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먹는 하마에서 전기 먹는 하마로 환골탈태한 픽업트럭들

자동차의 전동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대세다. 가솔린 가격이 저렴하고 대배기량 자동차가 많은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기존 미국의 내연기관 제조사들도 서둘러 전기차를 출시하거나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역시 미국은 픽업트럭의 나라답게 전기 세단, SUV 보다 픽업트럭 전기차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출시를 앞둔 미국 전기 픽업트럭을 알아보려한다.

글로벌 1위 픽업트럭의 자리 굳히기, 포드 F-150 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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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F-150 EV 프로토타입

최근 포드는 머스탱을 제외한 세단 라인업 판매를 중단하고 SUV와 픽업트럭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2021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가 강화되면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 10, 14세대 F-150을 출시하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와 전기 모터를 탑재한 모델 출시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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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F-150 EV 프로토타입

포드 F-150 EV 2022년 출시 예정이지만 이미 포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포드 F-150 일렉트릭은 신형 F-150 42+화물열차 10칸 총 554톤이라는 무게를 끌고 300미터를 주행한다. 이는 2006년 폭스바겐이 투아렉 V10 TDI으로 끌었던 보잉 747-200(170)보다 3배 이상 더 무거운 무게다. 참고로 가솔린 F-150의 최대 견인 무게가 8.8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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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F-150 EV 프로토타입

물론 아직 개발 단계라 정확한 제원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해외 매체에서는 앞서 공개한 영상과 최근 포드에서 개발 중인 전기 파워트레인을 조합해 최고출력 약 700ps, 완충 시 주행가능 거리는 약 480~640km 정도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포드에서 정식으로 제원을 공개하기 전까지 이러한 제원은 걸러 들을 필요가 있다.

과거 명예를 다시 한번 더, 험머 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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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C 험머 EV

군용차 험비에서 파생되어 일반 도로용으로 나온 험머는 환경규제와 판매부진 등의 이유로 브렌드 자체가 단종됐었다. 그러나 GM에서는 험머라는 브랜드를 이렇게 버리기 아까웠던지 전기 픽업트럭으로 부활시켰다. 지난 10월 공개된 GMC 험머 EV는 기존의 아이덴티티를 아주 살짝 남겨두고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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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C 험머 EV

먼저 플랫폼은 GM의 얼티엄 드라이브 아키텍쳐를 토대로 제작됐으며 파워트레인은 얼티엄 배터리가 제공하는 전력 에너지를 기반으로 GM이 자체 개발한 EV 드라이브 유닛인 얼티엄 드라이브로부터 동력을 공급받는다. 참고로 얼티엄 드라이브는 2개의 유닛으로 구성되며 유닛 내에 있는 3개의 개별 모터로 동급 최고 수준인 1,000ps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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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C 험머 EV

또한, 최대 350kW의 고속 충전시스템이 적용된 800 볼트급 대용량 배터리를 바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충전 능력을 물론 한번 완충 시 최대 563km 이상의 주행할 수 있다. 이 밖에도 GMC 허머 EV는 전륜과 후륜의 꺾임 각을 같게 해 차량의 대각선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크랩워크 사륜 스티어링 시스템과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등 모든 장애물과 지형지물을 정복할 수 있게 하는 첨단 테크놀로지로 무장했다. 험머 EV는 디트로이트 햄트래믹에 위치한 GM의 팩토리 제로(Factory Zero)에서 2021년 말부터 본격 생산에 돌입하며 출시는 2022년 상반기로 예상되고 있다.

미래는 테슬라의 시대, 테슬라 사이버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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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사이버트럭

모델 S로 전기차의 시대의 문을 열었다고 말해도 무방한 테슬라도 태생을 속일 수는 없었는지 픽업트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2019 11, 테슬라는 매우 혁신적인 풀사이즈급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발표했다. 당시 공개된 사이버트럭은 자동차라는 개념을 완전히 바꿨다. 특히 엑소스켈레톤은 자동차의 골격이 곧 외장이라는 획기적인 형태였으며 사용된 소재역시 초고경도 냉간 압연 스테인레스 스틸 구조로 되어 있어 외부 충격은 물론 방탄 기능까지 적용됐다. 참고로 소재는 테슬라의 우주선 스페이스 X 로켓에도 사용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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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사이버트럭

