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투트가르트 현지 시간으로 7월 20일, 포르쉐가 마칸의 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했다. 지난해 11월 경 외신들의 스파이샷을 통해 부분 변경 모델의 출시는 예고된 바 있다. 디자인에서의 변화와 파워트레인 동력 성능 향상을 골자로 하는 마칸 부분변경 모델의 라인업은 기본형, 마칸 S, 마칸 GTS의 세 가지 등급으로 구성된다.
마칸 부분변경 모델은 2021년 10월 초 유럽 시장에서 판매가 시작된다. 한국 시장에는 2022년 상반기 출시될 예정으로, 마칸 GTS와 마칸 S의 가격은 부가세 포함 각 1억1,450 만 원, 9,560만 원이며 기본형 마칸의 가격은 미정이다.
땅에 가까워진 SUV
달리려면 SUV를 왜 타느냐는 힐난 섞인 물음은 마칸의 등장으로 효용을 잃었다. 스포츠 유틸리티의 다목적성과 스포티한 드라이빙 능력은 바라던 이상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마칸의 새로운 디자인은 그런 이상을 조금 더 극단에 가깝게 표현했다. 물리적으로나 시각적으로나 차가 땅에 들러붙으려 한다.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 영역은 무척 단순화됐다. 가로 구조물들의 수가 확 줄어들고 전체 구조 자체가 보닛 끝단보다 깊이 들어간 형상이다. 그릴 가운데 레이더 역시 더 깊이 들어갔다. 그릴 아래 구조물들도 더 깊게 들어가며 상대적으로 노즈가 더 날카롭게 앞으로 나오면서 시각적 높이도 낮아진 느낌을 준다.
후미 디자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일체화된 후미등이다. 카이엔이나 911의 디자인을 따라가는 요소다. 그러나 좌우 램프의 볼륨이 이 수평 등화류 끝을 잡아주며 밋밋한 감을 없앴다. 후미 범퍼 역시 프런트처럼 입체성과 깊이가 강조됐다. 디퓨저는 거의 땅에 닿을 태세다.
측면 블레이드에도 옵션을 통해 이러한 3D 디자인을 넣을 수 있다. 휠 직경은 기본형이 19인치부터이며, 마칸 S는 20인치, 마칸 GTS의 경우 21인치가 장착된다. 총 7개의 새로운 휠 디자인도 추가되어 더욱 강인한 측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컬러가 다양화한 것도 매력 포인트다. 파파야 메탈릭 (Papaya Metallic), 젠션 블루 메탈릭 (Gentian Blue Metallic)을 비롯해, 마칸 GTS 전용 파이톤 그린 (Python Green) 등 총 14개 컬러를 선택할 수 있다. 포르쉐 익스클루시브 매뉴팩처 (Porsche Exclusive Manufaktur)는 개인화 컬러, 페인트 투 샘플 (Paint To Sample) 옵션을 통해 디자인 선택의 폭을 더욱 넓혀준다.
449ps의 마칸 GTS부터
271ps 4기통까지
마칸은 포르쉐 라인업 중에서도 파워트레인 스펙트럼이 넓은 차였다.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엔진 라인업이 개편됐다.
최상위 등급인 마칸 GTS와 그 아래인 S는 2.9리터 가솔린 트윈 터보 V6 엔진이 적용된다. GTS는 449ps의 최고 출력을 발휘하며 S는 380ps를 발휘한다. 기존 대비 각각 69ps, 26ps 증가한 수치다. 0→100km/h 가속 시간은 GTS가 4.3초(크로노패키지 적용 시), S가 4.6초다. 최고 속력은 GTS가 272km/h, S가 259km/h다.
마칸 기본형에는 직렬 4기통 엔진이 적용된다. 출력이 개선돼 271ps를 발휘하며 0→100km/h 가속은 6.2초, 최고 속력은 232km/h다.
기본형과 S, GTS에는 모두 7단 PDK, 트랙션 매니지먼트 (PTM) 4륜 구동 시스템이 적용된다. 새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늘 그렇듯 섀시와 서스펜션의 반응성도 업그레이드됐다.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 (PASM)는 각 휠의 댐핑 강도를 능동적이고 연속적으로 조절한다. PASM은 마칸 S와 GTS 에는 기본 사양인데, 엔트리 모델에서도 옵션으로 적용 가능하다.
마칸 GTS의 경우에는 차체를 10㎜ 더 낮출 수 있는 스포츠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다. 포르쉐 측은 기존 GTS보다 전륜 차축 10%, 후륜 차축이 15% 더 견고해졌다고 전한다. GTS 스포츠 패키지는 퍼포먼스 타이어가 장착된 21인치 GT 디자인 휠, 포르쉐 토크 벡터링 플러스 (PTV Plus) 및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가 장착됐다.
센터페시아 햅틱 버튼 적용,
더 깔끔해진 인테리어
인테리어는 더 간결해졌다. 마칸이 애초부터 화려한 인테리어를 지향하는 차는 아니었지만 이번엔 심플함이 극단에 이르면 어떤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말하는 듯하다. 기어박스 옆의 버튼은 물리적 구분이 없는 대신 평평한 햅틱 버튼이 적용된다. 메르세데스 벤츠를 비롯해 주요 독일 브랜드들이 지향하는 조작계 구성 방식이다. 구형 카세트 같았던 평면 버튼들의 나열보다는 훨씬 현대적이다. 덕분에 운전석의 더욱 명료한 구조를 갖게 됐다고 포르쉐 측은 전하는데, 공감할만하다.
대시보드 상단의 아날로그 시계는 기본 사양이다. 젠션 블루 (Gentian Blue), 파파야 (Papaya) 또는 크레용 (Crayon) 컬러의 다양한 가죽 커버가 적용됐다. 스티치는 옵션 사양이며 컬러 포인트 추가도 가능하다. 본 사양으로 제공되는 온라인 기능 및 서비스는 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 (PCM)의 10.9인치 풀 HD 터치 디스플레이 또는 음성 명령을 통해 제어할 수 있다. 또한, 911의 것과 같은 다기능 GT 스포츠 스티어링 휠도 장착됐다.
GTS 스포츠 패키지에는 스포티한 디자인과 블랙 컬러 하이라이트, 18방향 스포츠 시트, 카본 인테리어 패키지, 확장된 가죽 요소의 레이스 텍스 커버 (Race-Tex), 스티칭 디자인 아이템, 파이톤 그린 (Python Green) 컬러의 GTS 레터링 등이 적용된다.
포르쉐는 2021년 상반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31퍼센트 증가한 총 15만 3,656대의 차량을 인도하며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넘어섰다. 그 중 마칸은 27% 포인트, 증가한 43,618대가 판매되며 포르쉐의 판매량 성장에 기여했다.
한편 마칸의 2세대는 2023년 경 완전 전기차로 등장할 것이라 점쳐지고 있다. 2021년 5월, 포르쉐는 마칸의 전동화 기종인 올 일렉트릭 마칸의 내구 테스트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