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생애 전체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싼 재화다. 하지만 초기 구입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 사는 합리적인 방법도 많다. 그 방법들 중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공매’ 제도의 활용이다. 국가가 실시하는 경매인 공매 제도는 다소 그 절차가 복잡하지만 정확한 전략과 발품을 팔 의지만 있다면 그 어떤 방법보다 만족스러운 가격에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공매의 사전적 정의는 국가가 주체가 되어 실시하는 경매이다. 경매와 공매의 가장 명확한 차이는 집행 기관인데, 경매의 집행 기관이 법원이라면 공매는 한국자산관리공사이다. 공매는 목적물이 나오게 된 사유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민사상의 강제집행과, 해당 목적물을 소유한 주체의 체납된 세금 처분이 그것이다. 따라서 자동차 공매는 지자체 및 공공기관, 금융기관 등에서 세금 미납으로 압류된 차량이나 무단 방치 차량, 지자체에서 사용하던 관용차를 대상으로 한다. 공개매각을 통해 발생한 수익은 국세징수법에 따라 지자체 및 국고로 환수된다.
자동차 공매의 가장 큰 특징과 장점은 공매 목적물인 자동차에 대한 정보와 자료가 비교적 자세하다는 점이다. 물론 상태가 좋은 자동차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결과를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경매보다는 목적물의 상태 확인이 비교적 용이하다. 또한 매입 결정도 실물을 확인해본 후 가능하다.
인터넷으로 간단하게 입찰에 참여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실속을 챙길 수 있다. 공매 차량들의 정보 역시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로는 지난 2000년 인터넷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 매각 서비스를 선보인 오토마트와 한국자산관리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온비드다. 다만 오토마트는 자동차 공매만을 진행하고 온비드는 가구, 전자기기 등 다양한 품목을 다룬다는 차이가 있다.
먼저 오토마트의 검색 분야는 기관별 검색과 공매차량 검색으로 나뉘어 있다. 기관별 검색을 클릭해 들어가보면 금융기관, 관공서, 장기 미반환 차량 및 방치차량 등 세세하게 구분되어있다. 공매 진행 중인 기관에는 화살표 마크가 표시되어 있는데, 그 중 자신이 원하는 기관을 찾아가면 된다. 공매가 진행 중인 기관을 클릭하면 입찰공고가 먼저 표시되고 차량조회와 입찰 신청, 입찰참여, 결과 조회란으로 다시 구분돼있다. 공고면에는 공매대상차량과 입찰 신청, 공매보증금 납부기간, 입찰마감 일자가 공지된다. 또한, 유찰 시 재공매 시기도 함께 공지해놓고 있으며 공매진행에 관한 전반적인 정보와 유의할 점을 강조한다.
차량 조회로 넘어가면 진행중인 차량이 나타나고 연식과 공매 예정가 및 보관소가 명시돼있다. 나열된 차량 중 정보를 확인하고자 하는 차량명을 클릭하면 차량 상태와 정보가 팝업창을 통해 전달된다. 팝업창으로 차량번호와 차명 등 기본적인 정보를 포함한 주행거리, 차량색상, 배기량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정비 시 발견된 특이사항과 차량 점검서, 내외부 사진도 확인이 가능하다.
입찰을 하고자 하는 차량을 정했다면 입찰 신청란으로 넘어가 입찰 동의서 작성 후 주민등록번호 및 개인정보를 작성하면 된다. 차량을 선택하면 공매보증금액과 납부계좌 정보를 볼 수 있다. 마감일자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낙찰 받지 못했을 경우 공매보증금을 환불 받을 계좌를 입력한다. 마지막으로 입찰신청을 하면 절차가 끝난다. 입찰참여 및 결과 조회란은 자신이 참여한 입찰항목을 확인하는 경우 표시되는 곳이다.
공매차량검색은 공매 진행상황에 따라 분류되며 통합적으로 표시된다. 현재 입찰 중인 차량과 진행예정, 발표 대기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공매 진행상황에서 차량명, 연식 및 파워트레인에 관한 정보 등 상세 검색으로 원하는 차량만을 골라볼 수 있다. 차량 선택과 입찰 절차는 기관검색과 동일하다.
온비드에서 자동차 찾기
한국자산관리공단의 온비드 역시 오토마트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자동차뿐 아니라 다양한 품목을 진행하고 있어 자동차 공매항목을 찾아 들어가야 한다. 우선 홈페이지 시작화면에서 자동차 아이콘을 클릭해 자동차 항목으로 이동하면 위에서 아래로 매물이 나열돼있다. 조금 더 선택지를 좁히고 싶다면 상단에 자리한 상세보기에서 입찰기간이나 가격대를 재설정하면 된다.
리스트 항목은 물건에 대한 정보와 입찰기간, 최저 입찰가, 감정가, 최초 예정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클릭 시 해당 공고란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공매 목적 차량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파악하고 해당차량을 클릭하면 입찰방식과 집행기관, 감정평가금액 등 세부정보가 나타난다. 또한, 감정평가서와 함께 사고이력을 조회할 수 있으며, 이후의 입찰방법은 오토마트와 동일하다.
최선의 공매 결과를 위한 점검 포인트
공매에 올라온 차량을 확인하고 입찰 참여를 하는 절차와 방법은 어렵지 않으나, 낭패를 피하기 위해 사전에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입찰 참여시 공매보증금을 납부해야 한다. 공매보증금은 오토마트가 낙찰 예정가의 10%, 온비드가 5%이며, 낙찰받지 못했을 경우 낙찰보증금은 돌려받을 수 있다. 물론 만약 낙찰 이후 대금미납 혹은 취소의사를 밝히면 돌려받지 못한다.
둘째, 공매 차량은 시운전을 할 수 없다. 따라서 공매 차량은 눈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다. 물론 시동을 거는 것 정도야 가능하지만 주행 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은 점검내역서와 부품 상태를 꼼꼼히 대조해보아야 한다. 공매 차량 구매사례 중 인터넷에 올라온 차량점검서만 믿고 낙찰받았다가 운행을 해보니 기능이 제대로 작동 하지 않아 정비소에서 낙찰가격 이상의 비용을 지출했다는 사례도 적지 않다. 또한 ‘알짜 매물’은 정보 습득 노하우를 가진 중고자동차 사업자들이 선점한 경우가 많아, 실질적으로 좋은 자동차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도 애로사항이다. 차량 구매 후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면 최종 인수 전 사고 이력 조회 및 운행거리 등 면밀하게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
셋째, 차량보관위치의 확인이다. 지역 구청이나 세무서에서 진행하는 공매라고 해서 차량이 반드시 해당 지역에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서울 서초구청에서 진행 중인 공매차량의 보관소가 대구 광역시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를 확인하지 않고 입찰에 참여하게 되면 실물확인 시 불편함을 초래하고 불필요한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이외에 오토마트는 회원가입 없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반면 온비드는 회원가입을 해야만 입찰 참여 및 감정평가서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낙찰자가 매입의사를 철회하거나 잔금미납 시 2순위 참여자에게 낙찰권을 넘기는 차순위 매수도 있다.
자동차 공매는 이론대로라면 해 볼만한 자동차 취득 방법이다. 그러나 실전에 들어가면 여러 가지 법적 사항과 절차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므로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하지만 다양한 정보 속에서 가격의 타당성과 자동차의 상태를 점검하는 안목이 생기면 공매는 또 다른 합리적 구매방법이 될 수 있다.
글
김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