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제조사들 사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못지 않은 큰 이슈는 바로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다. 특히 현재 기술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는 점점 강화되고 있어 더욱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반면 전기차 제조사나 친환경 기술 기업들은 이 제도가 반갑다. 특히 테슬라는 오히려 이 탄소배출권 때문에 웃고 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미래 기업들의 캐시카우가 될지 모를 탄소배출권에 대해 알아본다.
뉴스에서 자주 보는 탄소배출권이란?
탄소배출권을 이야기 하기에 앞서 탄소배출권이 나오게된 배경을 알아야 한다. 탄소배출권의 이야기는 1997년 협약을 맺어 2005년 발효된 교토의정서에서 이어진다. 교토의정서는 지구 온난화의 규제 및 방지를 위한 국제 협약인 기후변화협약의 수정안이다. 이 의정서를 인준한 국가는 6대 온실가스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과불화탄소(PFCs), 수소불화탄소(HFC), 육불화황(SF6)을 감축해야 한다. 만약 목표한 양 만큼 감축하지 못할 경우 해당 국가에 대해 페널티로 비관세 장벽을 적용하게 된다. 또한 달성하지 못한 감축량은 2013년부터 목표로 한 감축량의 1.3배와 2차 이행 목표를 모두 달성해야만 한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 체결 당시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어 있었기 때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 후 대한민국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9위의 국가로 발전했으며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편입되는 등 이제 감축 의무를 이행해야 된다. 그래서 한국 정부가 2030년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온실가스배출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것도 그러한 맥락이다.
이에 따라 국제연합 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탄소배출권을 만들어 주식이나 채권처럼 거래소나 장외에서 매매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탄소배출권은 정해진 기간 안에 이산화탄소(CO₂)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못한 각국 기업이 배출량에 여유가 있거나 숲을 조성한 사업체로부터 돈을 주고 권리를 사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탄소배출권은 국가별로 부여되지만 배출권의 대부분을 기업에 할당하기 때문에 탄소배출권 거래는 기업들 사이에서 이뤄진다. 기업 입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배출권을 파는 것이 이익이지만, 반대로 온실가스 배출권이 감축비용보다 저렴하면 그냥 배출권을 구입하는 것이 비용절감이 될 수도 있다.
탄소가 돈인 세상에서 탄소로 돈을 번다!
탄소배출권은 알려진대로 차세대 사업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 혜택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회사가 테슬라다. 최근 유럽에서는 2021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를 기존 km당 130g에서 95g으로 27% 강화하겠다고 했다. 만약 이를 지키지 못하면 대당 95유로(한화 12만원)의 벌금을 지급해야 한다. 즉, 0g을 배출하는 테슬라를 제외한 주요 내연기관 자동차 제조사들은 조 단위의 과징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규제를 충족시키는 것이 현재 내연기관 자동차 제조사들의 기술력과 시간으로는 하늘의 별을 따는 것 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다. 일례로 FCA그룹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23g이다. 무려 28g이나 줄여야 한다. 그래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 업체들에게 거액을 주고 탄소배출권을 사들이는 것이다. 과징금 1조를 내야 하는 상황에 테슬라로부터 5,000억원을 주고 탄소배출권을 구입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제조사 입장에서는 이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테슬라가 지금처럼 힘든 시기에 S&P 500 지수에 편입하고 주가가 하늘 높이 치솟을 수 있는 실질적인 이유다.
2020년 테슬라의 실적을 살펴보면, 테슬라는 2020년 상반기에 약 18만만대의 자동차를 팔았다. 이는 연간 천만대 가까이 판매하는 토요타나 폭스바겐의 1/100 수준이다. 순이익도 1억 400만 달러(한화 1,173억원)로 자동차를 팔아서 남은 수익은 적자 수준이다. 반면 2020년 상반기 탄소배출권 거래 매출은 4억 2,800만 달러(한화 4,829억원)에 달한다.
지금은 캐시카우 하지만 나중에는?
지금 이렇게 이산화탄소 규제로 내연기관 자동차 제조사들이 테슬라로부터 탄소배출권을 사들이고 있어 전망이 밝아 보이지만 사실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 되면 탄소배출권 거래는 앞으로 전망이 밝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10년, 늦어도 15년 뒤에 전 세계적인 전동화가 이루어 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내연기관 기반의 완성차 업체들도 시간이 문제일 뿐이지 전동화로 돌아설 것이고 결국 배출 규정을 지킬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탄소배출권은 메리트 있는 캐시카우가 아니다.
만약 이렇게 전동화의 미래가 찾아오면 테슬라는 자동차 판매량과 다른 사업으로 승부해야 한다. 물론 이미 테슬라는 탄소배출권 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덕분에 설령 상황이 이렇게 흘러간다 해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지난 테슬라 데이에서 밝힌 배터리 사업과 스페이스 X 등 다른 사업들도 벌써 준비되어 있다.
그러나 탄소배출권 거래의 재미를 쫓아 뒤늦게 생겨난 신생 전기차 제조사들은 테슬라와 달리 탄소배출권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힘들 것이다. 앞서 말했듯 전동화 시대가 오기 이전까지는 테슬라나 루시드 같은 전기차 제조사들의 캐시카우가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완성차 제조사들도 마냥 손 놓고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전기차 과도기인 지금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언제까지 몇 종의 전기 및 수소전지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며 전동화 시대를 앞당겨 무의미하게 나가는 돈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처럼 더 늦으면 살아남기 어려워 진다.
글
정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