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좋아한다면 고성능 스포츠카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 30~34세 평균 연봉이 3,000만 원대 중반임을 고려하면, 1억 언저리로 가격대가 높게 형성되어있는 고성능 스포츠카를 소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고성능 스포츠카 중에는 감가가 심한 중고차도 꽤 많다.
V8 4.2L 자연흡기 엔진이 3,000만원 후반?
2013년식 아우디 RS5의 출시 당시 가격은 1억880~1억2,170만 원이었다. 하지만 현재 5만~10만km 주행거리의 중고차량 가격은 3,000만원 후반 대를 보여주고 있다. 대배기량 차량 특성상 자동차세가 비싼 편이며, 스포츠카 대물 담보 가액도 높게 책정되기 때문에 보험료 역시 비싸다. 따라서 중고차 시장에서는 수요가 적어 감가가 심한 고성능 차량 중 하나다.
물론 성능 면에서는 5~6년이 지난 지금도 압도적이다. V8 4.2L 자연흡기 엔진은 450hp의 최고 출력, 43.9kg.m의 최대 토크를 보여주며 0-100km/h까지 걸리는 시간은 4.5초에 불과하다. 또한 풀타임 4륜구동(아우디 콰트로)를 통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아우디 RS5만의 장점은 동급의 경쟁 차종에 비해 일상 주행 영역에서 편안한 승차감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에는 ‘DYNAMIC’ 모드와 ‘COMFORT’ 모드가 있는데, 이 두 모드의 차이가 극명해 실용 영역과 스포츠 영역에서 각각 최적의 주행 감성을 보장한다.
포르쉐의 와인딩 머신이 3,000만원 중반 대!
2011년식 포르쉐의 미드십 스포츠카 카이맨S(987)도 사정권에 들어온다. 최고 출력은 320hp로, 최근 출시된 고성능 스포츠카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와인딩 도로에서의 주행성능만큼은 여전히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물론 부품가액이나 정비성에 따른 공임비 등의 부담은 있지만, 4기통 터보 엔진으로 배기음이 다소 아쉽다는 평을 듣는 최신의 718 박스터와 달리 수평대향 6기통 엔진으로 더욱 우렁찬 배기음을 즐길 수 있다. 0-100km/h까지의 가속성능은 5.1~5.2초이며 공차중량이 1,440~1,470kg 수준으로 가벼워 경쾌한 움직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987 모델의 경우 페이스리프트 전후로 트랜스미션이 다르다. 전기형은 자동변속기인 팁트로닉을, 후기형의 경우 듀얼클러치인 PDK 미션을 적용했다. 팁트로닉은 유저들 사이에서 일명 ‘탱크미션’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 내구성이 훌륭하지만 PDK에 비해 변속 속도가 느리고 역동적인 주행감성을 주지는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반대로 PDK 미션은 보증기간이 끝난 중고차임을 고려할 때, 고장 시 엄청난 수리비가 청구될 수 있다.
3,000만원 대로 만나는 마지막 자연흡기 M3
BMW M3의 마지막 자연흡기 모델인 E92 M3의 중고차량 가격은 1,500만원대부터 4,0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고성능 스포츠 쿠페로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소유했고 많은 사고를 겪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무사고 기준, 2012~2013년식, 7~10만km 대의 매물을 살펴보는 것이 좋은데 3,000만원대 초반의 가격을 형성 중이다.
E90 M3는 4.0L 8기통 자연흡기 엔진으로 420hp의 최고출력, 40.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후륜 구동에서 뿜어져 나오는 짜릿한 주행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E90 M3만의 장점은 다양한 튜닝 파츠가 아닐까? 중고시장에 나온 E90 M3의 경우 다양한 외장 튜닝 파츠와 더불어 당장 서킷에서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튜닝이 되어있는 경우도 많다.
다양한 부품을 저렴한 가격에 수급할 수 있는 것 또한 E90 M3만의 장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차종이다 보니, 다양한 서드 파티 브랜드에서 호환되는 부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BMW M 마니아들은 E90 M3에 대해 소장가치가 있을 만큼 완성도가 높은 차량이라 입을 모아 말한다.
위에 소개한 자동차들은 모두 한때 누군가의 드림카였으며, 현재까지도 내, 외관적으로 큰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연식의 모델들이다. 만약 자신의 드라이빙 라이프에 있어 짜릿한 추억 한 페이지를 만들고 싶다면,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성능 스포츠카를 선택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글
양완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