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일까? 이름도 성격도 닮은 자동차 & 악기

이름이 같은 사람이나 물건은 흔하다그러나 다른 분야에 속한 물건들이, 이름의 유사성과 함께 성격 면에서도 묘하게 닮은 데가 있다는 것은 흥미롭다이번 콘텐츠에서는 이름이 같을 뿐만 아니라 제품이 지향하는 성격 면에서도 비슷한 바가 있는 자동차와 악기를 살펴보았다.


아메리칸 파이오니어! 

GM 파이어버드&깁슨 파이어버드

레스 폴로 잘 알려져 있는 깁슨 사의 파이어버드는 2014년 타계한 블루스 록의 거장 자니 윈터가 사용해 유명해졌다. 1963년에 태어난 이 기타는 마치 한반도의 형상을 닮았는데두만강 유역 쪽과 해남 쪽 위치가 좀 둥글둥글한 것이 특징이다. 이 기타는 GM의 전설적인 자동차 파이어버드와 이름이 같다. 콘셉트카 단계에서 파이어버드의 특이한 디자인을 구현했던 이는 20세기 미국 자동차 디자인의 거장 할리 얼이다.


우연일까? 이름도 성격도 닮은 자동차 & 악기
할리 얼과 GM의 파이어버드

우연일까? 이름도 성격도 닮은 자동차 & 악기
깁슨 사의 파이어버드 기타

그런데 깁슨 파이어버드 기타 역시 자동차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맡았다면, 믿을 수 있을까? 실제로 파이어버드의 디자이너는 레이 디트리히라는 인물로, 20세기 전반 미국에서 손꼽히는 자동차 바디 디자이너 및 보디 납품 사업가였다. 그는 특히 헨리 포드의 아들인 에드셀 포드와 절친한 사이이기도 했다. 그는 1960년 자동차 제작에서 은퇴해 미시건 주 칼라마주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었는데, 깁슨 사의 대표인 테드 맥카티가 그에게 기타 디자인을 제안했다그것이 현재까지도 일렉트릭 기타의 아이콘 중 하나로 회자되는 파이어버드가 된 것이었다. 깊은 공명감을 기반으로 걸쭉한 소리를 자아내던 이 기타는 미국 자동차의 배기음 이미지와도 잘 어울린다현재는 깁슨 사에서 디자이너스 모델로 판매되고 있다.

잇츠 레트로 스타일!

듀센 버그&듀센 버그 기타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 가수, 작곡가 시이나 링고가 무대에 들고 나오는 기타로 유명한 듀센버그 역시 자동차 제조사의 이름을 직접 딴 것이다. 창업주 디터 괼스도르프는  아름답고 귀족적인 자동차를 만들었던 미국 자동차 제조사 듀센버그처럼 멋진 차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1986년에 듀센버그 기타를 설립했다. 실제 엠블럼 역시 듀센버그의 머릿글자인 ‘D’가 앞으로 달려나가는 것처럼 구현되어 있어 자동차의 감성을 구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듀센버그는 1913년부터 1937년까지불과 24년밖에 유지되지 못했지만 당시로서는 90~100hp대의 고성능을 발휘했다특히 4,260cc의 직렬 8기통 엔진은 유례 없는 형식의 것으로 부드럽고도 웅혼한 배기음과 출력을 자랑했다고 전한다듀센버그 기타 역시 클래식하고 멋스러우면서도 어쿠스틱 기타처럼 여유로운 울림통을 갖고 있다따라서 공명에 의해 중음역대가 무척 강하다제한된 성격의 기타 같지만 의외로 브리티시 스타일의 록이나 블루스, 펑크재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쓰임새를 자랑한다그룹 이글스의 조 월쉬음악에도 조예가 있는 헐리웃 스타 자니 뎁의시그니처 기타가 생산되고 있기도 하다.

시기가 다르지만 둘다 제한된 생산과 주문제작수작업을 포인트로 한다는 점에서 듀센버그 기타가 듀센버그 자동차의 가치를 닮아 있다고 할 수 있다듀센버그 자동차의 경우 1930년대 당시 가격은 13,000 달러대였는데현재 경매 시장에서는 천정부지의 가격을 자랑한다듀센버그 기타의 가격은 500만 원대로 하이엔드 수준이다.

