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2월 출시된 제네시스 GV70은 브랜드의 첫 번째 중형 SUV다. 출시 이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으며, 출시된 이후에도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차종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산차치고 비싼 7,736만원이라는 가격대로 많은 소비자들의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GV70과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 SUV들을 살펴본다.
스웨덴 프리미엄 준중형 SUV,
볼보 XC60 T8 AWD R-Design
현행 볼보 XC60은 2017년 3월에 출시한 2세대 모델이며, 우리나라에는 2017년 9월에 정식 판매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디젤 및 가솔린 라인업을 판매했었으나 현재는 볼보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마일드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만 판매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판매 중인 XC60는 T8 R-Design, 인스크립션 두 가지 트림이며, 제네시스 GV70 풀옵션의 가격으로 구입 할 수 있는 트림은 7,100만원인 R-Design 사양이다. 참고로 인스크립션은 8,320만원으로 GV70 보다 비싸다.
XC60은 전장, 전폭도 4,690㎜, 1,900㎜로 제네시스 GV70과 비슷하다. R-Design, 인스크립션은 모두 동일한 2.0리터 트윈차저 엔진에 전기모터가 결합된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며 합산출력도 405ps로 동일하다. 그리고 안전에 타협이 없는 볼보답게 각종 안전 및 편의 사양은 트림과 상관없이 동일하다. 대신 실내 인테리어가 가죽과 천이 혼합된 재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운드 시스템도 바워스 앤 윌킨스가 아닌 하만카돈이 적용된다.
물론 XC60에도 단점이 있다. 높인 인기에 전세계적으로 공급이 활발하지 않아 지금 주문해도 최소 6개월 이상의 대기 기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부분은 특히 어떠한 이유로 당장 자동차를 운행해야 하는 사람들 또는 성격이 급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문제점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바로 출고 가능하며 XC60과 비슷한 수준의 품질을 갖추고 있는 제네시스 GV70을 두고 고민한다.
GV70 가격으로 대형 SUV를 사고 싶다면,
포드 익스플로러 PHEV
포드 익스플로러는 미국 SUV라고 하면 바로 떠오를 정도인 포드의 간판 SUV다. 1990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됐으며, 현재 6세대 익스플로러가 판매 중이다. 또한 익스플로러는 미국차임에도 미국차답지 않은 완성도와 편의 장비들을 갖추고 있어 한국에서도 대형 수입 SUV 시장 4년 연속 1위를 차지 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현행 6세대는 지난 2019년 출시했으며 우리나라에는 같은 해 9월 판매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최고출력이 304ps인 2.3리터 에코부스트 엔진 사양만 판매 했으며 이후 2020년 8월 3.0리터 V6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플래티넘 트림을 선보였다. 익스플로러 PHEV는 최고출력이 405ps이며, 포드의 최신 10단 변속기와 조합해 2.6톤이라는 거구임에도 평균연비가 무려 9.3km/L에 달한다.
익스플로러 PHEV의 가격은 제네시스 GV70 풀옵션보다 살짝 저렴한 7,410만원이다. 익스플로러 PHEV의 포인트는 전장 5,050㎜, 휠베이스 3,025㎜. 전폭 2,005㎜로 GV70 보다 더 크고 넉넉한 실내공간이다. 그러나 GV70 수준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아니며, 한국 운전자들이 좋아하는 통풍시트도 없다. 또한 편의 및 안전 사양도 GV70과 비교하면 살짝 아쉬운 수준이다. 그래서 옵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GV70, 넓은 공간과 강력한 퍼포먼스가 필요하다면 익스플로러 PHEV가 답이다.
말도 많도 탈도 많은
레인지로버 이보크 P250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랜드로버의 준중형 SUV다. 이보크는 2011년 출시 당시 기존 랜드로버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매우 스포티한 쿠페 스타일의 디자인에 3도어와 컨버터블 라인업 등 새로운 시도로 매우 신선한 충격을 줬다. 그러나 1세대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모으지 못했는데, 이는 풀옵션 사양을 선택하면 무려 9,00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가격이 매우 비쌌기 때문이다.
이후 2018년 공개한 2세대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2019년 정식 출시 됐다. 이전 세대와 달리 3도어나 컨버터블 사양은 빠지고 5도어 사양만 판매되며, 벨라에서 보여준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도 적용됐다. 또한 최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트림도 추가했다. 우리나라에는 최고출력이 각각 150ps, 180ps인 2.0리터 4기통 터보 디젤 엔진과 최고출력이 250ps에 달하는 2.0리터 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 사양만 판매된다. 모든 트림에는 48볼트 마일브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여기에 터치프로 인포테인먼트와 고급스러운 가죽으로 꾸며진 실내와 첨단 안전 및 편의 장비들이 탑재되어 있어 소비자들의 유혹한다. 그러나 가격대가 제네시스 GV70과 비슷하지만 전장이 4,371㎜, 휠베이스가 2,681㎜로 GV70보다 작아 실내공간이 협소하며, 출력도 부족하다. 또한 최근에는 많이 개선 됐음에도 랜드로버가 잔고장이 많은 이미지가 있어 섣불리 선택하기 힘든 자동차다.
조선 마칸이 아닌 진짜
포르쉐 마칸 2.0 터보
제네시스 GV70의 디자인이 포르쉐 마칸과 닮아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GV70을 조선 마칸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GV70을 풀옵션으로 구입할 수 있는 금액으로 진짜 포르쉐 마칸을 살 수 있다. 참고로 포르쉐 마칸은 포르쉐가 카이엔으로 큰 성공을 거두면서 보다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2013년 출시한 준중형 SUV로 아우디 Q5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0리터 4기통 터보차저가 장착된 노멀 버전 마칸과 2.9리터 V6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한 마칸 GTS 이렇게 2가지 트림만 판매하고 있다. 마칸은 포르쉐에서 만든 SUV답게 매우 스포티한 외관이 특징이다. 또한 각종 편의 사양은 물론 가장 진보된 변속기인 7단 PDK가 기본으로 적용되어 있으며, 포르쉐의 전자식 댐핑 컨트롤 시스템인 PASM 기능이 포함된 에어서스펜션도 기본사양이다.
그러나 제네시스 GV70 풀옵션 가격으로 구입할 수는 마칸은 2.0리터 엔진이 적용된 하위 트림이며, 최고출력 252ps에 불과하다. 그리고 기본사양 가격이 7,640만원이며, 여기에 제네시스 GV70 수준의 익스테리어와 실내 구성으로 꾸밀 경우, 이른바 ‘옵션 장난’으로 불릴 정도로 사양에 따른 가격 편차가 크기 때문에 최소 1억원을 가뿐하게 넘는다. 물론 포르쉐라는 엠블럼이 주는 감성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지만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고민되는 선택이다.
제네시스 GV70은 프리미엄 수입차와 비교해서 결코 뒤지지 않는 성능과 높은 수준의 실내 인테리어 및 익스테리어 디자인을 갖췄다. 그러나 국산차라는 프레임으로 인한 가격 저항선이 존재하는 것은 어쩔 수 없으며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비싸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그러나 GV70에 벤츠의 삼각별이나 BMW의 엠블럼이 박혀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랐을지도 모른다. 이번 콘텐츠의 목적은 GV70의 경쟁력을 보여주고자 한 것일 뿐 자동차를 선택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몫이다.
글
정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