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엠블럼의 뉴 푸조 308, 해치백 멸종 미룰 수 있을까

해치백의 인기는 본고장이라는 유럽에서도 하향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크기라면 SUV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강해졌고, SUV 대비 해치백의 우위였던 핸들링도 이제 절대적이진 못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유럽 브랜드들은 해치백을 완전히 놓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 대비 인기가 하향하긴 했어도 여전히 필요한 장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국 시장에선 국산과 수입을 막론하고 해치백의 존재감은 더 옅어지고 있습니다. 한 세대를 건너뛰고 온 8세대 골프도 고전하고 있습니다. BMW 1 시리즈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A 클래스는 소속된 브랜드의 후광 효과 및 세단 모델과의 믹스 등을 통해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중입니다. 

결코 시장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푸조의 308이 돌아왔습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6월 20일부터 뉴 푸조 308의 사전 계약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푸조의 새로운 엠블럼을 적용한 첫 모델이죠. 사실 9년 만에 풀체인지 기종이라 엠블럼 말고도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디자인 면에서는 타협이 없다는 푸조의 메시지가 허언으로 들리지 않습니다. SUV 라인업 및 한 체급 아래인 208에서 먼저 볼 수 있었던 사자 송곳니 LED DRL은 C 세그먼트 해치백의 비율과 감각에 맞게 바뀌었습니다. 샤프한 윤곽의 헤드 램프는 풀 매트릭스 LED입니다. 2차원으로 환원된 새로운 엠블럼은 전동화를 염두에 둔 디자인입니다.

측면은 한눈에 보기에도 시각적으로 길어 보입니다. 특히 보닛이 차지하는 비율이 커졌습니다. 유럽 제원 수치 기준으로 전장은 4,367㎜로 기존 대비 약 110㎜ 길어졌고 휠베이스도 2,675㎜로 기존 대비 55㎜ 길어졌습니다. 전장 대비 휠베이스의 비율은 거의 동일하지만 휠 아치가 보다 우람해지면서 시각적으로 전후 오버행이 짧아진 느낌입니다. 또한 전고가 1,444㎜로 기존 대비 30㎜  가까이 낮아지고 윈도우의 상하 폭도 좁아져 측면 라인 전체가 훨씬 속도감 있고 날카로워 보입니다. 

후면엔 사자의 발톱 자국이라고 불리는 레드 컬러의 LED 리어 램프가 있죠. 좌우 리어램프는 스모크 글래스로 연결되는데 낮아진 후미 루프 끝단과 좁아진 윈드실드와 더불어 속도감 있는 인상을 전합니다. 여기에 테일게이트 하단 볼륨감과 고광택 소재의 범퍼가 역동적이고 낮은 스포티 해치백의 분위기를 전합니다. 

실내 공간은 스포티함과 실용성이 조화돼 있습니다. i-콕핏(i-Cockpit®) 디자인은 디지털 클러스터를 포함해 한 단계 더 진화한 모습으로 운전자를 반깁니다. 중앙 스크린도 10인치로 커졌습니다. 실내 곳곳은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 보다 정교한 디자인을 적용했습니다. 수납 공간도 2열 폴딩 시 최대 1,323리터로 동급 최대를 자랑합니다. 

덕분에 유럽에서는 상복이 있는 차입니다. 세계 3 디자인상인 2022 레드닷 어워드에서 자동차 부문‘, 전세계 50여 개국 여성 자동차 전문 기자들이 선정하는 2022 올해의 (WWCOTY 2022)에서 ‘올해의 도심형 자동차’ 및 최고상인 ‘올해의 차’를 수상했습니다. 

출시 및 고객 인도는 7월이며 3,000만 원대의 내연기관 차종부터 먼저 인도될 계획입니다. 뜯어보면 매력 요소가 많은 이 차가 과연 한국 시장에서 해치백의 존재감을 조금이라도 다시 확장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