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시대를 극복할 전략, 쏘나타의 멀티에너지 플랫폼

세계 경제의 저성장은 숙명이고 자동차 제조사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서 자동차제조사 구성원들의 상상력은 시작된다. 신뢰감과 기업의 정체성을 담으면서도 생산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은 줄일 수 있는 전략, 그것은 두말 할 것 없이 우수한 플랫폼이다. 특히 전동화 등으로 다양화하는 파워트레인을 동일한 생산 라인에서 구현할 수 있는 멀티에너지 플랫폼은 자동차 제조사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 2019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쏘나타 터보와 하이브리드 라인업은 3세대 파워트레인이 가진 멀티에너지 대응 전략을 잘 드러내는 자동차들이다.

2019년 여름, 청량감을 더할
쏘나타의 두 파워트레인

2019 서울모터쇼의 현대자동차관은 다양한 테마를 ‘빌리지(village)’로 구현했다. 이는 개별적으로 독립성을 가지면서도 총체적으로는 현대자동차의 큰 전략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재 사람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영역은 바로 쏘나타 빌리지이다. 쏘나타 빌리지에서는 신형 쏘나타에 적용된 빌트인캠,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한편, 또 다른 중요한 차종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쏘나타 터보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왼쪽)과 스마트스트림 G1.6 터보(오른쪽)

3월 28일, 서울모터쇼 프레이스데이를 통해 공개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1.6리터 가솔린 터보는 각각 6월과 7월에 출시 예정이다. 특히 스마트스트림 G1.6 T-GDI는 현대자동차가 2018년 10월, 국제파워트레인 컨퍼런스에서 선보인 새로운 엔진이기도 하다. 최고 출력은 178hp(180ps)로 기존 1.6 T-GDI보다는 조금 낮지만, 최대 토크는 27kg∙m를 발휘한다. 특히 이 엔진은 연속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기술과, 저압 배기가스재순환(Low Pressure EGR)시스템을 통해 우수한 연비를 구현하고 오염물질을 저감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마트스트림 엔진의 큰 방향은 실용 영역에서의 성능 강화와 환경 오염 물질 배출 저감에 있다.
새로운 쏘나타의 하이브리드에는 솔라루프를 사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획기적인 기술을 적용되었다.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엔진이 구동되는 것을 최소화한 것이다. 실제로 현대자동차 측에 의하면 솔라루프를 통해 충전된 전기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연간 1,300km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그만큼 엔진의 개입 범위를 줄이고, 배기가스 배출을 최소화한다는 전동화 파워트레인의 가치를 더욱 강화하게 된다.

이러한 멀티에너지 파워트레인을 한 라인에서 생산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특히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경우 배터리 팩의 존재 때문에 작업 난이도가 높았다. 그러나 쏘나타의 3세대 플랫폼은 이러한 멀티에너지 파워트레인을 동일한 플랫폼에서 구현할 수 있게 했다. 이런 성과는 생산 비용에서 꼭 절감해야 할 부분만을 절감하고 연구와 개발의 성과가 생산 단계에서 더욱 이상에 가깝게 구현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세계적 플랫폼 트렌드에도 부응할 뿐만 아니라 향후 전동화 전략으로의 이행에 있어서도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안전한 차가 재미있다

플랫폼은 쉽게 말해 언더바디라 할 수 있다. 이에 요구되는 가장 중용한 덕목은 안전이다.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조향, 충격의 완화, 충돌 시 피해의 경감 등이 모두 이 플랫폼의 역량에 달려 있다. 또한 안전을 위한 플랫폼의 소재 강화와 역학적 계산은 그 자체로 운전의 재미라고 하는 우수한 조향 성능, 가속, 제동 시 안정성 등과 연결된다.
최근 언더바디 제작에 있어서 가장 화두가 되는 것은 초고강성 소재를 어느 부분에 어느 정도 사용했는지 하는 부분이다. 물론 소재의 강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자동차의 각 부분마다 외력에 보다 유연하게 반응하며 충격을 완화해야 할 부분과, 외력으로 인한 변형에 버텨야 할 부분이 있다. 이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이 또한 플랫폼 개발의 묘라 할 수 있다.

쏘나타에 적용된 플랫폼은 크게 4가지 모듈의 결합에 의해 구성된다. 참고로 모듈이란 전체의 부분이자 독립된 기능의 단위라고도 할 수 이다. 현대차의 이러한 3세대 플랫폼은 프런트 사이드멤버(보닛 아래 구동 장치 전반과 관련ㄷ), 대시, 센터 플로어(1열 승차공간 및 좌우 배기구 통로), 리어 플로어(2열 및 적재공간)의 4가지로 구현된다. 이러한 플랫폼들은 호환성을 통해 차급을 넘나들 수 있습니다. 이는 한 플랫폼으로도 사이즈의 다양화를 통해 차급을 넘나들며 신차를 개발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대자동차 연구원들은 새로운 쏘나타의 플랫폼에서,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겠지만 특히 프런트 사이드 멤버와 리어 플로어에 중점을 두었다고 전한다. 특히 엔진 마운트 구조물 설계 방식으로, 하중을 분산할 수 있는 멀티 로드 패스 (Multi Load Path) 구조를 택했다. 이를 통해 FF의 약점이던 전후 무게배분과 이로 인한 조향성 개선도 신형 쏘나타의 성과 중 하나이다.
또한 프론트 사이드 멤버와 대시 부분에서는 외력에 의한 비틀림 시작 시점의 제어에도 기여한다. 이는 급격한 선회 차체의 안정성을 구현하는 한편 충돌 시 1열 승객의 안전을 구현한다. 또한 리어 플로어의 경우는 고속 주행 시 마찰력 부족, 소음과 진동 증가 등 약점이 있을 수 있는 FF 레이아웃 차량의 후미에 안정성을 더했다. 물론 측면과 후면 추돌로 인한 피해 경감도 가능함은 물론이다.

DN8,
그 이후를 약속할 플랫폼

사실 신형 쏘나타의 연구와 개발 개념은 이미 지난 세대 쏘나타가 등장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부터 정립되어 있었다. 자동차 제조사의 연구원들은 그래서 다른 사람들보다 몇 년의 세월을 앞서 본다.
바꿔 말하면 현재 신형 쏘나타와 그 플랫폼은 수년 후의 현대자동차 전략을 암시적으로 전하는 매개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한 플랫폼은 개발되면 갑자기 바뀌거나 진화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해당 플랫폼의 관용성을 바탕으로 꾸준히 장점을 개발하고, 처음 개발 계획을 수립할 당시의 이상에 가까워진다.
물론 자동차 제조사의 다양한 개발 계획들은 극도의 비밀 유지를 요하는 사안들이다. 따라서 섣불리 언급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이미 현대자동차 내부에서는 해당 플랫폼을 확장적으로 활용한 신개념의 자동차가 이미 개발에 들어갔으리라는 점은 짐작할 수 있다.

2019 서울모터쇼는 4월 7일까지 진행된다. 그때까지 현대자동차관의 각 테마 빌리지 중 쏘나타 빌리지는 ICT 기술 기반의 다양한 편의 기능과 신차 효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잘 설계된 플랫폼의 존재는 제조사의 앞날은 물론 많은 사람들의 자동차 생활에 안전과 재미, 편의 모두를 더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현대자동차의 3세대 플랫폼은 쏘나타와 2019 서울모터쇼를 볼 때 기억해야 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한명륜 기자
사진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