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 은밀하고도 화끈한 매력

프로야구와 모터스포츠는 서로 닮아 있다. 다소 복잡한 용어와 개념으로 입문이 쉽지 않다는 점, 그러나 알면 알수록 그 복잡함 속에 폭발적인 매력이 있다는 점. 그 매력은 영암이든 인제든 경기가 있는 서킷이라면 불원천리 찾아갈 이유가 된다. 그런 모터스포츠의 매력적인 속살을 국내 의 모터스포츠 대회 담당자와 함께 풀어보았다. 초심자 여러분을 환영한다.

Q.모터스포츠는 어렵다?

확실히 모터 스포츠는 특별한 면이 많다. 규정도 까다롭다. 국내 모터스포츠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규정을 다운로드 해 살펴볼 수 있다. 예컨대 핸즈 코퍼레이션이 주최하는 핸즈모터페스티벌의 경우는 워드 문서로 약 30페이지가 넘는다. 그리고 매 경기마다 시작 전에 경기 진행위원들과 선수들이 시합 규정에 관한 브리핑을 갖는다. 복잡한 스포츠의 대명사인 골프도 이에 비하면 가벼운 수준이다. 아무래도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들이 뒤섞여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복잡한 규정으로 인해 경기 중에도 흥미로운 상황이 발생한다. 정말 거짓말처럼 1위로 달리던 선수가 단숨에 추락하거나, 낮은 순위에 있던 선수가 대역전을 이루는 것도 모두 룰의 오묘함 속에서 발생하는 즐거움이다.


모터스포츠! 은밀하고도 화끈한 매력
7월 17일 핸즈코퍼레이션 5전 경기 당일 아침 브리핑 중인 선수들.

Q. 규정의 묘미에 대해서는 이해했다. 그렇다면 모터스포츠는 관람 위주의 스포츠인가?

물론, 뛰어난 성능을 가진 자동차들과 드라이버들의 실력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핸즈모터페스티벌의 한 클래스인 ‘LTNCR(레전더리 튜너 & 크레이지 레이서)’에서는 포르쉐 911 터보, 맥라렌 570S 쿠페, 페라리 458 스페치알레 등 500~600hp대 최고 출력을 자랑하는 슈퍼카의 트랙 주행을 볼 수 있다. 이는 흔치 않은 기회다. 특히, 카메라의 셔터스피드를 1/8000로 두고 연속 촬영해도, 그 짧은 순간에 이동해 있는 거리가 엄청나다. 이미 자동차의 자체 능력치가 뛰어난데다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튜닝을 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는 재미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참여의 길도 열려 있다. KSF(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의 경우 프로페셔널 선수들의 클래스와 아마추어 선수들의 클래스가 나뉘어 있기도 하다. 물론 핸즈모터페스티벌은 아예 아마추어대회다. 소정의 교육만 이수하고 서킷 면허만 획득한다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Q. 참가비가 비싸지 않은가?

각 모터스포츠 대회마다 연간 7 라운드 내외의 경기를 치른다. 한 라운드 당 참가비는 12만 원, 시설물 공동 부담액이 별도로 3만 원 정도다. 사회인 야구의 1일 구장 임대료도 이 수준이다. 물론 미캐닉을 포함한 팀원들의 인건비, 유류 및 각종 정비에 발생하는 비용 등 기타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국제 규격의 서킷을 연습 주행 포함해서 하루 종일 달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면 결코 비싼 것만은 아니다.
 
Q. 그렇더라도 기본적으로 고성능의 자동차를 준비해야 할 것 같은데.

물론 핸즈모터페스티벌 LTNCR처럼 성능 무제한의 클래스도 있다. 하지만 거의 많은 대회에서 자동차의 스펙을 제한하는 원 메이크 레이스를 운영한다. 특히 핸즈모터페스티벌은 2016년부터 소형차인 쉐보레 아베오 레이스를 두어 입문의 문턱을 낮추었다.

Q. 사실 드라이버는 2~3명으로 제한된다. 그 외의 사람들은 무엇을 즐기면 되나.

물론 경기 자체를 즐기면 된다. 예선 전, 택시 타임을 통해 선수들의 차량에 직접 탑승해 스피드를 직접 경험하는 것도 방법이다.
 