이 외에도 아머 글라스는 초고강도 글라스 및 폴리머 소재로 층을 이루고 있는 복합재로 충격을 흡수하고 충격의 방향을 전환하여 성능을 향상시키며 손상에 대한 내구성을 강화해준다. 또한 에어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있어 후면 적재 공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각 방향의 서스펜션을 4인치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단일 모터, 듀얼 모터, 트라이 모터 총 3가지가 있으며 단일 모터만 유일하게 후륜구동 방식이다. 나머지는 모두 AWD. 전기차에 아직 개발 중이다 보니 정확한 최고출력은 나와있지 않으며 대신 주행가능거리와 제로백, 견인능력, 적재능력 등만 공개됐다. 싱글 모터는 완충 시 주행가능 거리가 402km이며 듀얼 모터는 483 km, 트라이 모터는 805 km . 또한 적재능력은 모든 트림이 동일한 1.6톤이며 견인능력은 싱글이 3.4, 듀얼은 4.5, 트라이가 6.3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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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사이버트럭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크기는 전장 5,892, 전폭 2,083, 전고 1,905, 휠베이스 3,807로 포드 F-150와 거의 비슷한 크기다. 최근에는 포드 레인저와 비슷한 크기의 미들사이즈급 사이버트럭도 출시한다고 밝혔다. SF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외관은 아쉽게도 사이드 미러가 없고 보행자 안전 관련 법률상의 문제로 정식 출시 때는 달라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출시 일은 2021년이지만 아직 개발 중이므로 확실하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 테슬라 홈페이지에서 예약 구매가 가능하다.

신생이라고 무시하지마
리비안 R1T, 볼링거 B2, 로즈타운 엔듀런스

포드, GM, 테슬라처럼 메이저급 자동차 제조사들만 전기 픽업트럭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설립된 지 10년도 안 되는 자동차 제조사들도 전기 픽업트럭을 만들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업체들이 바로 리비안, 볼링거, 로즈타운이다. 참고로 리비안이 2009년 설립으로 가장 오래 됐으며 가장 어린 브렌드는 2018년 설립된 로즈타운이다. 볼링거도 2014년 설립되어 이제 겨우 6년된 회사다. 현재 볼링거를 제외한 나머지 리비안, 로즈타운은 미국 빅3의 도움을 받고 있다. 리비안은 포드가 5억달러(5,520억 원)를 투자했으며, 로즈타운은 GM7,500만달러(827억 원)를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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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 R1T

로즈타운 엔듀런스는 각 바퀴에 모터가 달려있는 인휠 모터를 사용하며 최고출력은 608ps에 달하며 완충 시 주행가능 거리는 400km. 픽업트럭에서 중요한 견인 능력은 3.4톤까지 가능하다. 리비안 R1T의 경우 아쉽게도 제조사 공식 제원이 차량의 전장과 전폭 등 크기에 대한 정보만 나와 있으며 유일하게 주행가능 거리만 480km로 공개되어 있다. 볼링거 B2의 제원은 매우 상세하게 나와있다. 듀얼 모터가 탑재되며 최고출력은 623ps, 최대토크는 92.4kg·m에 달한다. 그리고 견인가능 무게는 3.4, 적재가능 무게는 2.2톤이다. 완충 시 주행가능 거리는 320k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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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거 B2

리비안, 볼링거, 로즈타운 모두 2021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2022년 상반기로 연기됐다. 그럼에도 세 회사 모두 예약 주문을 받고 있다. 판매 가격은 리비안 R1T 75,000달러(8,300만 원), 로즈타운 엔듀런스는 52,500달러(5,810만 원)이다. 볼링거 B2는 판매가격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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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타운 엔듀런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미국산 픽업트럭은 기름 먹는 하마였다. 하지만 전기 픽업트럭은 다르다. 자그마한 세단형 전기차 보다 실용성도 출력도 좋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참고로 이번 콘텐츠에서 소개한 전기 픽업트럭 모두 우리나라 출시 미정이지만 한국인이 예약 구매 할 수 있다. 만약 픽업트럭을 고려하고 있다면 지금이 기회다.


정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