행해야 한다.
자동차 리스는 자동차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동차 리스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리스를 취급하는 캐피탈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 별로 상품특징이 다양해져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늘어 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그만큼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자동차 리스도 결국 금융계약(대출)의 형식이다. 일반적인 리스회사는 은행과 마찬가지로 리스료 외에 별도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캐피탈은 제 2금융기관이다. 따라서 캐피탈에서 대출을 받게 되면 은행에서 대출 받았을 때 보다 신용점수의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차 가격의 절반 가량을 차후에 갚는 유예리스는 월 납입금을 낮출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신용 등급도 하락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로 인해 자동차 구매비용과 유지비용을 합한 비용이 본인의 총 수입이나 재산가치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을 뜻하는 ‘카푸어(car poor)’가 될 수도 있다. 카푸어는 주로 자산운영이 미숙한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낮아진 신용등급으로 인해 은행권에서 신용대출을 받는 것도 힘들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리스 승계 업체인 ‘다이어트카’에서 출시한 서비스인 ‘리스이자계산기’는 총 비용과 이자가 쉽게 계산되어 자동차 리스 견적이나 가격을 쉽게 비교할 수 있다. 신차에서 중고차. 모든 리스차량에 적용이 가능하므로 오토리스, 중고차 리스, 리스승계 등 복잡한 리스상품에 대해 총 납입금액과 금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현재는 다이어트카 사이트에서만 이용 가능하며 리스차량 등록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개인 간 직접 거래 시에는 수수료가 없다. 유료 서비스 신청할 경우 SK엔카, 오토인사이드, 다음중고차 등에도 동시에 등록이 가능하다.
다른 사람이 이용중인 리스 상품을 넘겨 받는 ‘리스승계’도 있다. 리스승계는 중고차 직거래 시 이루어진다. 판매자는 리스 해지에 대한 중도해지 수수료 부담을 없앨 수 있고, 구매자는 비교적 저렴한 초기비용과 깔끔한 차량상태 등의 조건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리스승계는 리스회사가 넘겨 받을 사람의 신용도 등 조건을 체크한 다음 이용기간이 끝나면 보증금은 넘겨 받은 사람에게 지급된다. 승계 수수료와 남아 있는 원금 및 이자를 지불해야 완납처리가 되며 명의 이전 등록 시 취득세 및 등록세 등을 납부해야 완전하게 명의가 받는 사람에게 돌아간다.
하지만 기존에 차량을 운행하던 사람의 범칙금이 누적되어 있으면 차량을 리스 받은 사람에게 범칙금이 부과 된다 거나 제대로 처리가 되지 않은 사항으로 인한 피해가 생길 수 있으므로 상호 관계 정리가 중요하다. 또한 리스 승계는 임대자 간의 계약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없다. 이런 점을 악용하는 중개업자들이 차량을 속이거나 잠적하게 되면 모든 책임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지게 된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중간에 딜러를 통하지 않는 직거래가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계약이 이행될 때까지 차량을 공신력 있는 제 3자가 맡아두는 ‘에스크로 제도’와 같은 리스 승계 보호제도의 도입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요에 따라 공급의 양도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것은 그럴만한 혜택과 이득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기도 하지만 그만큼 허점을 노려 이득을 챙기려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존재하는 법. 보여지는 빛에 현혹되지 않고 그림자까지 살필 줄 아는 감각을 가진 현명한 소비자가 되자!
글
김은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