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쏘나타 N라인 이미지 공개, ‘센슈어스 매운 맛’ 안 되려면

9 24, 현대자동차는 쏘나타의 고성능 버전인 N라인의 외장을 공개했다. 중형급 세단 처음으로 붙는 N 라인 뱃지로, 파워트레인은 최고 출력 290ps 2.5리터 터보 엔진과 8 DCT가 적용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적인 디자인 인상은 우선 1.6리터 가솔린 터보 버전인 센슈어스의 이미지에서 업그레이드된 듯한 인상을 준다. 많은 고민이 담겼음을 알겠지만 가능성과 아쉬움이 공존한다.  

고성능차의 디자인 문법에는 충실

쏘나타 N라인 역시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라는 디자인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다. 여기에 고성능차로 보일 만한 강인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블랙 컬러로 처리된 라디에이터 그릴의 입체 패턴은 좌우 사선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듯한 이미지의 조형 요소가 반복되는 형상이다. 볼륨감 있던 3D 패턴의 센슈어스와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냉각성능에 보다 유리한 형상이다. 다만 고성능 모델 특유의 과단성이 느껴지는 디자인은 아니다. 차라리 불필요한 장식 요소를 없앴다면 어땠을까? 좌측 상단에 부착된 N라인 뱃지도, 그릴 디자인이 좀 더 심플했다면 강렬할 듯하다.


현대차 쏘나타 N라인 이미지 공개, '센슈어스 매운 맛' 안 되려면
현대자동차 북미 프레스사이트에 공개된 N 라인의 이미지

하지만 범퍼 하단 디자인은 나쁘지 않다. 3개의 인테이크 홀을 적용했는데 사이드 스플리터의 입체감이 돋보인다. 전체적으로 시각적인 무게중심이 낮다. 고성능차의 디자인 문법에 충실한 모양새다.

측면부는 범퍼와 사이드실을 연결했다. 차량 전체의 단면을 낮아보이게 만드는 기법이다. 에어벤트는 휠 하우스 내 공기 흐름을 고려해 디자인했다고 현대차 측은 밝혔다. 휠하우스 내부와 주변의 공기 흐름은 고속 주행 시 조향, 코너링 등 횡방향의 거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휠은 N 라인 전용으로 디자인된 19인치 알로이 제품으로 메쉬 타입과 스포크 타입이 혼합된  디자인이다. 전륜  펜더 측면에도 N 라인 배지가 적용됐다. 아웃사이드 미러와 사이드실 몰딩 등에 고광택 블랙 소재를 적용해 강인한 인상을 강조했다.

블랙 컬러의 고광택 소재는 후미 범퍼 하단부에도 적용됐다. 현대기아차가 최근 다이내믹한 차종의 맘무리에 강조해 적용하는 요소들이다. 배기구는 듀얼 트윈 팁 타입이다.

2.5의 N 라인은 다르다는 것,
인테리어로 보여줘야 하는데

과거 쏘나타는 7세대의 페이스리프트인 뉴 라이즈까지 최고 출력이 245ps를 발휘하는 2.0리터 터보를 적용했다. 몇 년 전만 전륜 구동 레이아웃 기반으로 이 정도 출력은 대중적 차종에서 최상급에 속했다. 전륜에 하중의 60% 이상이 쏠리는 레이아웃 특성 상 코너링 시의 거동이 좋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쏘나타의 유저들은 이런 차량에 어울릴 법한 스포티한 서스펜션 세팅보다는 주행 시 안락감을 선호하는 이들이다. 경쟁 제조사에는 꽤 존재하는 엔진 제원임에도 2.0리터 터보는 8세대에 와서 사라졌다.

현재 쏘나타 N라인에 탑재될 것으로 유력시되고 있는 2.5리터 엔진은 최고 출력이 290ps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랜스미션은 8 DCT. 불과 몇 년 사이 레이아웃이 받아낼 수 있는 출력의 한계 범위도 확장됐다. 여기에는 쏘나타 3세대 플랫폼의 무게 배분 개선도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쏘나타 N 라인의 외관 디자인은 현대자동차의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를 보여 준다. 실패한 파생상품에 그쳤던 2.0T의 그림자를 지우고 대중적 고성능 차량의 가치를 디자인으로 구현해야 한다는 일념이 보인다. 그리고 통상 큰 배기량과 고출력에서 시작한 고성능의 가치를 엔트리까지 끌고 내려오는 선행 주자들의 방식과 달리 i30N, 벨로스터 N 등 소형급의 펀카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미지를 고급 차종으로 밀어 올려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 온 것에 경의를 표한다.

그래서 더 기대되는 한편 중요한 것이 실내였다. 판매량에 신경쓴 어정쩡한 스탠스는 안 된다. 어차피 잘 팔리는 차는 엔진회전수와 무관하게 시종일관 느릿느릿한 2.0리터 자연흡기 엔진, 우수한 연비와 다양한 사회 인프라 할인혜택을 누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다. 판매량으로 승부를 볼 차가 아니라 차가 가진 미래적인 가치를 끌어내고자 한다면 내부도 고성능차의 문법에 확실하게 부응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현대자동차의 북미 프레스 사이트에 공개된 N 라인의 이미지는 우려되는 요소만을 정확하게 다 모아 놓았다. 밋밋하기 짝이 없다. 우선 운전석 디자인부터 난국이다. 스티어링휠 하단에 붙은 ‘N’ 엠블럼을 제외하면 고성능차의 가치를 어느 구석에서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 밝은 톤의 인테리어 컬러는 레드 컬러의 스티치가 가진 강렬함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등받이와 좌석 부분에는 알칸타라 소재가 적용된 것 같지만 그다지 소재의 특성이 부각되지는 않는다. 센슈어스와의 차이는 과연 무엇인가를 물었을 적에 답이 마땅찮을 것으로 보인다. 

센터 미디어 패널과 대시보드 역시 ‘이것이 왜 N 라인의 인테리어여야 하는가’하는 질문에 답하기 어려운 모양새다. 적어도 N라인 전용의 모드라도 필요하다

쏘나타 N 라인에 대한 기대는 매우 다양하다. 상반되는 가치에 대한 요구도 뒤섞여 있다. 그러나 고성능차의 타깃은 명확하고 포지션 자체도 좁다. 좁은 걸 억지로 벌리려 하기보다는 깊이를 택해야 할 장르다. 그리하여 유저들의 입에서 쏘나타 N 라인은 쏘나타와 다른 차다라는 말이 나와야 N 라인의 성공을 이야기할 수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국내 출시용 차량이라도 보다 N 라인다운 감성이 담겨, 긍정적인 의미의 ‘내수 차별’이 있기를 희망한다.


한명륜 기자



현대차 쏘나타 N라인 이미지 공개, '센슈어스 매운 맛' 안 되려면
안볼거임? 클릭하면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