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2월 26일 르노는 자사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티저 르노 EZ-고>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시한 바 있다. 러닝타임이 불과 5초에 불과한 짧은 영상이었지만, 해당 영상에서는 차량에 탑승한 3명의 남녀가 등장해, 편안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자동차는 운전자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안락함을 강조한 벤치 시트를 적용해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의 미래상을 제시해 화제를 모았다.
그로부터 8일 후인 3월 6일, 르노는 2018 제네바 모터쇼에서 영상에 등장한 EZ-고(EZ-Go)를 정식으로 공개했다. EZ-고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겨냥해 개발한 르노의 첫 번째 콘셉트카다. 이 차량은 해당 지역별 수요량에 따라 도심에 정거장 형태의 거점이 설치되며, 자가 차량의 유연성과 편의성, 대중교통의 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탈것의 개념을 제시했다.
EZ-고의 겉모습은 일반적인 승용차처럼 전면과 후면에 유리가 설치되고, 4개의 휠이 장착되어 있다. 하지만 기존 자동차의 유사한 점은 이것뿐이다. 형태는 극단적인 유선형이며 전면에는 르노의 프론트 디자인 아이덴티티인 ‘ㄷ’자형 LED 헤드라이트가 탑재된다. 기존보다 윤곽이 좁고 가늘어져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보이고 있다.
측면은 모두 유리로 되어있으며, 르노의 엠블럼이 자리하고 있다. EZ-고의 출입구는 전면에 위치한다. 전면 윈드실드부터 루프까지 길게 열리며, 이를 통해 승하차가 가능하다. 휠은 휠커버처럼 막혀 있으며, 차체와 동일한 컬러로 도색된다. 리어램프 역시 헤드라이트와 동일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자율주행 기능을 도심 대중 교통에 활용한다는 개념은 세계 주요 제조사들이 근거리 뉴모빌리티의 비전에 두루 적용하고 있다. 르노의 EZ-고 역시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통해 이러한 비전을 실현할 계획이다. 참고로 레벨 4 자율주행은 탑승자가 목적지만 입력하면, 자동차가 자율적으로 판단해 해당 장소까지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EZ-고는 복잡한 도심에서도 선행 차량과의 거리를 감지하고, 차선을 유지할 수 있으며, 필요 시 스스로 차로를 변경할 수도 있다. 또한, 교차로에서도 진행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이에 더해 자체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거나 모니터링 센터와 연결해 주변에서 위험 상황을 감지할 경우, 안전한 위치로 이동할 수도 있다.
최고 속력은 30mph(약 48km/h)를 초과하지 않는 까닭에 과속 주행으로 인한 사고 위험도 낮다. 또한 르노의 4륜 조향 시스템인 ‘4콘트롤’을 장착해 복잡한 도심 내에서의 기동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EZ-고의 개념과 부합하는 르노의 모빌리티 공유 시스템은 2018년에 등장할 예정이다.
한편, 르노는 이미 ‘르노 모빌리티’와 ‘지티카’ ‘그린 모빌리티’ 등을 통해 자사 승용차 및 밴으로 카쉐어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트랜스데브’를 이용해 무인 운송업을 시도하는 등 미래의 무인 모빌리티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글
이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