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4일, 토요타가 북미 시장에서 전체 판매량 1위에 오른 첫 미국 외 제조사가 됐습니다. 이 소식에 제대로 자존심이 상한 곳이 바로 GM입니다. 역전을 허용한 당사자이기 때문이죠. 개별 차종으로서 일본 제조사의 차종들이 최고의 인기를 누려 온 사례는 있지만 연간 판매량은 그래도 GM의 힘이 막강했기때문이죠. GM 측은 반도체 수급 문제를 들지만, 사실 토요타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상당히 예측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이 드러나며 다시 한 번 GM 대비 경영판단력의 우위까지 과시했습니다.
물론 여기서 무릎을 꿇을 GM이 아니죠. 2022년 CES를 통해 GM 매리 배라 CEO는 GM의 비전 발표와 함께 결연한 태도로 신차 발표에 임했습니다. 그 상당수는 전동화 차종이죠. 심지어 그 중에는 포드 F 시리즈와 함께 아메리칸 픽업트럭의 쌍벽인 신형 실버라도의 EV 버전도 포함돼 있습니다. 여기에 GM의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디자인의 신형 이쿼녹스 EV까지, 작정했다는 것을 과시하는 라인업이 등장했습니다.
1회 완충 시 최대 644km 주행
RST 트림 최고 출력 664hp, 0→97km 4.5초 |
실버라도 EV는 개인용인 RST(퍼스트 에디션), 사업용인 WT 두 가지로 구성됩니다. WT의 경우 2023년 봄, RST의 경우는 2023년 가을 고객 인도르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그간 GM의 발목을 잡았던 팬데믹은 변이의 독성 약화와 경구 치료제 개발로, 배터리 및 반도체 문제는 합작법인 설립과 생산 시설 강화로 안정화시킬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트림별로 동력 성능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RST의 경우 최고 출력이 664hp(673ps), 최대 토크 107.8kg∙m에 달합니다. WT는 510hp(517hp), 85kg∙m입니다. RST의 경우 0→97km/h 가속 시간 4.5초로 출중한 성능을 자랑합니다. 참고로 포드의 F-150 라이트닝 중 563hp(570ps), 107.1kg∙m를 발휘하는 확장 배터리 사양과 동일합니다.
24모듈 얼티엄 배터리팩을 기반으로 하는 얼티엄 플랫폼은 2개의 장축 셀을 진행 방향 기준 좌우로 길게 배치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에너지 집적도를 높여 완충 시 주행 거리를 10% 이상 연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얼티엄 플랫폼은 잘 알려져있다시피 LG 에너지 솔루션과 GM의 50:50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작품이죠. 배터리의 용량과 평균 전압을 결정하는 양극재도 LG 화학과 포스코케미칼이 납품하고 있습니다.
350kW 고속 충전 시스템을 사용하면 10분 충전으로 160km를 운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최대 10개 콘센트에 10.2kW의 전력을 공급해 다양한 전기제품 사용을 가능케 하는 데 다른 전기차의 충전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배터리 용량은 최대 200kWh로 1회 완충 시 644km 주행이 가능합니다. 전비로 따지면 3.2km/kWh 정도이니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덩치를 감암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오토매틱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됩니다. 승차감을 좋게 하기도 하지만 적재 하중에 보다 유연하게 반응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 차가 출시된다면 전기 시대의 대형 픽업트럭 대전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닌 게 아니라 RST 퍼스트 에디션은 사전 계약이 이미 12분만에 동이 났다고 합니다. 포드 F-150 라이트닝은 생산 설비를 두 배로 늘렸다고 하고 리비안도 오는 3월 정도에는 고객 인도가 가능하다고 하니 볼 만한 싸움이 될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