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스포츠카의 원형이자 정체성을 만든 자동차 쿤타치가 50년 만에 부활했다.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는 미국 캘리포니아 시간으로 지난 8월 13일, 페블비치 퀘일 로지에서 열린 ‘더 퀘일(The Quail)-모터스포츠 게더링’에서 풀 네임으로 쿤타치 LP 800-4(Countach LP 800-4)의 베일을 벗기고 세상에 공개했다. 명칭에서 알 수 있는 최고 출력 800ps를 발휘하는 4륜 구동 슈퍼 스포츠카다.
사실 쿤타치는 지금 자동차를 접하게 된 세대에게는 낯설 수 있다. 우라칸이나 아벤타도르라는 이름이 익숙할 이들을 위해 LP 800-4로 새로이 태어난 쿤타치 외에, 쿤타치라는 차종에 대한 주요 정보들을 간단히 정리해보았다.
모던 스포츠카의 원형
람보르기니 쿤타치
페라리 입사에 실패한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는 한평생 타도 페라리에 골몰했다. 그러나 그는 페라리처럼 해서는 페라리를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람보르기니는 트랙용 머신의 호몰로게이션 버전에 가까웠던 페라리와 달리 공도와 트랙의 구분이 무의미한 전혀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를 원했다. 위대한 디자이너 마르첼로 간디니는 곡선으로도 직선으로도 정의하기 어려운 심플한 디자인 언어를 적용한 미우라(Miura)로 창업주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그건 시작이었다. 쿤타치의 콘셉트카인 LP 500 프로토타입은 아예 전면을 납작하게 접어 바람 아래로 파고들 듯한 기세의 혁신적 차체를 디자인했다. 어뢰형의 트랙용 머신, 평범한 세단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새로운 개념의 차였다. 미우라에 페라리와 닮은 미려함이 남아 있었다면 쿤타치는 기술 시대의 퍼포먼스 그 자체를 상징하는 모습으로 태어났다. 쿤타치가 제시한 납작코의 미드십 디자인 및 시저 도어는 현재까지도 람보르기니는 물론 여러 브랜드의고가 스포츠카의 전형이 되고 있다.
실제로 LP 800-4는 초기 LP 500 프로토타입의 직선과 쐐기형 캐릭터라인을 살렸다. 실물보다 스케치 버전은 더 회고적이다. 람보르기니 센트로 스틸레 디자인 부서 책임자 밋챠 보커트(Mitja Borkert)는, 센트로 스틸레에 전시돼 있던 쿤타치에 대해 “소름돋는 디자인이자 미래지향적 디자인이 어떤 것인지 리마인더 역할을 해주었다”고 전했다.
메인 컬러는 블루 펄이 가미된 ‘비안코 시더레일(Bianco Siderale)’ 화이트다. 페루치오 람보르기니가 소유했던 LP-400을 연상케 한다. 인테리어에는 1970년대 특유의 대담한 스타일을 드러내는 스퀘어 모티브를 적극적으료 적용했다. 참고로 초기 쿤타치의 섀시 형태 설계에서도 중시된 것이 바로 대각선
형태였다. 그만큼 주행 시 좌우 물리력을 잘 견딜 수 있기 때문이었다.
쿤타치? 쿤타쉬? 카운타크?
쿤타치는 람보르기니의 여러 차종 중 드물게 투우에 나서는 소의 이름을 받지 않은 차다. 쿤타치는 탄성을 의미하는 이탈리아 피에몬테 주의 고어‘contacc’에서 따 왔다. 물론 이것도 투우 경기에서 유래한 것이긴 하다. 이탈리아에서는 ‘쿤타슈’ 혹은 ‘쿤타쉬’에 가깝게 발음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