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F1 팀, 2010년 이후 첫 자국 GP 우승

이탈리아 현지 시간 98, 몬차 서킷에서 벌어진 이탈리아 GP에서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샤를 르클레어(#16)가 우승을 거두었다. 루이스 해밀튼의 독재를 끝낼 스타로 일찍부터 주목받았던 샤를 르클레어는 지난 주 서킷 드 스파 프랑코샹에서 열린 벨기에 GP에 이어 2연승을 거두었다. 그는 이탈리아 GP에서 루이스 해밀튼의 치열한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대담한 위치 선정으로 해밀튼을 제압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페라리가 자국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페르난도 알론소가 있던 2010년 이후 9년만이다. 2018년에는 페라리 소속이던 제바스티안 페텔이 2위를 차지했다.

샤를 르클레어와 SF90의 조화
몬차를 열광케 하다

샤를 르클레어는 전체 53랩을 1시간 15 26 665의 기록으로 완주하며 1위로 체커기를 받았다. 치열한 접전을 벌인 메르세데스 AMG F1 팀의 발테리 보타스를 0.835 차이로 제쳤고, 중반까지 바로 뒤에 있었던 루이스 해밀튼을 35 199 차이로 따돌려 3위에 머무르게 했다.

특히 샤를 르클레어는 상대적으로 마찰력보다는 내구성에 중심을 둔 하드 타이어(C2, 화이트)33랩이나 사용하며 거둔 결과였다. 특히 하드 타이어로 1 23 009의 베스트 랩타임 기록을 작성했는데 이는 소프트 타이어로는 두 번째 빠른 레이싱 포인트 팀 세르히오 페레즈(#11)보다도 빠른 기록이다. 그만큼 몬차 서킷에 대한 연구와 이해도가 높았다고 할 수 있으며, 오랫동안 자국GP에서의 우승을 기다린 스쿠데리아 페라리 팀의 절치부심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페라리는 최정상급의 드라이버를 보유했고 항시 포디움권에 올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2~3년 간마지막 한 방이 부족한 모습으로 그랑프리 우승을 놓치곤 했다. 이는 다름아닌 머신 문제였다. 물론 F1 머신들의 파워유닛은 대동소이하다고 하지만 엔지니어들의 합과 유지 보수 상태에 있어서의 작은 차이가 큰 순위 차이를 만들어낸다. 페라리 측은 이번 이탈리아 GP에서 자사의 F1 머신인 SF90에 새로운 파워 유닛을 적용했다고 밝혔으며, 이것이 샤를 르클레어라는 뛰어난 드라이버와 시너지를 이룬 결과라고 전했다. 특히 이 새로운 파워 유닛은 바로 몬차 서킷에서 갈고 다듬은 것이기도 하다.

F1 미래 책임질 새로운 스타,
샤를 르클레어에 주목하라

샤를 르클레어는 이탈리아 GP를 통해, 뛰어난 경기력뿐만 아니라 또 다른 종류의 스타 자질을 보여주었다. 그는 경기 직후 포디움에 오르기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양해를 구하고 이탈리아어로 스쿠데리아 페라리에 대한 감사의 인사, 이탈리아의 몬차 서킷이 자신에게 얼마나 특별한지에 대한 메시지 그리고 붉은 깃발과 옷을 준비해 경기장을 찾아온 많은 팬들을 위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매우 빠른 시기에 그랑프리 2연승을 해낸 모나코 태생의 이 젊은 드라이버는, 드라이버들의 상향 평준화 시대에도 빛날 만한 자신만의 매력을 한껏 보여주었다.

제바스티안 페텔(#5)은 사고에 발목이 잡혔다. 그의 머신은 19랩에서 보타스의 차량을 추격하다가 우측 전륜이 해밀튼의 차체를 충격한 후 갑자기 제어력을 잃고 스핀했다. 또한 이후 레이싱 포인트 팀의 랜스 스트롤(#18)과도 경미한 접촉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그에게는 10초 스탑 앤 고 페널티가 주어졌고 결국 13위로 경기를 마무리해 포인트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그는 경기 후 팀 동료인 샤를 르클레어를 축하하는 한편,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경기였다고 전하며 숨을 돌렸다. 

최근 주요 GP는 강력했던 메르세데스 AMG의 독재에 서서히 균열이 일어날 수 있다는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데뷔 전부터 해밀튼의 뒤를 이을 스타로 지목받았던 르클레어가 기대대로 성장하는 모습은 드라마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2019 시즌의 남은 그랑프리에서, 르클레어가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그리고 동갑내기이자 먼저 우승을 경험한 강자인 페르스타펜과는 어떤 경쟁 구도를 이룰 것인지 주목해볼 만하다.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