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도쿄오토살롱에서 닛산 아리야 니스모가 공개됐다.
아리야 니스모(Ariya Nismo)는 닛산의 전기차로는 4번째 니스모 모델이다. 니스모는 BMW의 M, 벤츠의 AMG, 현대자동차의 N처럼 고성능 디비전이다. 지금은 국내에서 철수한 닛산이지만 GT-R, 370Z와 같은 걸출한 차량을 만든 닛산에도 니스모(Nismo)가 있다.
고성능 차량은 숫자로 표현되는 부분이 많다. 내연기관은 물론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기아 EV6 GT, 아이오닉 5 N만 해도 출력과 토크를 표현하는 숫자들은 무섭다. 반면 아리야 니스모는 그렇지 않다.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되는데 출력은 각각 270kW(약 362마력)와 320kW(약 430마력)다. 토크는 각각 560Nm(약 57.1kgf.m), 600Nm(57.1kgf.m)이다. 아이오닉 5N은 약 609마력에 N 그린 부스트로 650마력을 쓸 수 있으며 토크는 770Nm(78.5kgf.m)이다. 여기에 더 무서운 것도 나올 예정이다. 아이오닉 5 eN1 컵을 위한 NPX1 레이스카다.
닛산 아리야 니스모의 숫자들은 니스모답지 않은 모습이다. 숫자가 크다고 모두 다 재미있는 차는 아니겠지만, 재미있는 차들은 큰 숫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아리야 니스모는 아이오닉 5 N에 비해 배터리 용량이 커져 차가 무거워진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말이 나온 김에 다른 숫자들도 비교해본다.
먼저 닛산 아리야 니스모의 무게는 (니스모 상위 모델 기준) 두 차량이 2,200kg 정도로 비슷하다. 배터리 용량은 아이오닉 5 N이 84kWh, 닛산 아리야 니스모는 모델에 따라 66kWh와 91kWh다. 결국 차이가 나는 것은 모터의 출력과 컨트롤 능력이다. 이 부분에서 확실히 현대자동차가 앞선다는 의미다.
사실 닛산은 2010년, 대중적인 전기차인 리프(Leaf)를 출시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던 회사였다. 테슬라가 등장하기 전까지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였다. 게다가 닛산의 첫번째 전기차는 무려 194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차량의 이름은 타마(TAMA). 보닛 아래에는 3.3kW의 DC 모터가 들어 있고 출력은 4.5마력에 최고속력은 35km/h. 권장 주행 속도는 28km/h였다. 차체 하단에 40V / 162Ah 규격의 납산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65km의 거리를 달릴 수 있었다.
게다가 2018년에는 F1의 전기차 버전격인 Formula-e에도 참전했다. 이런 그들의 전사를 보면 역시 한 번 1등이 영원한 1등은 아니란 것이 다시금 떠오른다. 테슬라도 그렇다. 지난해 1~3분기까지 1위를 지켜오다, 4분기(10~12월) 판매량에서는 중국 전기차 회사 비야디(BYD)가 테슬라를 제쳤다. 판매량으로 보면 폭스바겐 그룹(폭스바겐, 아우디, 스코다 등), 스텔란티스 그룹(푸조, 지프, 피아트)이 뒤를 이었고 현대자동차그룹이 뒤를 쫓고 있다.
전기차 시대는 모두 다 처음이라고 한다. 많이 파는 회사는 있지만, 명확한 승자라고 할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우리는 과거 라이선스를 받아 조립하던 시대에서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믿지 못하는 사람들은 직접 시승을 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욕을 하더라도 경험은 해보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글 / 고진우 기자
자료 / 닛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