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일, 기아는 전용전기차 EV 시리즈의 첫 모델 ‘The Kia EV6(더 기아 이 브이 식스, 이하 EV6)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EV6는 사전예약 첫날 기아 승용 및 SUV 모델을 통틀어 역대 최대 기록인 21,016대를 시작으로 사전예약 기간동안 총 3만대가 넘는 예약대수를 기록했다. 이는 현대차 아이오닉 5를 넘는 기록이다. 창의적이면서도 거부감 없는 디자인, 친환경 가치에 걸맞은 탄소저감 노력까지 EV6에 대한 정보를 간략히 정리해보았다.
‘오퍼짓 유나이티드’ 디자인 철학,
성능과 디자인의 조화
기아 EV6의 외관과 인테리어가 모두 공개된 것은 지난 3월이다. 이 때 공개된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 United)’이다. 상반되는 가치의 조화와 융합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슬로건은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Bold for Nature), 이유 있는 즐거운 경험(Joy for Reason), 미래를 향한 혁신적 시도(Power to Progress), 인간의 삶을 위한 기술(Technology for Life), 평온 속의 긴장감(Tension for Serenity) 등 다섯 가지 속성으로 구성된다.
이 가치는 또한 타이거 노즈를 전기차 시대에 맞게 재해석한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 0→100km/h 가속을 3.5초만에 구현하는 고성능차로서의 이미지를 담은 측면, 리어 스포일러와 클러스터 LED 램프 등을 관통한다.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위시한 인테리어 디자인 역시 편의성 및 새로이 정의된 이동의 가치를 나타냈다.
설명은 거창하지만 우선 한 눈에 봤을 때 거부감이나 이질감을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은 아니다. 혁신적이지만 현재 자동차 소비자들도 친숙하게 느낄 만한 크로스오버 타입의 디자인이다. 곳곳에 기아의 헤리티지도 재해석을 거쳐 적용돼 있으므로 기아차 오너들의 충성심도 견인할 만하다.
고객 70%, 475km 가는 ‘롱 레인지’ 선택
EV6의 등급 구성은 스탠다드, 롱 레인지, GT-라인, GT 4가지로 구성돼 있다. GT는 하반기 투입 예정이며 우선 세 가지 등급으로 먼저 판매된다. 스탠다드는 58kWh 배터리가 장착돼, 1회 충전 시 370km(2WD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77.4kWh 배터리가 장착된 롱 레인지는 항속형 모델로 1회 충전 시 산업부 인증 기준 최대 주행거리가 475km(2WD, 19인치 휠, 빌트인 캠 미적용 기준)에 달한다. 롱 레인지는 구동 방식에 따라 동력 사양과 주행 거리가 다른데, 2WD의 경우 최고 출력이 168kW(229ps)이며 4WD의 경우 239kW(325ps)에 달한다. 4WD의 완충 시 주행 거리(복합)는 19인치 휠 기준으로 441km, 20인치 휠 기준으로 403km 수준이다.
세부 트림은 스탠다드 기준으로 에어, 어스, 롱레인지 기준으로 에어, 어스, GT-라인 등으로 분류된다. GT-라인은 전용 범퍼와 엠블럼, 바디 컬러, D컷 스티어링 휠, GT라인 전용 용 지오닉 3D 패턴 원단 감싸기, 도어 센터트림 스웨이드 감싸기 등이 적용된 스타일 중심 트림으로 24%의 고객이 이 트림을 선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기아차 측은 전했다.
EV6의 판매 가격은 스탠다드 모델 에어(Air) 4,730만 원, 어스(Earth) 5,155만 원, 롱 레인지 모델 에어(Air) 5,120만 원, 어스(Earth) 5,595만 원, GT-Line 5,680만 원이다.
EV6, 영국 카본 트러스트
탄소발자국 인증 획득
기아는 EV6의 원료채취, 부품 조달 및 수송, 차량 조립, 유통, 사용, 폐차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환경영향도(탄소배출량)를 측정하고 이를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 EV6는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영국 카본 트러스트(The Carbon Trust)사의 제품 탄소발자국(Product Carbon Footprint) 인증을 획득했다.
카본 트러스트 사는 지속가능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목적으로 2001년 영국에서 설립된 비영리 전문기관으로 전 세계 80개 국가에서 기업과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국제 심사 기준에 따라 탄소, 물, 폐기물 등의 환경발자국 인증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 중 탄소발자국은 제품의 제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에 따른 환경영향도를 종합적으로 측정한 후 기준을 충족했을 때 수여하는 인증제도다.
기아자동차는 EV6의 내장 부품인 도어 맵 포켓과 플로어 매트 등에 차량 1대당 500ml 페트병 약 75개에 달하는 친환경 소재를 적용해 이 같은 기준을 충족했다. 또한 기아는 EV6의 탄소발자국 인증을 기념하고 동원F&B와 손잡고 라벨의 분리 및 제거가 필요 없는 무라벨 생수를 만들어 판매거점 방문 및 시승 고객들에게 증정함으로써 탄소중립을 향한 기아의 의지를 전달하고 있다.
한편 기아는 2019년 국제표준화기구(ISO)가 공인하는 ‘에너지 경영 시스템(ISO 50001)’ 인증을 획득하고, 지난달 7일(수)에는 ‘한국 RE100* 위원회 ’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ESG(환경·경영·지배구조) 경영을 본격 가동해오고 있기도 하다.
기아 관계자는 “EV6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긴 시간을 기다려 주신 고객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EV6는 고객들의 모든 여정을 함께하며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기아의 EV6는 자동차 업계 최초로 탄소발자국을 획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아는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대형 자동차 브랜드들의 전기차 전환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가운데, 기아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제품 전 주기에서의 탄소 저감이라는 가치를 앞세워 이러한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려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소비자들은, 시작 단계에서는 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이 국내 자동차 제조사의 전동화 완성과 저탄소화 사회 견인을 앞당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리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