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7일,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중형 스포츠 세단 G70의 2019년형 차종을 출시했다. 동일한 후륜 구동 세단이지만 기아자동차의 스팅어보다 조금 더 휠베이스가 짧고 역동적인 면을 강조한 G70는 출시 후 평균 월 1,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꾸준히 기록해 왔다. 존재감도 확실하고 평균적인 품질에 대해서도 호평을 얻고 있는 자동차인만큼, 2019년형 G70에 대한 구매 의사가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첫 출시되었던 G70 대비 달라진 점들은 무엇일지 그리고 각기 다른 라이프스타일의 운전자에게는 어떤 옵션이 어울릴지 살펴본다.
2019 G70의 트림,
어떻게 짜여 있나?
우선 G70의 트림 구조를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고 출력 248hp(252ps, 6,200rpm), 최대 토크 36kg∙m(1,400~4,000rpm)를 발휘하는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장착 기종(이하 ‘2.0T’)의 경우, 3,701만 원의 어드밴스드, 3,956만원의 엘리트, 4,251만원의 스포츠 패키지로 나뉜다. 슈프림이 없어지고 대신 엘리트라는 명칭이 적용되었다.
최고 출력 200hp(202ps, 3,800rpm), 최대 토크 45kg∙m(1,750~2,750rpm)을 발휘하는 2.2리터 디젤 엔진 장착 기종(이하 ‘2.2D’)은 4,025만 원의 어드밴스드와, 4,300만 원의 엘리트 두 종류다. 역시 슈프림만 엘리트로 바뀌었고 트림의 수도 2개 트림 그대로다.
엔진 등급 중 최고 사양인 최고 출력 365hp(370ps, 6,000rpm), 최대 토크 52kg∙m(1,300~4,500rpm)의 3.3리터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 장착 기종(이하 ‘3.3T’)은 모두 새로운 이름이다. 4,511만 원의 스포츠 엘리트와, 5,228만 원의 스포츠 프레스티지 두 종류로 나뉜다.
역동성과 연비 향상을
모두 향상시킨 구동계통
단순 연식변경인 만큼 파워트레인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3.3T의 두 트림에는‘다이내믹 AWD 시스템’을 신규 도입했다. 이는 제네시스의 전자식 4륜 구동 시스템인 HTRAC을 선택할 경우 기계식 차동기어제한장치(M-LSD)가 동시 적용되는 방식이다. 급선회나 노면 불량으로 한쪽 타이어의 마찰력이 급격히 나빠졌을 때 좌우륜의 회전차를 보정하는 장치인 LSD(Limited Slip Differential)은 전후 구동력 배분 시스템과 통합 제어된다.
참고로 LSD는 압력 링의 형상과 구조에 따라 가속 시에만 작동하는 1웨이 방식, 감속과 가속 시에 모두 작동하는 2웨이 방식, 가∙감속 시에 모두 작동하나 가속 시 좌우륜 회전 차이를 더 크게 보정하는 1.5웨이로 나뉜다. 2019년형 G70 3.3T의 스포츠 엘리트와 스포츠 프레스티지에 적용되는 기계식 LSD는 1.5웨이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잘 알려져 있듯 이 시스템은 기아자동차의 스팅어에도 적용되어 있는데, 해외 매체의 리뷰에 따르면 험로 주행보다 서킷에서의 코너를 공략하는 데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따라서 G70 3.3T의 두 트림 역시 이와 같은 즐거움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제네시스는 2019 G70의 사양 구성에 있어 역동성은 물론 연비 향상도 고려했다. 이전 연식에서 가솔린 3.3T의 기본사양이었던 ‘에코 코스팅’을 전 엔진 등급 및 각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했다. 코스팅은 타력 주행이라고도 하는데, 클러치를 단절해 엔진 브레이크가 작동하는 것을 막고 엔진은 거의 아이들링 상태로 두어 관성을 이용해 주행할 수 있다.
