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3월 2일 밤 10시 30분, 볼보는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볼보 리차지 버추얼 이벤트(Volvo Recarge Virtual Event)’를 통해 전동화 비전과 XC40 리차지, C40 리차지를 공개했다. 감각적인 미디어 아트 세트 구성과 음악이 어울린 볼보 특유의 세트는 온라인 환경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행사는 호칸 사무엘손 CEO와 주요 임원들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신차 전략 및 볼보의 전동화와 제품 경험 혁신 전략을 테마로 하여 진행됐다.
“가장 큰 안전 테스트는 기후 변화 대응”
2030년까지 전동화
호칸 사무엘손(Håkan Samuelsson) CEO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2030년까지 생산되는 볼보의 전 차종을 전동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구상은 이전에도 공공연히 알려진 바 있으며 실제 자동차 업계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볼보는 이를 통해 제품의 전 생산 주기에서 탄소 발자국을 줄여 나가겠다는 야심찬 기후 중립 계획을 갖고 있다.
제품적인 면에서는 2020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XC40 리차지 그리고 2일 공개한 쿠페 타입 SUV인 C40 리차지가 선도적인 역할을 맡는다. 이 두 차를 필두로, 2025년까지는 글로벌 판매의 50%를 전기차, 나머지를 하이브리드로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사무엘손 CEO는 전했다.
이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헨릭 그린(Henrik Green), 볼보 자동차 최고기술책임자는 “내연기관을 장착한 자동차의 미래는 없다”라며, “볼보 자동차는 전기 자동차 제조사가 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환은 2030년까지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를 통해 고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나아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적극적으로 일조할 것이라는 포부도 전했다.
사무엘손 CEO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볼보가 자동차 발전사에 기여한 다양한 안전 실험 장면들이 이어졌다. 이어 등장한 린 포트 게스(Linn Fortgens) 지속 가능성 및 조달 분야 수장은 “기후 변화야말로 인류가 맞이한 궁극적인 세이프티 테스트”라고 전제했다. 대담 형식으로 마주 앉은 지젤라 블롬퀴스트 지속 가능성 센터 수장은 “모빌리티의 전동화는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절대적”이라고 단언한 후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도 저탄소화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배터리 수급에서의 저탄소화도 모니터링한다
여기서 포트 게스는 전기차 기반의 저탄소화에 있어 핵심적인 내용도 짚고 넘어갔다. 바로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raw material)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는 “원재료 공급 체인에서도 볼보는 협력 파트너들의 배터리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CO2 발생량도 잘 관리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참고로 볼보의 배터리 공급사는 세계 전기 차용 배터리 공급 물량 중 34.3%를 책임지며 1위를 기록 중인 CATL과, 2020년 독보적 성장으로 33.5% 점유율을 차지한 LG 화학이다. LG 화학은 2019년 볼보 자동차와 EV 용 배터리 10조 원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특히 LG 화학의 배터리는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 폴 스타에 두 공급된다.
포트 게스는 핵심적인 원재료들의 구매와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CO2 발생량을 상시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들은 올바른 선택과 행동을 하는 브랜드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라며 소비자들에게 투명한 정보 제공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온라인화,
기후 중립과 새로운 고객 경험 만족
사무엘손 CEO는 은 “성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성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전기와 온라인이라는 미래에 함께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우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프리미엄 전기차 세그먼트에서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소비자들이 원하는 종류의 경험도 변화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를 기반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새로운 고객 경험 프로세스와 함께 전통적인 홀세일(wholesale) 정책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새로운 판매 전략은 구매 과정에서의 복잡성을 근본적으로 줄이면서, 투명하게 운영되는 정찰제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위해 온라인 판매 채널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된다.
볼보 자동차 글로벌 커머셜 오퍼레이션 총괄, 렉스 캐서 마커스(Lex Kerssemakers)는 “볼보 자동차의 미래는 전기, 온라인, 성장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정의된다”라며, “우리는 고객이 차를 타고 운전을 하는 동안 느끼는 복잡함을 제거함으로써 안심하고 볼보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단순화와 편의성은 이를 위해 진행되는 모든 일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세일즈 플랫폼에 대한 투자와 함께 강력한 고객 관계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리테일 파트너들은 현재 고객 경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자동차 판매나 출고 준비, 배송 및 관리 서비스 등의 핵심 서비스를 계속해서 책임지게 된다.
렉스 캐서 마커스는 “온라인, 전시장, 볼보 스튜디오는 물론 운전을 하는 순간까지 고객과 함께하는 여정이라면 어떠한 곳에서도 최상의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완벽하면서도 원활한 형태로 통합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volvocars.com)는 계약을 위한 과정을 근본적으로 단순화하고, 단계 별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줄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객이 빠른 배송이 가능하도록 사전 구성된 볼보의 전기차를 간단하고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별도의 가격 협상을 할 필요가 없는 투명한 정찰제를 통해 신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라고 볼보 측은 전했다.
볼보의 두 번째 순수 전기차 C40 리차지,
볼보 최초의 ‘레더 프리’
2일 버추얼 이벤트에서 공개된 볼보 전동화 전략의 또 다른 첨병인 C40 리차지는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되 후미와 A 필러에 쿠페형의 라인을 가미한 감각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그러면서도 SUV 다운 높은 시트 포지션과 다양한 외장 컬러 및 인테리어 옵션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 차의 핵심적인 특징은 볼보 최초의 레더 프리(leather-free) 제품이라는 점이다. 가죽을 얻기 위해 동물을 사육하는 데서 나오는 탄소량도 줄일 것이라는 계획으로 전동화의 가치와 잘 맞아떨어진다. 대체 소재로 어떤 것이 선택될지는 미정이나 안락하고 견고한 착좌감을 유지하는 소재가 선택될 것으로 기대된다.
C40 리차지의 배터리 용량은 78kWh이며 완충 시 주행 거리는 WLTP 기준 420km로 XC40와 거의 비슷하다. 생산 시작 시기는 3/4 분기가 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장은 벨기에 겐트다.
볼보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유럽 시장에서 이미 전동화 전략의 초석을 다졌다. 이제 안정적인 EV 플랫폼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로의 이행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한국 유저들 사이에서도 볼보의 전기차와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 폴 스타에 이 대한 관심이 많은 만큼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