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매버릭과 현대 싼타크루즈 소형 픽업 열전

뭐든 큰 것을 좋아하던 미국 자동차 소비자들조차도 친환경 필수 시대의 도래에 따라 작고 실용적인 자동차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픽업트럭의 사이즈도 작아지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미국 시장의 이런 트랜드 변화에 부응한 소형 픽업트럭도 등장했다. 바로 현대자동차의 싼타크루즈와 포드의 매버릭이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출시 시기도 비슷하고 크기도 비슷한 이 소형 픽업트럭들을 알아본다.

현대차가 픽업트럭을 만들었다? 현대 싼타크루즈

싼타크루즈는 2015년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통해 처음 콘셉트를 공개했다. 당시 대중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양산으로 이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콘셉트 공개 6년 후 2021 4월 현대자동차가 마침내 싼타크루즈를 공개하고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픽업트럭 양산은 포니 픽업 단종이후 거의 30년만이다.

이번에 공개된 싼타크루즈는 픽업트럭처럼 생겼지만 현대차는 픽업트럭이 아닌 SAV, 스포츠 어드벤처 비히클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4세대 신형 투싼을 기반으로 제작됐지만 전장 4,970, 전폭 1,905, 전고 1,694, 휠베이스 3,004㎜로 투싼 보다 조금씩 더 크다. 또한 해드라이트와 그릴의 경계가 모호한 현대차 패밀리 룩이 그대로 적용했다. 측면에는 18인치 휠이 기본이지만 20인치 휠도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다.

후면은 가로 T자 형태의 테일램프가 적용됐으며, 픽업트럭의 강인한 인상을 주기 위해 현대 로고 대신 ‘SANTA CRUZ’ 는 레터링이 음각으로 적용됐다. 그리고 뒷범퍼 양쪽 끝에 적재함에 오르기 쉽게 도와주는 범퍼스탭도 갖추고 있다. 적재함은 길이 1,323로 다른 픽업트럭들에 비해 작지만 자전거나 보드 등 액티비티 활용에 필요한 장비를 실기에는 충분하다. 또한 적재함에 히든 배드 스토리지가 있어 작은 짐 또는 젖은 물건을 실을 수 있다.

싼타크루즈의 실내는 버튼식 변속기 대신 일반적인 레버형태의 변속기가 적용된 것을 제외하면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보스 오디오 등 4세대 투싼에 적용된 것과 동일하다. 그리고 현대 스마트 센스 등 각종 현대차의 첨단 주행보조 장비들도 빠짐없이 들어가있다.

파워트레인은 먼저 최고출력 190ps를 발휘하는 2.5리터 자연흡기 엔진이며, 8단 토크컨버터 자동변속기가 탑재된다. 견인력은 최대 1.5톤에 달한다. 그리고 최고출력 275ps를 발휘하는 2.5리터 터보 엔진은 8 DCT가 적용되며, 2.2톤까지 견인 가능하다. 두 사양 모두 현대자동차의 4륜 시스템인 HTRAC도 선택 가능해 어떤 험로든 문제 없이 주행 할 수 있다. 참고로 현대 싼타크루즈는 북미에만 출시할 예정이다.

포드가 만들면 소형 픽업도 다르다 포드 매버릭

포드에서도 소형 픽업트럭을 선보였다. 바로 포드 매버릭이다. 2021 6월 공개된 매버릭은 풀사이즈 F150, 미드사이즈 레인저 뒤를 이을 소형 픽업트럭이다. 포드 매버릭은 작년 출시한 포드의 준중형 SUV 브롱코 스포트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따라서 현대 싼타크루즈처럼 매버릭도 모노코크 바디의 픽업트럭이다.

외관을 살펴보면 커다란 그릴과 자 형태로 되어 있는 헤드라이트 등 포드의 풀사이즈 픽업트럭인 F150을 축소한 듯한 모습이다. 후면도 직사각형의 큼직한 테일램프와 다른 픽업트럭들처럼 MAVERICK이라는 레터링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적재함에 올라갈 수 있는 범퍼스탭이 없다. 온로드에 중점을 둔 싼타크루즈와 달리 오프로드를 달릴 것을 대비해 17인치 휠이 기본사양이며 최고 트림에는 18인치 휠이 장착된다.

실내는 브롱코 스포트를 기반으로 제작됐지만 살짝 다르다. 각진 인테리어를 적용해 강인해보이고 넓어 보이도록 했으며, 젊은 감성을 구현하기 위해 송풍구나 수납공간에 오랜지색으로 엑센트를 줬다. 다이얼 타입 기어 셀랙터와 8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하지만 속도계는 아쉽게도 디지털이 아닌 바늘이 움직이는 방식이다. 물론 코파일럿 360과 같은 포드의 점단 주행 보조 장비들도 모두 갖추고 있다.

전체적인 크기는 전장 5,072, 전폭 1,978, 전고 1,754휠베이스 3075㎜로 싼타크루즈와 비슷하지만 살짝 더 크다. 적재함의 사이즈도 매버릭이 싼타크루즈 보다 58㎜ 더 길어 1,381㎜다. 싼타크루즈에는 있는 히든 배드 스토리지는 없지만 기본적인 사이즈가 더 크기 때문에 어떠한 짐도 적재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2개다.

먼저 2.5리터 하이브리드는 최고출력이 194ps이며 CVT와 맞물려 연비가 무려 17km/L에 달한다. 680kg까지 적재할 수 있으며 900kg까지 견인할 수 있다. 그리고 2.0리터 에코부스트 사양이 있다. 이 사양은 8단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이 253ps에 달하며, 최대 1.8톤까지 견인할 수 있다. 현대 포드 매버릭은 하반기 북미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며, 가격은 19,995달러(2,200만 원)부터 시작한다.
 
한국도 이제 아웃도어 활동이 많아 지면서 픽업트럭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판매 중인 픽업트럭들은 좁은 골목과 주차장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콘텐츠에서 소개한 현대 싼타크루즈와 포드 매버릭 적당한 사이즈로 우리나라에서도 불편함 없이 운행할 수 있어 매우 매력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두 대 모두 국내 출시 가능성은 극히 낮다. 정말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