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를 휘젓는 몬스터 픽업트럭 3대 천왕은?

인건비가 비싸고 영토가 넓어 한국과 같은 조밀한 배송 시스템이 발달하기 어려운 북미에서 픽업트럭은 자동차가 아닌 필수품이나 다름없다. 특히 가장 인기 있는 픽업트럭인 포드 F-150의 경우 2018년 한해 동안 90만대 이상 판매됐을 정도다. 통상 픽업트럭은 높은 견인력을 발휘하기 위해 토크는 높지만 최고 출력 면에서의 퍼포먼스가 아쉬움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적재능력과 그리고 최고출력 3박자를 갖춘 고성능 픽업트럭 3종을 소개한다.

픽업트럭 명가,
포드 F-150 쉘비

포드 F시리즈는 북미 픽업트럭 시장 최강자로 매년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32년간 북미 베스트 셀링카 부분을 놓치지 않고 있으며 2018년에는 909,330대를 판매했으다. 1948 1세대를 시작해 현재는 13세대까지 이르렀. 특히 2015년에 나온 13세대 F시리즈는 차체를 고강도 강철에서 알루미늄으로 교체하는 등 약 340kg 정도 무게를 감량했다. 쉐보레가 곰을 등장시킨 광고를 통해 포드의 이런 변화를 ‘대차게 깠지만’ F-150은 동급에서 유일하게 스몰오버랩 테스트에서 만점을 받으며 강성을 과시했다. 배기가스 문제와 안전성 모두를 해결한 셈이다. 

기본형 포드 F-150의 엔진 라인업은 2.7리터 에코부스트 엔진과 3.5리터 에코부스트 V6, 5.0리터 코요테 V8로 구성되어 있다. 고성능 모델인 랩터의 경우 기존 6.2리터 자연흡기 V8 엔진 대신 최고출력이 417ps에서 456ps으로 향상된 3.5리터코부스트 V6엔진과 새로운 10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그러나 포드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포드 전문 튜닝업체 쉘비와 협업으로 F-150 쉘비를 공개 했다.

당초에 F-150 쉘비는 최고출력 771ps를 발휘하는 머스탱 쉘비 GT 500의 5.2리터 부두 V8 엔진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 공개된 차량에는 기본형 F-150과 머스탱 GT에 들어가는 5.0리터 코요테 V8엔진에 슈퍼차저를 탑재한 엔진을 장착했다. 따라서 F-150 쉘비는 최고출력이 400ps에서 765ps으로 향상됐으며, F-150 랩터와 마찬가지로 폭스 서스펜션을 사용한다. 그리고 쉘비 전용 20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됐다.

이 밖에도 고성능임을 강조하기 위해 실내 곳곳에 탄소섬유를 사용했으며 엔진룸에 있는 에어 인테이크 튜브도 탄소섬유로 제작됐다. 물론 이러한 고출력 엔진의 열을 식히기 위해 벌집 패턴의 그릴을 사용하고 보닛에도 에어 스쿠프가 적용됐다. 초고성능 F-150 쉘비는 109,515달러(한화 12,000만 원)이다.

슈퍼카 엔진 탑재 픽업트럭,
닷지 램 SRT-10

닷지 램은 2011년부터 램 브랜드로 독립해 운영 중이다. 고성능 픽업트럭인 닷지 램 SRT-10 2004년에 출시해 1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역사상 가장 멋진 는 강력한 픽업트럭 후보에 항상 올라오고 있다. 닷지 램 SRT-10은 당시 포드 F-150 SVT 라이트닝의 단종으로 고성능 픽업트럭에 목마른 소비자들을 위해 제작됐다. 참고로 포드 F-150 SVT 라이트닝은 최고출력이 385ps2009 6.2리터 자연흡기 V8엔진을 사용한 포드 F-150 랩터(417ps)가 등장하기 전까지 가장 강력한 픽업트럭이었다.