Q. 경기 전 자동차에 일반인이 탑승하는 것에 대해 선수들이 민감하지 않은가?

물론 그런 경우가 없지 않다. 하지만 모터스포츠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저변 확대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안전에 대한 지시사항만 잘 지켜준다면 갤러리를 일부러 피하는 선수는 없다. 오히려 즐거움을 갤러리들과 공유하려는 선수들이 더 많다.

Q. 모든 갤러리가 택시 타임을 즐길 수 있는 건 아닐 텐데.

그래서 많은 모터스포츠 대회들이 경기 시작 전에 그리드(출발 전 대기 구획)에 들어가 볼 수 있는 그리드 워크시간을 갖는다. 선수, 레이싱 모델과 함께 사진도 촬영하고, 출발 직전 그리드에 선 자동차들의 자세에서 긴장감도 느껴 보는 시간이다.
 
Q. 레이싱 모델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모터 스포츠 팬들 다수는 남성들이다. 그래서인지 선수들보다 모델의 섹시한 의상이 조명을 받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가족이나 여자친구와는 보기 불편하지 않을까?

천만에. 남성 팬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고, 또 레이싱 모델들의 미모가 빛을 발하는 부분도 분명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결국 모델들과 선수 모두가 같이 빛나는 시너지 효과를 누리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요즘은 가족 단위로도 모터스포츠를 관람하는 이들이 많으면서 오히려 취미 포토그래퍼들과 모델 사이에 예의가 잘 지켜지고 있기도 하다. 특히 걸 크러쉬(여성이 매력적인 여성에게 환화하는 현상)’라는 용어도 있지 않나. 오히려 여성 팬들이 적극적으로 레이싱 모델들과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촬영하길 원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핸즈코퍼레이션 전속 레이싱 모델 김보라(좌)와 민채윤(우)

Q. 프로페셔널 모터스포츠와 다른 아마추어 모터스포츠만의 매력이라면?

그 부분은 핸즈모터페스티벌 주최사인 핸즈 코퍼레이션 승현창 대표의 한 마디를 통해 듣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다.


모터스포츠! 은밀하고도 화끈한 매력
출발 전 그리드에 선 모델들과 선수들. 핸즈 모터페스티벌은 순수 아마추어대회다

모두 함께 즐기는 모터 페스티벌이 되길 바랍니다
핸즈코퍼레이션 승현창 대표(한국 자동차튜닝협회 회장)
 
안녕하세요. 핸즈모터페스티벌 주최사 핸즈 코퍼레이션 CEO 승현창입니다. 회사 임직원들과 자동차튜닝협회 회원사 관계자들이 회장이라고 부르지만, 보시다시피 저는 젊습니다. 젊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그만큼 격의 없는 것을 선호합니다. 격의가 없는 데서 즐거움이 나오고, 즐거워야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모터스포츠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핸즈 모터페스티벌이 아마추어 대회라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모터스포츠, 그리고 모터스포츠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튜닝 산업은 결국 아마추어의 저변 확대를 통해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재미없어도 할 수 없습니다. 전 대회가 끝나고 시상식 때, 상을 못 받는 선수들도 그냥 귀가하지 않도록 붙잡게 합니다. 아마추어들에게 중요한 건 경험의 공유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대회가 끝나고, 수상 드라이버와 수상 팀만 썰렁하게 남아 샴페인 세리머니를 벌인들 무슨 재미이겠습니까? 그보다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노는 판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실제 레이스에서도 경쟁 의식이 지나쳐 공격적으로 주행하는 것보다는, 상대 선수의 안전을 생각하는 문화가 자리잡았으면 합니다. 아마추어라면 말입니다. 그런 가운데, 모터스포츠의 규모도 커지고, 다른 프로페셔널 대회도 함께 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규모가 커지면 소통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바로 전 주, <서울오토살롱2016>이 많은 관객을 동원하며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그 때 현장을 찾아주셨던 분들이 모터스포츠 대회 때도 몇 분 보이더군요. 그렇게 시너지를 이뤄가는 것이 저를 비롯한 모든 모터스포츠 마니아들의 바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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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즈코퍼레이션 승현창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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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차