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차차차, 반전 가득한 자동차 이슈

자동차에는 많은 사람들의 욕망과 사연이 얽혀 있으며, 많은 이야기를 낳는다. 오늘도 지구촌에서는 자동차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가 일어나고 있다. 평화로운 지구촌의 자동차 관련 이슈들을 챙겨보았다.
 
새옹지마, 전화위복 등의 사자성어는 한 사람의 인생 뿐 아니라 세상의 많은 일이 반전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알려준다. 자동차와 관련된 이슈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이를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말이다.


R8이 크리스마스 트리 쇼핑용?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쓴다는 속담은 요즘 말로 재능의 낭비를 뜻한다. 하지만 소 잡는 칼이든 재능이든 쓰는 사람이 만족한다면 상관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영국의 슈퍼카 전문 블로거이자 유튜브 신 스루 더 글래스(Seen Through the Glass)’의 운영자인 은 다소 기인적인 면모를 보여 주었는데, 이번에는 크리스마스 시전에 맞춘 동영상에서 똘끼를 유감없이 보였다. 바로 아우디 R8 스파이더로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할 전나무를 실어 나르는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람보르기니의 우라칸과 공유하는 5.2리터(5,204cc) V10 자연흡기 엔진에 7 DCT를 결합한 파워트레인의 이 자동차는 18만 유로에 달한다. 신 스루더 글래스의 영상을 보면 이런 자동차 위에, 거의 이 자동차의 전장(4,426)에 근접하는 전나무를 실은 채 달리는 장면이 연출되어 있다. 최대 토크가 55kgm를 넘는 점을 감안하면 이 작업이 조작은 아니겠지만, 거의 오프로드 차량을 방불케 할 만큼 덕지덕지 붙은 흙은 자동차 마니아들의 가슴을 아프게 할 정도다. 더구나 스파이더 차량이기에 침엽수의 뾰족한 잎으로부터 운전자 자신을 지키기 위해 푸른 천을 씌우고 있다.
 
이 소식을 전한 카스쿱스(www.carscoops.com)의 필진이자 블로거 중 하나인 브래드 앤더슨은 적어도 R8 PPF(도장보호 필름) 성능은 확실히 증명되었다고 덧붙였다. 만약, 신 스루 더 글래스 운영자가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이, R8 PPF 성능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면 세계적으로 곤경에 빠진 아우디가 감사해야 할 장면인 셈이다.


시카고 10대가 운전한 페라리 488, 이발소 들이받고 완파

지난 12 10, 미국 일리노이주 샴페인에서는 한 10대 소년이 운전하던 페라리 488 GTB가 주차되어 있던 SUV 차량을 들이받은 후 인근 이발소에까지 들이닥쳤다. 이 사고로 페라리 488 GTB는 완파됐다. 사고를 당한 SUV는 볼보 XC90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최소 24 5,000 달러 이상인 이 자동차로 이 같은 사고를 낸 운전자는 갑자기 자동차를 제어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 자동차에 탑재된 엔진은 3.9리터, V8 트윈 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670hp(8,000rpm)의 최고 출력과 77kgm(3,000rp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운전에 미숙한 사람이라면 순간적으로 엑셀러레이터를 밟았을 때 발생하는 엄청난 토크를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행히 이발소 안에 있는 사람들이나 운전자 모두 무사했다. 이발소 종업원인 제이슨 버리스는 한참 이발 기계로 이발에 몰두해 있어 중심을 잃고 요동치던 페라리 488 GTB가 가게를 향해 다가올 때에야 사태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엄청난 사태였지만 이발소 주인은 가게가 고쳐지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어린 운전자가 다치지 않았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지 경찰은 난폭운전과 차선 위반이라는 두 가지 사안으로 운전자를 입건한 상태다. 다만, 경찰은 운전자에게서 음주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전 있는 남자 트럼프, 엘론 머스크 품나

최근 트럼프의 입을 자처했던 보수 성향 아나운서 로라 잉그램은, 테슬라 및 엘론 머스크에 대한 정부 지원사업 발주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인사는 트럼프 집권 시 백악관 입성도 거론되던 인물이라, 테슬라 측의 위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그런데 트럼프가 그의 대통령직 인수와 관련된 자문위원 그룹에 엘론 머스크를 넣었다. 엘론 머스크뿐만 아니라 우버의 CEO인 트래비스 칼라닉,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도 리스트에 올라갔다. 트럼프가 미국에서 쇠락한 전통적 제조업 지지자이자 실리콘 밸리 기업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이미지에 대한 반전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성공한 경영인이고 경제 이슈와 관련해서는 냉정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감안한다면 이는 놀라운 일은 아니다. 실제로 트럼프는 이러한 자문위원단 구성과 관련해 현재 미국에서, 수출과 수익 창출 면에서 가장 매력적인 회사들이 실리콘 밸리에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역시 트럼프가 선거 기간 동안 견고한 지지층을 끌어모으기 위해 극단적인 이미지 전략을 썼을 뿐, 철저히 실용주의에 입각한 정책 방향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저승 갈 때 벤틀리 타고 가겠다던 남자의 근황

진시황은 지하세계에서도 자신의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병마용(병사와 마차 인형들) 군단을 만들었다. 그리고 브라질에는 벤틀리를 타고 사후세계로 가려 했던 한 갑부가 있었다. 브라질 대표 금수저가문인 스카르파 가문의 수장이자 기업가, 사교계의 명인 시퀴뇨 스카르파가 그 주인공이었다. 바로 20139 SNS 채널을 통해, 자신의 장례식을 예고하며, 죽음과 함께 그의 전 재산을 땅에 묻겠다고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특히, 그의 재산 중에는 3 7,000유로에 달하는 벤틀리 플라잉 스퍼도 포함되어 있었다. 시퀴뇨 스카르파는 SNS에는 거대한 구덩이 앞에 삽을 들고 플라잉 스퍼를 묻을 준비를 마친 듯한 모습을 올렸다. 브라질의 경제가 악화일로에 놓여 있던 시점이었으므로 여론은 곱지 않았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그의 장례식은 치러지지 않았다. 물론 그도 죽지 않았고 그의 벤틀리도 여전히 지상에 있었다. 다름아니라 이는 장기 기증 홍보의 일환으로 꾸민 일종의 연출이었다. 시퀴뇨 스카르파는 당시 사람들은 내가 벤틀리를 포함한 재산을 파묻는 것을 어리석다고 손가락질했다, “죽음과 함께 장기를 모두 땅에 묻어버리는 것 역시 그와 같은 일이라며 장기 기증을 독려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훈훈한 반전을 보여 준 노갑부는 여전히 화려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파리에서 롤스로이스의 코치 도어 안에서 아름다운 부인과 함께 있는 모습이, 컨버터블인 던(Dawn)을 타고 휴양을 즐기는 모습이 발견되고 있다. 그의 SNS를 살펴보면 남미 최고의 부자답게 갖가지 명차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