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전기차 시대, 국내 초소형 전기차 제조사의 패기

지난 2016년 중반, 국토부는 초소형 전기차라는 새로운 자동차 분류기준을 만들었다. 그 동안 자동차나 원동기처럼 큰 틀에서만 분류되었던 규정에서 빠르게 변하는 시장 변화를 반영한 결과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의 트위지가 국내시장에 처음 판매되었고, 국내 중소 전기차 제조사 역시 초소형 전기차 모델을 출시 중이다. 초소형 전기차 특례조항이 신설된 지 5년차, 국내 초소형 전기차 모델은 어디까지 발전했을까?

먼저, 국토교통부 자동차관리법 규정에 의하면 초소형 전기차는 최고 정격 출력이 15kW 이하이면서 배기량은 250cc이하이고, 총 무게 600kg 이하에 속도는 80km/h이하, 그리고 전장 3,600, 전폭 1,500, 전고 2,000이하 크기의 초소형 차량을 말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1~2인이 탑승 가능하며, 경제성이 뛰어나고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

쎄미시스코 D2

쎄미시스코는 2000년에 설립된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솔루션 기업이다. IT 회사였던 쎄미시스코가 2017년 전기차 사업부를 만들고, 중국 즈더우에서 제작한 D2를 국내에 정식 출시했다. D2는 여느 초소형 전기차와 다르게 에어컨과 오디어, 내비게이션, 스마트키 등 편의장비를 골고루 갖춰 이미 유럽 초소형 전기차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쌓은바 있다.


본격 전기차 시대, 국내 초소형 전기차 제조사의 패기
이미 유럽에서 인정받은 쎄미시스코 D2

물론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약 92.6km~113.9km, 최근 대형 제조사에서 출시되고 있는 전기차와 비교해 크게 못미치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전, 후방 디스크 브레이크, 주 전원 차단장치 등의 안전장치와 LED 주간주행등, 가죽시트, 공조시스템 등, 출퇴근이나 근거리 교통수단으로서는 넉넉한 편의사양을 제공한다.

D2의 가격은 2,200만원(VAT 포함)으로, 400만 원의 보조금을 제하면 1,800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일반 내연기관 차량의 기준으로 현대자동차의 베뉴나 기아자동차의 스토닉 정도의 가격으로 가격 경쟁력은 조금 약한 편이다. 하지만 저렴한 유지비용과 전기차 치고 저렴한 가격, 충분한 옵션사양을 고려하면 꽤 매력적인 초소형 전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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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미시스코 D2

대창모터스 다니고

대창모터스는 업력 약 10년의 젊은 중소기업이다. 이들이 주로 만드는 제품은 전기를 동력원으로 하는 카트와 자동차로 한국야쿠르트의 전기카트부터(최대 주행거리가 40km에 달한다) 골프장, 북미 고급 거주단지 등에서 사용되는 전기카트, 서울시의 전기 청소자동차 등으로 다양한 목적에 맞춰 전동차를 제작 중이다.


본격 전기차 시대, 국내 초소형 전기차 제조사의 패기
대창모터스에서 출시한 야쿠르트 전동카트와 LSV

대창모터스에서 2018년에 출시된 다니고는 최고 속도가 80km/h, 완충 시 최대 항속거리가 100km인 초소형 전기차다. 또한 일반적으로 저속 전기차의 경우 운행구간의 제한이 많은 편인데, 다니고 초소형 전기차로 분류되어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의 통행만 제한된다. 따라서 근거리 출퇴근 및 통학, 배달용으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이동수단이 될 수 있다.


본격 전기차 시대, 국내 초소형 전기차 제조사의 패기
대창모터스 다니고

그밖에 다니고는 저렴한 가격과 간편한 판매방식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에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다니고는 출시된 2018년을 기준으로 차량가액이 1,490만원이었는데 정부 보조금 450만원, 지자체 보조금 246~500만원 가량을 제하면 최종 구매 금액이 약 540~794만원에 불과했으며, 소셜 커머스를 통해 구매하고 적립금까지 받을 수 있었다. 대창모터스는 이후 2019년 출시된 다니고 3 밴과 다니고 3 픽업 역시 소셜 커머스를 통해 판매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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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창모터스 다니고 밴과 다니고 픽업

마스타 전기차 마스타

1986, 한국 최초로 자동차 종합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마스타자동차는 자동차 애프터서비스 분야에서 업력을 쌓아올려 중견에 이른 회사다. 2018, 마스타자동차는 자회사 마스터전기차를 설립하고 중국 지아위안 EV사에서 생산하는 아이돌라의 디자인을 조금 수정한 마스타 미니, 마스타 PU를 국내에 출시했다.

위 두 차종은 각각 최고속도 80km/h, 78km/h, 완충 시 주행거리 150km, 100km를 발휘하는 초소형 전기차로 냉, 난방 공조 시스템, 파워 윈도우, 전동식 사이드미러, 후방카메라 등을 기본 옵션으로 적용해 주목 받기도 했다.


본격 전기차 시대, 국내 초소형 전기차 제조사의 패기
마스타전기차의 미니와 PU

그밖에 마스타전기차는 올해 마스타밴 모델을 대한민국 우정사업본부에 공급, 우편집배용 오토바이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마스타밴은 차폭이 1,280로 작아 좁은 골목에서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으며, 적재 중량이 200kg으로 우편물을 물론 소포우편물까지 적재할 수 있다. 무엇보다 냉난방 공조 시스템을 통해 집배원들의 근로여건을 개선해줄 수 있으며, 오토바이에 비해 안전사고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본격 전기차 시대, 국내 초소형 전기차 제조사의 패기
우편집배용 마스타밴

물론 초소형 전기차는 작고 가벼운 대신 충돌 상황에서 일반 승용차와 비교해 안전성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초소형 전기차의 본격적 상용화는 아직 5년도 채 되지 않았으며, 소형 스쿠터와 비교한다면 더욱 안전한 이동수단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장점을 흡수해 활용성을 한껏 끌어올린 초소형 전기차의 도전이 시작됐다.


양완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