확 달라진 ‘옆태’
휠 & 타이어
G70 구매자들 중 상당수는 동일 세그먼트에서 다소 흔해진 BMW의 3시리즈나 메르세데스 벤츠의 C 클래스를 구매할 수 있는 이들이다. 그럼에도 G70를 구매하는 것은 비슷한 가격대 차종들의 아쉬운 동력 성능 및 편의사양 그리고 희소가치의 퇴색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2019 G70는 특히 3.3T의 역동적 이미지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전용 신규 19인치 다크스퍼터 휠이 추가됐다. 이전 연식의 10스포크 휠도 고급스러운 멋을 자랑했으나, 5스포크 방식의 다크스퍼터 휠은 브레이크 냉각 등의 효과가 더 우수하다. 한편 기존 18인치 휠의 경우 컬러를 라이트 실버그레이로 변경해 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화했다.
또한 기존 한국타이어 외에 미쉐린과도 제휴해 타이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참고로 제네시스 측은 오는 11월 1일부터 내년 2월까지 합리적인 가격으로 윈터타이어를 구매할 수 있는 ‘제네시스 G70 윈터타이어 구매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기도 하다. 아울러 2019년형 G70 출고고객 중 추첨을 통해 20명을 선정해 윈터타이어를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니, 구매 의사가 있다면 꼭 챙겨야 할 이벤트다.
스마트 트렁크∙공기청정모드 등
고급 사양의 일반화
2019 G70에는 스마트 전동식 트렁크가 신규 탑재된다. 장바구니부터 골프 캐디백에 이르기까지 무거운 짐을 실을 때는 매우 유용한 옵션이며, 이 사양은 전 트림에 모두 적용된다. G70의 고객층은 20대부터 60대까지 고른 편이었는데, 스마트 전동식 트렁크의 적용은 전 연령대에 어필하는 G70의 면모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요소다.
동시에 외부 공기를 차단하고 실내 순환 공기를 반복 필터링해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공기 청정 모드가 적용된다. 환경 오염의 영향으로 천식 등 호흡기 질환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만큼, 해당 질병이 있거나 아이가 있는 경우라면 꼭 필요한 사양이라 할 수 있다. 이외에 고화질 DMB(해상도 1,280 x 720),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오토 홀드 기능 포함) 등도 전 등급 및 트림에 기본 장착했다.
정보에 시각적 재미를 더하다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은 운전자가 누릴 수 있는 시각적 재미를 강화하는 제 주력하고 있다. 정보의 직관성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게임의 인터페이스와 같은 재미를 더해 새로운 세대의 운전자에게 어필하는 것이다.
제네시스의 12.3인치 3D 클러스터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개발된 것으로, 세계 최초라고 제네시스 측은 강조한다. 특히 별도의 안경 등 안구 추적 장치 없이도 운전자의 눈을 인식해 다양한 주행 정보를 입체 화면(3D)으로 구현한다. 이는 20세기 초반부터 인지과학 분야에서 꾸준히 논의되었던 테크놀로지인데, 실질적으로 자동차 계기반으로 구현된 것은 제네시스가 처음이다. 물론 ‘세대차’에 따른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다. 오랜 시간 동안 2D 방식에 적응해 온 중장년층 운전자들은 전환 기능을 활용해 2D 방식의 클러스터를 이용할 수 있다.
3D 화면 역시 취향에 따라 다른 테마로 구현할 수 있다. 수동으로 화면을 설정할 경우 모던, 스페이스, 엣지 등 3가지 테마를 선택할 수 있으며 드라이브 모드 연동 시 컴포트, 스포트, 스마트, 에코, 커스텀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한 주행 모드에 따라 계기반은 다채로운 입체효과를 구현한다.
첫 출시와 동시에 신차를 구매했던 이들은 이러한 새로운 옵션의 추가가 다소 아쉬울 수도 있다. 그러나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고급차 유저들의 입맛과 더욱 치열해지는 수입차 제조사들 간의 경쟁을 고려하면 페이스리프트나 세대교체 이전에도 이러한 다양한 옵션은 해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것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2019년형 제네시스 G70의 경우, 향후 연식에 어떤 사양이 더 적용되더라도 아쉽지 않을 만큼의 사양을 갖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G70의 ‘예비 오너’라면, 더욱 획기적으로 출시될지 모르는 2020년식을 기다리기보다는, 현재 트림 중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것을 고르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보인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