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코리아는 오는 3월 30일까지 ‘LC 500 컨버터블(CONVERTIBLE)’을 특별하게 만나볼 수 있는 ‘프라이빗 디지털 쇼룸’의 사전예약을 온라인으로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4월 1일 렉서스 홈페이지(www.lexus.co.kr)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되는 ‘LC 500 컨버터블’ 프라이빗 디지털 쇼룸은 시크릿 코드를 입력한 고객에게만 차량 정보를 비롯, 사전계약 혜택 및 특별 전시 등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오는 3월 30일까지 렉서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을 완료한 고객에 한해 디지털 쇼룸에 접속할 수 있는 입장코드를 문자로 발송할 예정이다.
LC 쿠페를 기반으로 한 컨버터블인 LC500 컨버터블은 SC, IS 컨버터블 이후 렉서스가 오랜만에 선보인 컨버터블 차종이다. 2019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이래 2020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을 시작으로 공식 인도됐다. LC 컨버터블 프로젝트를 별도로 운영한 렉서스는, 해당 프로젝트의 수석 디자이너인 타다오 모리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양산에 반영했다. 덕분에 LC500 컨버터블은 세계 주요 자동차 매체와 시상식에서 아름다운 컨버터블로 꼽히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컨버터블의 입지는 그리 넓지 않다. 또한 렉서스 브랜드의 퍼포먼스 차종은 그 가치에 비해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다소 낮은 편이다. 그러나 렉서스는 한국 시장 진출 20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이 상징적인 차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판매량과는 무관하게, 디자인 면에서 렉서스가 추구하는 극한의 아름다움과 고집스러운 자연흡기 기반의 고성능 파워트레인 등 렉서스만의 가치를 원하는 이들에게 어필하겠다는 복안이다.
LC500은 최고 출력 477ps(471hp, 7,100rpm), 최대 토크 55kg·m(4,800rpm)의 5.0리터(4,969cc) V8 자연흡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했다. 종감속기어의 비는 2.937로 퍼포먼스카 성향을 보인다. 비슷한 출력이라면 렉서스도 LS500 등에 장착되는 3.5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연흡기 엔진 기반의 정숙성과 감성을 선호하는 핵심 고객층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자연흡기 엔진을 적용했다. 초고성능 기반의 퍼포먼스 컨버터블이라기보다 GT 성향이 두드러지는 컨버터블인 셈이다.
물론 절대 성능 자체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워낙 3초대 괴물들이 많이 등장해서 그렇지 LC500 컨버터블도 0→60mph(96km/h) 가속 능력은 4.6초 수준(미국 사양 기준)이다. 국내 인증 기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미국 사양 기준 상 공차 중량이 2,040kg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준수하다. 전장은 4,760㎜, 휠베이스 2,870㎜, 전폭 1,920㎜, 지상고 131㎜로 LC 쿠페와 대동소이하다. 추후 공개되겠지만 국내 사양을 기준으로 한다면 0→100km/h 기준 4.8에서 5초 정도가 될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
플랫폼은 후륜 구동 기반 럭셔리카 플랫폼인 GA-L을 채택하고 있다. 크기 대비 무거운 것은 렉서스 퍼포먼스카의 특징이지만 거의 5:5에 달하는 전후 무게 배분과 낮은 무게 중심 및 시트 포지션 덕분에 운동 성능은 발군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후륜 서스펜션 모두 멀티 링크이며, 차체 하부에 롤링을 억제하기 위한 대각선 방향의 바 구조물이 적용돼 있다. 스티어링 휠 락-투-락(lock-to-lock)은 2.6바퀴, 회전 반경은 5.4미터다.
렉서스 특유의 긴 프런트 오버행에 거대한 휠 아치가 어울려 멋스러운 측면 디자인을 자랑한다. 선호도는 갈리겠지만 유난히 번쩍거리는 크롬 기반의 휠은 미국 사양 기준으로 최대 21인치까지 제공된다. 미국 사양 이미지와 제원표 기준이지만 LC 쿠페에 적용되는 액티브 리어 윙은 적용되지 않았다.
렉서스 코리아 측은 고성능 차량에 대한 니즈가 있는 젊은 고객들에게 어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젊은’의 기준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지만, 디자인의 특성이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반응을 보면 40대 이상의 중년층 그리고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고가 차량인 만큼 일반적인 소비자 타깃 설정과는 다른 기준이 적용되겠지만 만약 설정한 고객군을 노리기 위해서라면 앰배서더나 PPL을 통한 이미지메이킹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재편한 렉서스 라인업에 대해, 렉서스의 퍼포먼스를 그리워했던 이들도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5.0리터 자연흡기 고회전 엔진의 가치는 분명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아름다운 계절을 채 다 누리지 못하는 이 시기, 특별한 누군가에게는 이 차와 함께 하는 드라이빙이 여행의 목마름을 채워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美)란 원래 민주주의적 이상과 결과적 평등을 반드시 필요로 하지 않는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