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를 시작하기에 앞서, 고백할 것이 있다. 에디터는 마블 코믹스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마∙알∙못’이라는 점이다. 물론 기자란 공부를 하는 직업이지만 역량이 못 미치는 분야도 있다. 그러니 현대자동차 코나의 아이언맨 에디션이 갖는 의미도 제한적으로 읽을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수소문 끝에 자동차에 대한 일정 수준의 이해를 가진 ‘마∙잘∙알’ 취재원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부디 이 자동차를 읽을 수 있는 눈을 빌려 달라고 말이다.
캐릭터성과 친근함으로 승부하는 마블
그리고 아이언맨
물론 에디터가 마블 코믹스에 대해 문외한이라도, <아이언맨>이라는 영화의 내용과 주인공 정도는 알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록∙헤비메탈 매거진에서 기자 이력을 시작했으므로, 블랙 새버스의 “아이언 맨”이 삽입됐다는 점 <아이언맨2>의 O.S.T 전체를 또다른 전설적 밴드 AC/DC가 맡았다는 정도도 알았다. 마블 스튜디오라는 콘텐츠 기업에 대해 가장 기초적인 자료도 조사를 통해 습득했다. 2009년 말에 월트 디즈니에 인수되었다는 것, 인수 비용이 당시 40억 달러 정도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아이언맨>을 포함한 마블의 작품이 왜 인기를 끌었는지 그리고 현대자동차가 특별한 에디션까지 제작하게 된 것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 난제를 해결하는 데, 연예부 기자를 거쳐 패션 분야의 마케터로 일하고 있으며 모빌리티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은 홍지유 씨와 음악 전문 기자를 거쳐 현재 글로벌 문구류 수입업체에서 영업 차장으로 일하고 있는 권태근 씨가 시간을 내주었다.
지유 씨는 “<아이언맨> 1편에서 보이는 이미지들은 그 시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인생 역정과 일맥상통한다”면서 “대신 그 이후로는 <캡틴아메리카>와 같은 책임감을 각성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조금씩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성장기적 스토리를 가진 주인공이 있었던 것이다. 캐릭터와 스토리라인 면에서, 현대자동차가 마블스튜디오와 협업해 만든 캐릭터 차량으로 코나가 선택된 이유는 이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적절히 구현한 아이언맨의 개성,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
사실 친근함, 공감의 대상이라는 마블 캐릭터의 성격을 보자면 코나는 매우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이유에도 분명 이러한 점이 기여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희소성과 소장 가치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데, 약간의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 타 제품군 마케팅 분야 종사자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코나 아이언맨의 디자인적 완성도는 매우 높다는 것이 두 사람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특히 캐릭터성의 정교하고 절제된 구현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태근 씨는 “실제로 비싼 캐릭터 사용료를 내고서라도 마블과 협업하려는 기업들은 많다”고 했다. 실제 태근 씨가 몸담은 기업은 미국의 유명 문구 브랜드 크로스 사의 국내 유통을 맡고 있기도 하다. 크로스는 백악관 공식 필기구로 잘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아이언맨을 비롯한 마블 히어로들의 캐릭터를 살린 문구들을 제작해 전세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에서도 마블 히어로 캐릭터 문구 중 아이언맨 에디션의 판매량이 가장 좋다”라며 실물 제품도 보여주었다.
태근 씨는 “캐릭터 사용료를 내겠다고 해서, 마블이 아무 기업에나 캐릭터 사용권을 주지 않는다”며 “현대자동차가 공식적으로 마블과 함께 작업한 스페셜 에디션을 내놓았다는 것은 현대차의 글로벌 위상의 상승을 의미한다. 이는 타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태근 씨는 현대차의 오너이기도 하다.
“그 펜 비싼 거예요”라며 아이언맨 에디션 조수석에 타고 있던 태근 씨의 큰딸이 시사적이던 대화 분위기를 예능으로 바꿔주었다. 얼굴 노출을 피하는 조건으로 태근 씨의 딸은, 아이언맨 에디션 펜으로 대시보드의 토니 스타크 사인을 따라 쓰는 포즈를 취해주었다.
한편 지유 씨는 “과유불급의 묘를 잘 살렸다는 것이 주변의 공통적인 메시지다”라고 운을 뗐다. “사실 아이언맨 하면 어두운 레드 컬러와 금색을 떠올리는데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컬러 배치는 피했다”며 컬러 배치에 주목했다. 대신 아이언맨 마스크의 눈을 표현한 주간주행등, 휠캡, 펜더의 아이언맨 마스크 메탈릭 뱃지, 대시보드의 토니 스타크 싸인 등 디테일이 이 에디션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이 자동차를 사야 할 이유가 있다면 바로 절제된 디자인으로 아이언맨의 핵심정체성을 구현했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이 2018 <코믹콘>에서 큰 화제를 불러모았던 이유는 단지 두 제조사의 협업만이 이슈가 아니라 디자인적 결과물이 눈길을 끈 것”이라는 타업계로부터의 분석도 전해주었다.
지유 씨는 자동차와 모빌리티 자체에 관심이 많다. 미국 유학 시절 다양한 자동차를 만나보기도 했고,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 동호회에 잠시 몸담기도 했을 정도다. 디자인 분야의 아이디어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현대모터스튜디오의 라이브러리에도 종종 방문한다. 지유 씨는 가격대가 일반 코나에 비해 조금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젊은 소비자들 중, 실용적인 차를 원하되 누구나 하는 뻔한 선택으로 차를 피하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00:10
00:00
00:1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