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라이빙 관점에서 본 수동변속기의 매력

자동차 관련 첨단 기술의 발달은 운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편리성이 중시되는 현실에서 모든 것을 직접 조작해야 하는 수동변속기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그러나 펀(fun) 드라이빙을 즐기는 마니아 계층들은 여전히 수동변속기 모델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수동변속기만이 주는 운전의 즐거움(fun)이 무엇인지 자세히 소개하겠다.

수동변속기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란

운전을 즐기는 여러 가지 요소들 중에서 차량이 주는 감성적인 측면은 운전의 즐거움에 한몫을 한다. 예컨대 스포티한 주행을 지향하는 고성능 차량들 중에서 유독 배기음이 큰 차량들 많은 이유가 운전자에게 감성적인 측면을 충족시켜주는 큰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수동변속기는 감성적인 측면을 직관적으로 한층 더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차량마다 다르지만 수동변속기로 원하는 기어 단수에 변속레버를 옮길 때의 조작감과 변속기와 엔진의 체결감이 주는 운전의 즐거움은 다이내믹한 코너를 빠져나가는 만큼이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일부 고성능 차량의 자동변속기에 대한 설명 중에 신속하고 정확한 변속 체결감을 가미하여 즐거움을 더한다는 문구는 이러한 수동변속기의 특성에서 기인한 의미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제동과 동시에 재가속을 하기 위하여 변속을 하는 힐앤토, 더블클러치와 같이 잘 알려진 수동변속기 전용 드라이빙 테크닉도 운전의 즐거움을 준다. 특히, 힐앤토와 같은 기술들은 운전자가 손발이 심심할 틈이 없고 차량의 정확한 기어비를 알아야 하는 등 운전자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조작을 요구한다. 이러한 기술들을 완벽히 습득하여 어떠한 상황에서도 수동변속기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됐을 때 느낄 수 있는 운전의 즐거움 역시 수동변속기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자동변속기의 수동모드 VS 수동변속기

자동변속기 중에서 수동모드를 제공하여 운전 재미의 요소를 첨가해주는 모델들도 많이 출시 되었다. 일반적으로 수동모드는 직접 레버를 위 아래로 당기는 방식과 패들시프트 등을 이용하는 방식이 주로 쓰이고 있으며 TCU(Transmission Control Unit)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운전자에게 변속을 직접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러한 자동변속기의 수동모드는 어느 정도 수동변속기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인 측면과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하지만 자동변속기의 수동모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자동변속기의 수동모드는 파워트레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어느 순간에는 자동으로 개입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개입은 펀드라이빙을 즐기는 운전자들에게 결정적인 순간에 실망을 안겨줄 수 있다.
 
그에 비해 수동변속기는 자동변속기와 달리 적절한 엔진 회전수에서 원하는 순간에 언제든지 변속할 수 있으며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는다. 이는 주행에 관한 모든 부분을 운전자에게 직접 제어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맡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클러치를 밟고 원하는 단수로 변속기의 레버를 옮기는 과정과 자동차의 가속 성능, 최고 속도, 코너의 등판 능력에 관계 없이 변속을 통해 자유롭게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운전자가 차와 하나가 된 일체감은 자동변속기의 수동모드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다.

기술의 발달이 수동변속기의 매력을 대신할 수 없다

혹자들은 수동변속기보다 더 높은 효율을 자랑하는 무단 자동변속기(CVT)와 변속기가 아예 없는 전기차 등이 등장하고 있는 현실에서 수동변속기의 존재여부 자체에 의문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운전에 있어 편리함은 제공해줄 수 있지만 수동변속기가 운전자에게 주는 즐거움과 감성적인 측면은 완벽하게 대신할 수 없다.

이를테면, 마치 프로페셔널 레이스 드라이버가 대신 신속 정확하게 변속 해주는 것과 같은 듀얼클러치트랜스미션(DCT)이 존재하지만 수동변속기와 비교했을 때 운전 재미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것은 마치 전자 오락 게임에서 치트키를 사용 하면 해당 미션은 손쉽게 클리어할 수 있지만 게임의 본질인 재미요소가 매우 떨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 볼 수 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 고성능 모델 벨로스터N의 경우 트랙주행을 기준으로 DCT모델이 프로페셔널 레이스 드라이버들 조차 감탄하게 만드는 변속 로직을 토대로 수동모델 보다 더 빠른 랩타임 기록을 갱신 하였지만 수동모델만이 가지고 있는 운전재미와 감성을 채워주는 부분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더 많았다.

지금까지 수동변속기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운전의 즐거움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나날이 발전하는 첨단 기술의 시대에서 수동변속기의 운명은 자동차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편리성에 초점을 맞춘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펀드라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고 어쩌면 이로 인하여 운전의 즐거움을 주는 수동변속기 옵션은 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곽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