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3만 대 판매 견인할까? 쿠페형 전기 SUV C40 리차지 출시, 6,391만 원

2 15, 볼보자동차코리아(이하 볼보코리아’)가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전용 라인업 C40 리차지를 출시했습니다. 당일, 볼보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오프라인 미디어 간담회를 포함한 신차 공개 행사를 가졌습니다. 또한 볼보코리아는 C40리차지와 함께 인기 SUV XC40의 전기차 버전 XC40 리차지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가격은 6,391만 원입니다. 보조금 50%를 받을 수 있는 가격대죠. 혹시 비싸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미 살 사람들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최초 & 최고
C40 리차지를 설명하는
키워드들

C40 리차지는 여러 부분에서 볼보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볼보 최초의 쿠페 타입 SUV, BEV(배터리 기반 순수전기차) 전용 차종이죠. 84픽셀 LED(168픽셀) 기반으로 최대 5대의 대향 차량 눈부심을 방지하는 헤드라이트, 충돌 시 운전자와 동승자 간 충돌 피해를 최소화하는 파 사이드 에어백(far-side airbag) 등 최초 적용되는 기능도 많습니다. 국내 기준으로 보면 수입차 최초로 SKT와 합작 개발한 T맵 인포테인먼트도 적용됩니다.

국내에 출시된 C40 리차지는 동력 사양 및 안전, 편의 사양 면에서 최고인 리차지 트윈(Recharge Twin)입니다. 최고 출력은 408ps(4,350 ~13,900rpm), 최대 토크는 67.3kgm에 달하며 구동 방식은 상시 4륜 구동입니다. 4,440㎜의 전장 대비 휠베이스가 2,702㎜로 오버행이 짧은데 20인치 리차지 전용 휠이 적용돼 있습니다.

볼보의 스타일링은 시각적 역동성과 에어로다이내믹의 효율성을 철저히 따르는데 C40 리차지도 그러합니다. 특히 후미 측면 공기 저항은 적지만 고속 주행 시 후미 와류가 생기기 쉬운 쿠페형 차체의 약점을 커버하기 위한 스포일러가 루프와 테일게이트에 적용됐습니다. 이를 강렬한 고광택의 블랙 컬러로 처리해 디자인 면에서의 액센트를 제시합니다. 현장 무대에 전시된 차량의 컬러는 피오르드 블루(Fjord Blue)와 던 실버(Dawn Silver)였는데, 어느 컬러와도 절묘하게 어울립니다. 여기에 리어 윈드실드 좌우 점선 형태로 적용된 리어 램프는 하단부터 순차적으로 점등되는 웰컴 시퀀스 동작은 이런 디자인에 첨단적인 감각을 더합니다.

유럽엔 가격이 낮은 싱글 모터(전륜 구동) 기종도 있는데 이에 대한 도입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볼보 측은 현재 자사 고객들의 절대 다수가 여러 트림 중 최상위인 인스크립션을 선택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 즉 가격 대비 만족도를 추구하기보다 고급차로서 갖출 수 있는 가치를 원하는 고객들이 많다는 것이죠.

컴팩트하고 고급스런 공간

비건 레더는 천연가죽 못지 않아

실물로 본 C40 리차지의 외과은 이미지로 보던 것과는 달리 커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내의 공간감은 정직했는데요. 2열은 더도 덜도 아니고 C 세그먼트 SUV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라고 해서 무조건 공간 확보에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배터리와 첨단 센서 부품과 관련된 와이어링도 무시 못할 정도로 공간을 차지합니다.

물론 엔진 기반 파워트레인이 없기 때문에 1열 레그룸에 여유는 있습니다. 배터리 용량은 78kWh로 1열 바닥에 장착됐습니다. LG 에너지솔루션의 고밀도 집적 배터리라 용량 대비 패키징 부피가 크지 않습니다. 전륜과 후륜 차축에 장착된 모터 및 파워 제어 유닛은 단면 높이가 최소화되어 승차 공간을 침범하는 정도가 크지 않습니다. 차체 앞쪽의 프렁크(frunk, 프론트 트렁크)의 깊이를 보면 이를 알 수 있죠.

볼보는 친환경 소재 적용에 있어서 적극적이고 선도적인 행보를 보여 왔습니다. C40 리차지 역시 비건 레더 즉 식물성 소재로 구현한 인조 가죽을 적용했습니다. 사실 식물성 소재를 사용한 인조 가죽을 볼보가 처음으로 선보인 것은 아니지만 가장 적극적인 브랜드라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소비자들의 합의도 잘 구해낼 브랜드라고도 생각됩니다. 다른 브랜드들, 특히 고성능 차종이나 럭셔리 네이티브 브랜드들의 소비자들은 가죽만이 주는 감성 품질을 고집하는 경우가 있죠. 볼보의 고객들은 볼보가 지향하는 지속가능성의 가치에 합의해가고 있고 이는 글로벌 판매량에서도 나타납니다. 장기적으로 볼보는 전 라인업에서 가죽을 없앨 예정이라고도 합니다.

이제 ‘메이저’ 브랜드라 불러다오!

C40 리차지도 목표 상향

볼보의 성장은 최근 5년 간, 매년 25%씩 성장했습니다. 대박도 이런 대박이 없습니다. 적극적인 PR을 통해 잠재 소비자들의 구매 후보군에 자신들의 차량을 넣으려 노력했고, 그 후에 마케팅이 따르는 방식이었습니다. 판촉 정책으로 적당히 간을 본 뒤에 약간 효과가 있을 때 PR을 곁들이는 일반적인 수입차들의 방식과는 달랐습니다. 이러면서 볼보는 빠른 시간에, 그렇게 얻기 힘들다는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와 호감을 얻어냈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 집계 기준으로 2년 연속 소비자 만족도 유럽 브랜드 1위를 차지한 것도 결국 브랜딩의 성공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성공한 브랜드는 어떤 차를 내놔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후광 효과가 됩니다. 볼보코리아 측은 판매 목표를 묻는 질의에 원래 브랜드 전체 판매량의 15~20%를 목표로 했는데 상향 수정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그 정도로 문의가 많다는 것이죠.

가격 정책에서도 자신감이 넘칩니다. 볼보코리아의 이윤모 대표는 파일럿 어시스트, 충돌 회피 지원, 360도 카메라, 하만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 최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 등 모두 적용하고도 미국 시장 대비 890만 원 낮은 가격이며 경쟁력을 자신한다고 밝혔습니다. 300억 원을 투자해 한국 실정에 꼭 맞게 세팅한 인공지능 기만 IVI(In Vehicle Infortainment) 시스템도 이러한 자신감의 기반입니다.

볼보는 이제 판매량 면에서는 메이저브랜드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볼보코리아 측은 C40 리차지가 볼보의 연간 판매량 3만 대 돌파를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경쟁 차종으로 어떤 차를 생각하는지에 대해 대략 GV60 등을 언급한 것도 결국 그만큼 볼륨 면에서 자신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윤모 대표는 지금 참석한 기자 여러분들 중에도 계약하고 싶은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차를 바꿔야 할 시기가 도래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마지막 판단은 시승 후에 하겠습니다. 유럽 매체들에서의 시승기에서는 호평이 많은데, 일단 경험해 보고 다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명륜 기자

사진
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