닷지 램 SRT-10 SRT BMW M이나 벤츠의 AMG같은 닷지의 고성능 디비전을 뜻하며 뒤에 숫자는 엔진의 실린더 수를 의미한다. 닷지 램 SRT-10은 닷지의 슈퍼카 바이퍼에 들어가는 8.3리터 V10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이 507ps이며 최대토크는 72.6kg·m이다. 안전상의 이유로 최고속도는 250km/h로 제한됐으며 060마일(96km/h)까지 가속능력은 4.9초를 자랑했다. 이는 당시 최고성능 SUV였던 포르쉐 카이엔 터보가 최고출력 450ps, 60mph(96km/h)까지 가속성능이 5.3초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매우 빠른 성능이다. 이 밖에도 소비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6단 수동변속기와 4단 자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외관은 공력성능을 강화한 바디킷을 적용해 본격적인 온로드 전용 픽업 트럭임을 강조했다. 심지어 최근에 나오는 고성능 픽업트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리어 스포일러까지 적용했다. 이 밖에도 가속 성능을 위해 4륜 구동을 포기하고 후륜 구동만 적용했다. 22인치 휠과 피렐리 스콜피온 305/40R 타이어를 적용해 우수한 선회 안정성도 구현했다. 당시 램 SRT-10의 횡가속이 0.83 g였는데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포르쉐 카이엔 터보가 0.82g, 2018년에 나온 가장 빠른 SUV 람보르기니 우르스가 1.02 g라는 점을 생각하면 제법 놀라운 수치다. 엄청난 퍼포먼스를 가졌지만 괴물같은 유지비용 때문에 2006년에 단종됐으며 3년간 9,527대를 판매했다.

811ps의 픽업트럭,
옌코 쉐보레 실버라도 1500

쉐보레 실버라도는 쉐보레의 풀사이즈 픽업트럭으로 앞서 언급한 포드 F150과 닷지 램과 동급이다. 최근에 우리나라에 실버라도 보다 한 단계 아래급인 콜로라도가 정식 출시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도입을 희망하는 픽업트럭이기도 하다. 현재 판매중인 실버라도는 2019년에 출시한 4세대로 2.7리터 4기통, 4.3리터 V6, 5.3리터 V8,6.2리터 V8엔진 트림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장 상위 트림인 6.2리터 V8은 카마로나 콜벳에 들어가는 엔진을 디튠한 것으로 420hp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차량은 800hp인 옌코 쉐보레 실버라도다.

옌코는 쉐보레를 전문으로 튜닝하는 업체로 돈 옌코가 1966년 자신이 개조한 쉐보레 코베어, 일명 옌코 스팅어를 타고 레이스에 출전하면서 시작됐다. 이 후 본격적으로 옌코의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1967년 카마로를 튜닝 하면서부터다. 옌코 카마로는 7.0리터 V8엔진을 탑재해 450ps의 최고 출력을 발휘했는데, 이는 현재 기준으로도 강력한 퍼포먼스다.

옌코 실버라도는 기존 LT1 6.2리터 V8엔진을 커스터마이징해 6.8리터로 배기량을 키운 엔진에 슈퍼차처를 결합했다. 이 덕분에 최고출력이 무려 800ps에 달한. 또한 강력한 가속력을 위해 후륜구동을 적용했다. 이 밖에도 옌코 실버라도는 22인치 휠과 브램보 브레이크를 제외 하면 외관상 변화는 거의 없으며, 물론 쉐보레 뱃지 대신 그릴과 도어 및 테일 게이트에 옌코 뱃지가 부착되어 있다. 한편 옌코 실버라도의 가격은 비교적 저렴한 46,995달러(한화 5,438만원).
 
이상 소개한 픽업트럭들은 고유의 실용성에 퍼포먼스를 더한 정말 매력적인 차량들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정말 꿈속에서나 봐야 한다. 가솔린 가격이 디젤보다 저렴한 북미에서나 유지할 수 있는 극악의 연비는 물론 높은 배출 가스량으로 국내 수입은 가능하나 정식 등록이 불가능해 공도에서는 주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킷으로 실어 나를 별도의 트레일러가 있을 만큼 돈이 많다면 한번쯤은 타볼 만 하다.


정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