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i-페이스, 박빙 승부 끝 2019 유럽 올해의 차 최초 선정

제네바 현지 시간으로 3 4일(한국 시간 3월 5일 새벽) 진행된 유럽 올해의 차선정 라이브에서 재규어의 전기 SUV i-페이스가 웃었다. i-페이스는 23개국 60명의 심사위원들의 포인트 중 60%에 달하는 250포인트를 얻고, 18명의 심사위원으로부터 개인 최고 채점을 받아 2019 유럽 올해의 차로 선정되었다. 르노의 경량 미드십 후륜구동 스포츠카인 알피느 A110이 재규어와 250 포인트로 동률을 이루었으나 개인 최고 채점 심사위원 수에서 16명으로 i-페이스에게 밀렸다.

이번 유럽 올해의 차는 재규어의 첫 번째 수상이다. 또한 전기차 최초의 수상이라는 타이틀을 가져갔다는 점에서 재규어 측의 기쁨은 배가되었다. 랄프 스페스 재규어랜드로버 최고경영자는 재규어의 첫 번째 유럽 올해의 차 수상 및 전기차 최초의 수상은 크나큰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그는 빈 종이 한 장에서 시작되어 영국에서 완성된 이 자동차는 기술적으로 진보한 배터리를 가진 게임 체인저, 이 차의 수상은 재규어의 세계적 연구진의 명예라며 연구진들의 공로에 찬사를 보냈다.

재규어 i-페이스는, 선정위원회의 농담 섞인 평가를 따르자면 평범한 예산으로 구입하기 어려운자동차다. 영국 현지 가격으로는 약 6 3,000~8 1,000 파운드가 넘으며 국내 출시된 차량은 1 650만 원에서 1 2,760만 원 선이다. 그러나 이러한 고가 차종임에도 출시 후 전세계적으로 8,000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특히 75%가 유럽에서 판매되어, 유럽 럭셔리 전기차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당 차종은 지난 2018년 한국에서 진행된 제1‘EV 트렌드 코리아 2018’ 전시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재규어 i-페이스는 전장이 4,682㎜로 짧지만 엔진이 없는 전기차답게 휠베이스가 2,990㎜에 달하며 전폭이 2,011㎜로 무척 넓은 거주공간을 자랑한다. 섀시 안전성은 유로 NCAP에서 별5개로 최고 등급을 인정받았다. 서스펜션은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인테그럴 링크 방식이다. 옵션으로 에어 서스펜션 등을 적용할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1회 충전 용량은 90kWh이며 수냉식이다. 7kWh AC 충전기로는 완충까지 12.9시간, 100kWh 기준으로 80%까지는 40분이 걸린다. WLTP 기준으로 1회 충전시 주행 거리는 최대 470km 수준이다. 배터리 온도를 상황에 맞게 제어하는 시스템이 있어 주행 거리를 최대화할 수 있다. 시스템 최고 출력은 294kW 394hp(400ps), 최대 토크는 70.9kg∙m에 달한다.

이외에 다양한 ADAS 기능은 물론 시각장애 보행잘을 위한 음성 경고 기능 등도 적용되어, 보행자의 전기차 인지 약점 등도 극복해 화제가 되었다. 이러한 기능들을 기반으로 BBC <탑기어> ‘2018 올해의 전기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르노 알피느 외에 올해의 차 선정 라이브에서 참관자들을 긴장시켰던 자동차가 또 있다. 바로 기아자동차의 유럽 전략형 차종인 씨드다. 씨드는 247포인트로 예상 외의 선전을 펼쳤다. 중반부에는 리드를 점하기도 하며 지난 해 스팅어의 아쉬움을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모았으나, 재규어와 르노 알피느에게 밀렸다. 그러나 유럽 대중에게 사랑받는 차종으로 약진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성과를 거두었다.

그 외에는 포드의 4세대 포커스가 235포인트로 뒤를 이었다. 해치백이 인기를 누리는 시장인만큼 차종의 특성이 잘 반영된 결과였다. 기대를 모았던 시트로엥의 중형 SUV C5 에어크로스는 210포인트를 얻었으며 푸조의 플래그십인 508 192포인트를 획득했다. 2018 15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메르세데스 벤츠의 A클래스는 116포인트를 얻는 데 그쳤다.

2018년 유럽 시장에 출시된 차종 중 38대의 차량을 선정하고 그 중에서도 7대의 최종 후보를 압축해 가리는 유럽 올해의 차는 매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발표되고 있다. 많은 수의 전문 심사단이 엄정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유럽 올해의 차는 세계 자동차 어워드 중 가장 공신력 있는 상으로, 선정된 해의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