아메리칸 스케일, 큰 것이 아름답다

포드 익스플로러 & 깁슨∙ESP 익스플로러

깁슨의 익스플로러는 파이어버드보다 조금 이른 시기에 만들어졌다. 파이어버드가 익스플로러의 우측 상단과 좌측 하단 각을 조금 둥글게 만든 것이라고 보면 된다. 메탈리카의 리드 보컬이자 리듬 기타를 맡고 있는 제임스 헷필드가 사용하는 타입의 기타로도 유명한데회사는 ESP라는 일본 계열의 제조사로 조금 성격이 다르나 깊은 공명감을 통해 큰 울림을 만들어내는 헤비쉐입 기타라는 점에서는 깁슨의 가치를 계승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미드사이즈이지만 한국에서는 대형으로 분류되는 SUV인 포드 익스플로러의 이미지도 익스플로러 기타와 나름 비슷한 성격을 보이고 있다일단 크다여유로운 공간감은 익스플로러 기타가 갖고 있는 풍성한 울림과 비교할 수 있다. ESP 사에서 제작되는 익스플로러는 첨단은 사운드 메이킹 시스템이 적용되어 익스플로러의 진화를 구현하고 있는데자동차 익스플로러 역시 20196세대를 맞이해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우연일까? 이름도 성격도 닮은 자동차 & 악기
6세대 익스플로러

중후하고 정교한 플래그십!
볼보 S90 &야마하S90 신서사이저

윤상, 유희열 등 국내 내로라 하는 작곡가들이 가끔 무대에서 선보이는 신서사이저가 야마하 사의 S90이다실제 피아노처럼 88 건반에일반적 신서사이저와는 다른 묵직한 타건감이 일품인 플래그십 신서사이저라 할 수 있다. 무척이나 무거운 악기이므로, 이 악기를 갖고 있는 실용음악과 학생이나 뮤지션이라면 자동차는 필수다.

알파벳과 숫자를 조합하는 알파뉴메릭 작명법은 분야만 다르다면 겹치는 이름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그렇지만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90와 야마하 S90의 이미지는 우연이라기엔 참 많이 닮아 있다. S90의 측면 디자인은 피아노의 그것을 닮아 있다 해도 좋을 만큼 장중하고 예술적인 이미지를 구현하고 있다.전장은 길지만 휠베이스를 늘여 보다 타이트하고 스포티한 느낌이 나는데어디까지나 포터블(이동성중심)의 성향을 지니는 야마하 S90와는 이미지적으로 통한다.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볼보의 S90은 새로이 업데이트되며 계속 생산되고 있으나 야마하의S시리즈는 다른 시리즈의 신서사이저에 자리를 물려준 채 단종되었다는 점이다.

강한 출력과 속도에의 탐닉!

BMW M시리즈 vs ESP M 시리즈

동력 성능이나 주행 능력 면에서 BMW M보다 뛰어난 면모를 보이는 자동차 브랜드는 많다그러나 BMW의 M 디비전만큼 속도에의 탐닉이란 가치를 브랜드로 체화한 경우는 드물다. M은 말 그대로 빠름의 추구달리기에의 중독을 상징하는 브랜드라 할 수 있다감각적이며 날카로운 조향, 역동적인 배기음 등 그 모든 것이 윈드실드 저 너머 소실점 쪽으로 빠르게 달리는 것을 지향한다.

앞서 잠시 언급했던 ESP 사에도 M 시리즈가 있다.특히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명기 M2는 빠른 연주에  적합한 일렉트릭 기타라 할 수 있다컴팩트한 사이즈의 바디와 컨트롤이 쉬운 넥 및 핑거보드명확한 사운드 신호를 구현하는 회로 등은 BMW M2 쿠페가 갖는 가치와 닮아 있다참고로 ESPM 시리즈는 BMW M에는 없는 M7이 있다. 이 숫자는 7현 기타임을 나타낸다.

북미의 흙내음!

할리 데이비슨 로드킹 &메사부기 로드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