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 현대차그룹이 자사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두 번째 전기차인 IONIQ 6(아이오닉 식스, 이하 ‘아이오닉 6’)가 외관 및 인테리어 디자인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아이오닉 6는 감각적인 쿠페 타입의 프로페시(Prophecy) 콘셉트카의 디자인을 살린 전기차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도 합니다.
전동화 시대의 자동차 유형학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
현대차는 아이오닉 6를 소개하며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Electrified Streamliner)’라는 키워드를 제시했습니다. 스트림라이너는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한 부드러운 유선형 디자인을 뜻하는데, 아이오닉 6는 최적의 공력 성능으로 퍼포먼스와 효율을 모두 충족하는 전동화 시대의 새 유형학(typology)를 대표한다고 현대차 측은 밝혔습니다. 여기에 차체 대비 긴 휠베이스를 적용해 유려한 비례감과 넓은 실내 공간을 구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이오닉 6의 전면부는 더욱 입체감 있게 연출된 파라메트릭 픽셀 라이트가 적용돼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배가하고, 낮게 시작되는 후드는 혁신적 곡선미가 강조된 스트림라인 실루엣과 어우러져 공기를 가르며 미끄러지듯 달려나가는 인상을 구현했습니다. 아이오닉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파라메트릭 픽셀은 아이오닉 6의 전면 매트릭스 LED 램프와 리어 스포일러 등에 약 700개 이상의 픽셀로 구성된 방식의 등화류입니다. 조사 범위 조절, ADAS 대응 등 사용자 경험에 있어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는 한편 이 자체를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구현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엠블럼도 새로운 모습입니다. 전동화 트렌드에 맞춰 기존 입체 지향의 엠블럼은 2차원적이고 차체 표면과 일체감을 갖도록 바뀌고 있는데요. 현대차도 아이오닉 6를 통해 알루미늄 소재의 얇은 평면 형태 엠블럼을 처음 선보였습니다. 이를 통해 전동화 시대에 발맞춰 진화하는 현대차의 모습을 제시하며, 이 엠블럼은 향후 현대차가 발표하는 새로운 전기차에도 적용될 예정입니다.
프로 페시 콘셉트카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요소는 바로 매끈한 측면 라인입니다. 심플하고 명쾌한 곡선과 함께 측면에는 쿠페다운 풍만하고 부드러운 볼륨감이 적용돼 있습니다. 디자인 아이디어는 강바닥에서 자연스럽게 연마된 부드러운 돌, 자갈에서 얻었다고 합니다.
후면부에서 가장 시선을 사로잡는 리어 스포일러에는 파라메트릭 픽셀 보조제동등(HMSL, High-Mounted Stop Lamp)이 결합돼 새로운 차원의 라이팅 연출을 선보입니다. 특히 픽셀의 빛은 투명 소재와 어우러져 마치 다른 차원의 공간이 연결된 듯한 깊이감을 표현합니다. 또한 차체 컬러와 범퍼 하단을 동일한 컬러로 마무리한 클래딩 기법으로 낮고 스포티한 느낌을 강화했습니다.
안식처 혹은 나만의 성소
돔형 실내 공간
내장 디자인 테마는 미래 모빌리티 디자인 테마 ‘인사이드 아웃’입니다. 사용자 중심의 감성적 공간을 구현한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루프 라인의 선 덕분에 실내는 전체적으로 돔(dome)과 같은 공간감을 구현했습니다. 돔형 건축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종교 건축에서 자주 사용됐습니다. 채광, 소리 반사 등 그 모든 면에서 경건한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죠.
전체적으로 인테리어 공간의 형태는 코쿤(cocoon, 누에고치) 타입으로, 편안한 안식처이자 개인의 자유로운 활동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동시에 충족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내연기관 후륜 구동 쿠페와 달리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바닥은 평평하고 넓은 레그룸을 제공합니다.
운전자가 사용하는 조작부는 대시보드 한 영역에 집중시켜 완성시킨 인체공학적인 중앙집중형 조작부로 설계됐습니다. 주의 분산은 최소화하면서도 감성적인 면까지 충족시키고자 한 디자인입니다. 브릿지 타입 센터 콘솔은 대용량 수납공간을 제공해 실내공간 활용성을 높이는 한편 기존 스포츠 지향성의 쿠페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살렸습니다.
빛을 이용한 인테리어에도 힘을 기울였습니다. 투명 소재가 적용된 도어 사이드 가니시는 실제보다 넓은 공간감을 부여하면서도 실내 조명과 어우러져 트렌디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또한 현대차가 아이오닉 6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인터렉티브 픽셀 라이트는 충전 및 전원 온∙오프, 음성인식 등 차량 상태에 따라 다양한 정보를 조명으로 표시합니다.
이 중 스티어링 휠에 4개의 도트(점)로 표현된 라이팅은 관습적인 로고 배치에서 벗어나 운전자가 차와 교감하는 기능적 요소를 심어 차와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합니다. 이외에도 센터 콘솔 표시등과 에어 벤트 가니시 등 실내 곳곳에 파라메트릭 픽셀이 적용돼 아이오닉 6의 실내 조명과 어우러져 미래지향적 분위기를 구현함과 동시에 사용자와 자동차의 교감을 끌어내도록 고안됐습니다.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듀얼 컬러 앰비언트 무드램프는 잔잔한 물결처럼 파동을 그리며 퍼지는 실내조명으로 탑승공간에 감성을 더해주고, 상단과 하단 각기 64가지로 도합 4,096가지 조합을 독립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존 단색 무드램프 대비 심미적과 감성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외에도 비행기 날개 끝단 윙렛(winglet) 형상을 차용한 DSM(디지털 사이드 미러) 일체형 대시보드와 2열 도어 암레스트는 집 안의 가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마감돼, 마치 가장 편안한 공간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도어 트림에 있던 조작 버튼도 센터 콘솔로 이동시켰습니다. 덕분에 도어 쪽에 들어가는 전장 부품을 최소화하는 한편 확장된 실내 공간을 제공합니다.
환경과 사람 모두에 대한 생각,
아이오닉 6 내·외장 소재
현대차는 아이오닉 6를 통해 환경과 사람을 보살피는 의식 있는 공간을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수명이 다한 폐타이어 재활용 도료와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도료로 입힌 내∙외장 도색, 친환경 가죽과 재활용 플라스틱 원단을 사용한 시트,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플라스틱 스킨을 입힌 대시보드, 이오 PET 원단으로 제작된 헤드라이너, 폐어망 재활용 원사로 제작한 카페트 등 다양한 친환경 소재를 곳곳에 적용했습니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전동화 시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구현에 앞장선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부사장은 “아이오닉 6는 기술과 미학의 감성적 융합”이라며 “전동화 시대를 맞이한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함께 고객 중심의 가치를 고민해 만들어낸 개성적 스트림라인 디자인으로, 도심 속 나만의 안식처(Mindful cocoon)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아이오닉 6의 유선형 디자인과 실내 공간을 담아낸 3D 디자인 언베일 필름은 서울 K-POP 스퀘어,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 뉴욕 타임스 스퀘어 빅 카후나에 동시에 상영되면서 전 세계 고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습니다. 특히 전동화 시대로 접어들며 북미 시장에서 현대차에 대한 평가가 극히 후해지고 있는 트렌드 속에서 감각적인 전기 쿠페의 등장은 분명 이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편 현대차는 오는 7월 아이오닉 6 월드프리미어와 함께 세부 사양을 공개하고 ‘2022 부산모터쇼’ 현장을 찾은 국내 고객들 앞에 아이오닉 6의 실제 모습를 처음으로 선보일 계획입니다.
글
한명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