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 ‘뻥’아닌 괴물연비 C5 에어크로스 PHEV 공개

파리 현지 시각으로 116, 시트로엥은 C5 에어크로스 하이브리드의 양산형 차량을 공개했다. PSA가 자랑하는 1.6리터 퓨어테크 가솔린 엔진과 200V, 13.2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WLTP 사이클 기준 100km 1.7리터의 복합 연비를 구현한다. 2018년 파리모터쇼를 통해 공개됐던 이 차종은 푸조의 508SW 하이브리드, DSE-텐스 차종들과 함께 PSA 그룹의 전동화 공세에 있어 한 축을 담당하는 차종이다. 시트로엥은 2020년 상반기 이 차종을 고객에게 인도할 예정이며 가격은 3만 9,500유로(한화 약 5,055만 원)부터 시작한다.

합산 최고 출력 225ps,
EV 모드로는 50km, 135km/h까지

PSA 그룹은 유럽 주요 제조사 중 가장 견실하게 전동화 파워트레인 전략을 짜 왔다. 그리고 가장대중적인 기종을 중심으로 PEHV 라인업을 공개, 출시해오고 있다. 시트로엥의 C5 에어크로스는 원래 중국 시장에만 출시됐다가 유럽 시장에서의 요구로 출시한 차종이다. 그리고 2018년 파리모터쇼를 통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의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시트로엥, '뻥'아닌 괴물연비
C5 에어크로스 PHEV 공개
2018년 파리모터쇼 당시 선보였던 C5 에어크로스 PHEV 콘셉트카

C5 에어크로스 하이브리드는, 푸조가 판매를 개시한 508의 하이브리드 라인업, DS7 크로스백 E-텐스와 함께 1.6리터 퓨어텍 엔진과 리튬이온 배터리를 결합한 PHEV이다. 변속기는 전동화 파워트레인에 대응하는 e-EAT8이다.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인 퓨어텍은 최고 출력 180ps를 발휘한다. 13.2kWh의 리튬이온 배터리의 최고 출력은 110ps, 시스템 합산 출력은 225ps, 최대 토크는 32.6kg∙m 달한다.

EV 모드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50km,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9g/km로 경쟁 브랜드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비해서도 친환경성을 자랑한다. 참고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동일한 파워 유닛을 적용한 PSA 그룹 차량 중 제일 많은 수준이다. 푸조의 50829g/km, DS7 크로스백 E-텐스는 31g/km 수준이다

완충 시간은 가장 기본인 3.7kW, 8암페어 기준으로 7시간, 르그랑 사의 14암페어 소켓 기준으로 4시간이 걸린다. 추가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7.4kW, 32암페어 소켓 기준으로는 2시간만에 완충 가능하다. 장거리 주행 시 10km, 20km, 완충 등 배터리 전력 유지 시스템도 적용된다. 필요로 하는 전력 잔량 수준에 따라 엔진 개입이 결정된다EV 모드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속력은 135km/h에 달한다.

이러한 파워 유닛으로 구현하는 연비는 1.7L/100km에 달하며, 환산하면 58km/L(WLTP기준)이다. 참고로 파리의 평균 가솔린 가격이 리터 당 1.3~1.5유로 정도임을 감안하면 100km 당 연료비는 2.2~2.5유로, 한화 기준 2,800~3,190원 정도라 할 수 있다.

ё-컴포트,
정숙함에 안락함을 더하다

물론 파워트레인은 동일해도 브랜드별 정체성에 따라 지향하는 바는 조금씩 다르며, 시트로엥은 전통답게 안락함을 내세운다. 기존 C5 에어크로스 차량의 15 특수 고밀도 폼 소재 시트와 프로그레시브 하이드롤릭 쿠션 서스펜션이 조화를 이룬다. 국내에 출시된 C5 에어크로스의 오너이거나 시승해보면 알 수 있겠지만, 버킷 시트가 아니면서도 상체를 편안하고 안정감 있게 잡아 주는 것이 장점이다.

운전에 있어서는 ADAS가 편리함을 더한다. 레벨2 자율주행에 해당하는 고속도로에서의 주행보조 시스템을 포함해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이 대부분 갖추고 있는 ADAS 시스템이 20가지에 이른다. 국내에 시판 중인 C5 에어크로스의 디젤 엔진의 경우만 해도, 정차 재출발 시의 부드러움이 발군이라 할 수 있는데, 가솔린 엔진 기반의 PHEV라면 어느 정도일지 기대를 모은다. 물론 한국 출시를 예상할 수 없는 차종이긴 하나 추후 유럽 여행 시나 장기 체류 시에 고려해볼 한 선택지다.

그 외에 충전 상태의 그래픽, 차량의 관리 상태 등이 계기반과 미디어 패널 표시 등이 PHEV 특유의 미래적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시트로엥 측은 밝혔다. 다양한 일일 생활 정보와 응급 전화, 마이 시트로엥 앱을 활용한 차량 원격 제어 등도 활용할 수 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여러 국가들은 엔진의 배기량 당 출력을 제한해 두고, 이를 넘어서는 경우 신차 취득 시 높은 세율을 적용한다. 유로 규제처럼 배기가스 일반을 규제하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탄소 배출 규제에 방향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동화는 이 같은 세제 테두리 안에서도 고출력 차를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PHEV가 전기차만큼 주목받는 것도 이러한 조건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시트로엥은 2019년 유럽 주요 브랜드 중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몇 안 되는 브랜드다. 내실 강화와 핵심 전략 차종 중점 개발, 발빠른 전동화 등은 시트로엥을 포함한 PSA 그룹의 힘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진행한 FCA 그룹과의 합병이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확실한 카드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C5 에어크로스 하이브리드가 PHEV 활성화라는 유럽 시장의 트렌드 속에서 또 다른 효자가 되어줄지 지켜볼 부분이다.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